친환경 무상급식이 전국적으로 점차 확대되어가고 있지만, 관련 법인 학교급식법은 친환경 무상급식에 대한 규정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가와 지자체의 지원책임을 임의적으로만 규정해놓아 실효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먹거리 보장정책 기본법 제정 요구
지난달 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가 연 ‘19대 국회 학교급식법 개정, 먹거리보장정책 기본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실시했다.
이날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서울연대는 19대 국회가 시급히 처리해야 할 입법 과제를 발표하는 내용의 과제를 제시하였다.
전교조 장석웅 위원장은 “친환경 무상급식이 확대되고 안정적으로 시행되는 과정에서 학교급식지원센터의 설치와 이에 대한 국가 및 지자체의 지원을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며 “학교 등의 급식 시설에서 ‘우리 아이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급식’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어 개정내용을 들며 기본보장법에 관한 법률을 읊었다.
첫째, 국가 및 지자체가 양질의 학교급식이 안전하게 제공될 수 있도록 행정적·재정적으로 지원하여야 하며, 영양교육을 통한 올바른 식생할 관리능력 배양과 전통 식문화의 계승·발전을 위하여 필요한 시책을 강구하여한 한다.
둘째, 특별시·광역시·도·특별자치도의 교육감은 매년 학교급식에 관한 계획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
셋째, 특별시장·광역시장·도지사, 특별자치도지사·시장·군수·자치구의 구청장은 친환경우리농수축산물 식자재 공급 등 학교급식을 지원하기 위하여 그 소속하에 급식지원센타를 설치·운영한다. 다만, 지리적 여건 등을 고려하여 2개 이상의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학교급식지원센터를 둘 수 있는 것으로 한다.
넷째, 국가 및 지자체는 급식지원센타의 설치·운영에 필요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하여야 한다.
시급한 제정법에 관해서는 먹거리보장정책기본법이 국민에게 ‘농장에서 식탁’까지 합리적인 안전한 먹거리와 안정적 공급체계를 구축하여 영양과 안전에 적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문화적인 기준이나 선호에 부합해야 하고 식량접근에 있어서도 물리적 경제적인 기준의 충족 이외에 존엄성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제정, 현재 한국의 식량위기로 드러난 문제들 즉 낮은 식량자급률과 산업형 농업과 세계먹거리체계에 의존적상황, 무분별한 개발정책과 도시화로 농산물 생산의 기본적인 자원인 농지면적과 농가인구 지속적으로 감소, 이상기후로 인한 생산량 감소, 산업형 농업과 세계먹거리체게가 초래한 빈번한 먹거리 안전사고와 소비자들의 불안감, 국제곡물가격 폭등으로 인한 식품물가의 상승과 소비자의 피해, 먹거리 양극화의 심화 등을 해소 할 수 있는 대안내용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제정을 제시하였다.
또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국민이 필요로 하는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안전한 먹거리의 생산·공급 확대 방안으로 ▲생산·식량자급률, 지역자급력, 생산보장(기초수급제등), 농지제도관리 ▲유통·먹거리공공조달체계, 직거래 공동구매, 농민적 유통체계 ▲안전·위험관리, 통합관리체계, 먹거리 신뢰, 관계성 ▲복지·전달체계 개선, 저소득층 및 공공급식에 대한 기초농산물 지원 ▲먹거리 관련교육 등의 먹거리보장정책종합계획 및 부문별, 기역별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하였다.

학교 무상급식 전면 확대, 무엇이 문제인가
1990년대 중반 전국의 조례제정운동으로부터 시작된 친환경 무상급식 운동은 2010년 지자체 선거에서 핵심 복지 의제로 부각되었다.
2011년에는 서울시의회에서 통과된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거부하면서 친환경 무상급식 대상범위와 관련한 주민투표, 서울시장 재선거까지 진행되었고, ‘친환경 무상급식’은 국민적 정당성을 재확인 받았다. 그러나 동시에 지속적이고 안정적을 확대 실시될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도 남겼다.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여러 복지의제가 우리사회를 달군 2012년은 친환경 무상급식 운동의 터닝 포인트가 되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친환경 무상급식 의제는 학교급식의 범제를 넘어 국민의 먹거리 복지정책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문제제기와 요구가 있으며, 전략과 경로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공공급식으로 확대 실시할 때 지난 해 국회에서 날치기 비준된 FTA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면밀히 분석,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현실적 과제이다.
급식지원센터 설치 운영에 대한 고민은 계속되고 있으나 지역에 따라 물류유통 중심의 사고에 머무르는 경향이 나타나기도 한다.
운영사례를 통해 급식지원센터의 올바른 상을 세우려는 노력이 계속되어야 한다.

무상급식으로 차별 받는 아이들
교육과학기술부와 전국 시·도 교육청 조사 자료에 따르면, 2010년에 전국에서 무상급식을 받는 초·중·고생은 저소득층 88만 1000명, 학교단위 46만 6000명을 합쳐 전체 학생의 18%인 134만 7000명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지난해 97만 명에서 37만 명, 즉 전체 학생의 5% 정도가 더 늘어난 수치이다.
현재 서울, 부산, 인천, 대구, 강원 등 5개 시·도 교육청은 저소득층 무료급식을 제외하고는 무상급식을 하지 않고 있다.
또 무상급식을 받는 아이들이 또래 아이들에게 차별이나 무시를 받는 경우 많아 월 5만 원 정도의 급식비를 지원받기 위해 건강보험증, 건강보험료 납부 영수증, 정보제공 동의서 등의 자료들을 학교에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기도 수원 소재 학부모 이수영(가명·38) 씨는 “결국 서민 자녀들은 급식비를 받기 위해 `가난`을 인증하고 고백하는 꼴이 되고 있는 셈”이라며 “무상급식을 전면 확대 시행해 빈곤층만 먹는 ‘공짜밥’이라는 인식을 지우고, 아이들이 더는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2009년 기준 전국 초·중·고교(특수학교 포함) 학생 97.7% 급식 이용을 하고 있으며, 이 중 약 13% 수준인 97만 명에게 무상급식 제공되고 있다. 지원 금액은 총 약 4130억 원이다.
만약 초등학생에게 전면 무상급식을 시행할 경우 1조 811억 원 소요 예상되며, 중학생까지 확대하면 1조 8383억 원, 고등학생까지 더하면 3조 1233억 원이 필요하다.
요컨대 초·중학생들 무상급식에만도 연간 2조 원에 달하는 재정 투입돼야 하는 실정이다. 이와 별도로 급식실, 조리실, 조리 기구 등 급식시설 개선비용도 필요하다.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 단체 관계자는 “장기간의 경기침체와 타 분야 예산 책정과의 형평성 고려, 현실적 재원 마련 방안 부재 등을 고려했을 때 무상급식 전면 확대는 시기상조이며, 한번 확대되면 추가로 더 늘릴지언정 줄이기는 어려운 것이 복지 예산인 만큼 무상급식 전면 확대는 신중히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꼬집었다.

무상급식 위한 ‘친환경유통센터’ 곳곳 문 열어
국내 최대 농수산물 도매시장인 가락시장 내 학교급식을 위한 ‘친환경유통센터’가 들어선다고 서울시에서 지난달 11일 밝혔다. 이에 따라 2014년 1학기부터는 학교급식을 실시하는 서울시내 전 학교가 ‘친환경유통센터’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무상급식 확대에 이어 학교급식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학교급식 식재료 질적 향상 방안’을 추진해 아이들이 양질의 식사를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지원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방안에는 ▲가락동 친환경유통센터 설치 ▲학교급식 공급품목을 기존 농축산물에서 수산물까지 확대 ▲민·관 거버넌스 체계의 ‘광역친환경급식통합지원센터’ 설치 등의 내용이 담겼다.
현재 강서농산물도매시장 내에 위치한 유통센터를 통해 서울시내 총 1313개 초·중·고교의 약 59%인 774개교에 안전성 검사와 품질관리를 거친 우수 농·축산물을 공급 중이다. 지난해 일평균 67톤, 연간 총 1만2904톤의 농·축산물을 학교급식에 제공했다. 앞으로 가락동 센터가 문을 열면 이용 규모가 1300개교로 대폭 확대돼 원하는 학교 대부분은 센터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신용목 서울시 교육협력국장은 “동부권 친환경유통센터 추가 건립으로 서울의 학교급식이 또 하나의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며 “보다 안정적인 인프라를 바탕으로 시민단체, 전문가, 학교 현장과 긴밀히 협조해 아이들이 맛있게 먹고 부모들이 안심할 수 있는 학교급식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부천시에서는 부천관내 학교의 친환경무상급식을 실현하기 위한 ‘친환경 무상급식 지원센터’를 설립하였다. 학교 등의 급식지원계획 수립 및 정책개발, 친환경적인 식재료의 생산·수급관리, 급식관련 실태조사 추천식단 및 물품취급기준 마련, 그 밖에 학교 등의 급식지원에 관한 사항 등을 점검 및 지도하여 성장기 아동 및 청소년의 심신 발달과 올바른 습관을 위한 학교급식 식재료의 안전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부천시 관계자는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친환경농촌체험활동 실시, 식생활 개선 및 친환경 급식교육실시, 급식기관 급식실태조사를 실시 정책에 반영하여 모두가 만족하는 친환경무상급식 조기 정착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부천시 소재 도당초등학교에서는 영양교사와 학교운영위가 주축이 되어 2005년부터 점차적으로 급식재료를 친환경농산물로 전환, 현재 전체 급식의 80%를 친환경 농산물만 사용하는 등 사실상 완전한 친환경급식을 실현해 가고 있어 주위의 귀감이 되고 있다. 지난 2008년에는 제5회 친환경농업대상 단체부문 전국 최우수 학교로 선정되기도 했다.
 

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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