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은혜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힘을 보태 주는 삶을 이어 가겠습니다”
오로지 소외계층을 위해 헌신하며 봉사 사업을 이룩한 영산조용기자선재단의 조용기 이사장. 그의 꿈은 가난하고 헐벗은 자들이 고난을 벗어던지고 희망의 빛을 이어받아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라는 것이다.

평소 재단은 어떤 소신으로 운영하고 있는가
성경에 예수님께서는 복음만 전하지 말고 복음을 전할 때마다 배고픈 자에게 먹이고 목마른 자에게 마시우고 헐벗은 자를 입히고 외로운 사람을 집에 모셔드리고 병든 자를 돌보아 주고 감옥에 갇힌 자를 가서 격려해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기독교 복음전도에는 반드시 구제가 따라야 하는 것입니다.
개척했을 때부터 구제를 했으니 지금 자선재단은 과거이며 현재입니다. 자선재단에서 하는 일은 자랑할 일이 아니고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입니다. 어릴 적, 폐병에 걸려 죽음의 나락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에도 질병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왔습니다. 또 참으로 가난하게 살아왔습니다. 질병과 가난한 시절을 보낸 만큼 어려운 이웃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예수님의 은혜로 지금껏 살아왔습니다. 이 은혜는 이웃들에게 돌려드려야 할 사랑의 빚이 되었습니다.
교회가 커지면 커질수록 사랑의 빚 또한 커짐을 느꼈습니다. 그 빚을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갚아 나가는 것이 바로 재단을 통해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한 사람을 만나더라도 마음이 상하거나 언짢지 않도록 최선의 배려를 하려고 합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것으로 돕는 것도 좋지만 한 사람, 한 가정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바로 설 수 있도록 자립을 돕고자 합니다.

영산조용기자선재단을 운영하면서 가장 큰 보람은
2년 전에 장애인의 옷과 이불빨래를 책임져 주기 위해서 ‘사랑·행복·나눔 빨래방’을 만든 것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등촌동은 서울에서 장애인이 많은 곳 중 하나에요. 비장애인들도 좁은 집에서 이불빨래 하는 것도 어렵고 말리는 것도 어렵잖아요. 장애인들이 이불빨래를 거의 못하다시피 합니다. 청결·위생과는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전화 한 통화만 하면 봉사자들이 직접 집을 방문해서 이불빨래를 수거해 빨래, 건조까지 해서 배달해드립니다. 이용하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버려진 이불로 지금껏 살아왔는데 뽀송뽀송하고 향기 나는 이불에서 잘 수 있게 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내 평생 이불빨래는 처음입니다. 따스한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와 같이 나에게 감사편지를 보내온 것을 읽을 때마다 큰 감동이 있었습니다. 아침에 넥타이를 맬 때마다 ‘장애인들이 오늘도 빨래를 잘할 수 있으려나’, ‘비오는 날에도 빨래를 잘할 수 있겠지’라는 걱정 아닌 걱정을 합니다. 빨래방을 시작하고부터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낍니다. 여건이 된다면 2호, 3호 빨래방을 만들어 장애인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있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
또 5000명의 동남아 어린이들에게 심장병 시술로 도움을 줬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 대만 등 각 나라에서는 굶주리거나 병으로 인해 안타깝게 죽음을 맞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심장병 시술은 돈이 참 많이 드는 사업이에요. 그런데 하나님이 은혜를 주시고 성도들이 폐지를 모아주어 5000명까지 할 수 있게 된거죠. 그만큼 어려운 사업이었기 때문에 나라에서 무궁화훈장도 준겁니다. 나중에 도움을 받은 아이들이 편지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 줬을 때 마음이 매우 뿌듯했습니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어떤 선까지 도움을 줄 수 있는가
54년 전, 목회자의 삶을 택해 교회를 개척할 때부터 자선재단을 생각해 왔습니다. 이 일은 제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여겼습니다.
소외계층에 있는 사람은 참으로 많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을 어디까지 도울 수 있는지의 기준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만약 그렇게 선을 정해놓고 어려운 이웃을 도왔다면 그것이 어떻게 자선사업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제가 도울 수 있는 데까지 기꺼이 도울 생각입니다. 또 100만원 후원 받으면 100만원을 돕고, 1억을 후원받으면 1억 전부로 도울 겁니다. 받은 것들은 모두 다시 굶주리고 헐벗은 이웃들에게 돌려줄 겁니다. 힘든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용기와 힘을 북돋아줄 수 있다면 얼마든지 도움의 길을 택할 것입니다. 돕고자 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한 겁니다.

소외계층을 돕는 삶을 살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많은 사람들은 제가 이룬 모습을 보고 오해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돈으로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재단 운영은 그리 쉽지 만은 않습니다. 정부에서도 자선재단에 대해 힘을 보태주지 않습니다.
저희와 같은 자선재단들이 아무런 걱정 없이 더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도록 정부가 희망이 담긴 시책을 내놓아 서로 돕는 길을 택해 가줬으면 좋겠습니다. 기부를 많이 하는 사람에게 그 만큼의 세제혜택을 주었으면 좋겠어요.
장애인 같은 경우 주위사람들로부터 많은 멸시와 천대받고 있는데, 이들도 정상적인 교육과 취직 등 장애인도 사회에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정부도 함께 노력해줘야 합니다.
자선재단은 오로지 힘든 사람들을 돕기 위해 헌신하는 단체들입니다. 그것을 잘못된 오해와 편견으로 바라본다면 당연히 재단에서 깊은 사명감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상처받습니다.
사랑을 나누는 일에는 소외된 의식을 먼저 없애고 살아가는 힘을 얻을 수 있는 용기를 줘야 합니다. 우리 모두 편견 없이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희망의 메시지
삶을 살아가면서 ‘절망’이란 단어, ‘좌절’이라는 단어로 힘들어하지 않은 사람은 아마 세상에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희망을 잃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절대절망’에서 ‘절대희망’으로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낙심하지 마십시오.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마십시오.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새로운 삶의 모습을 그리십시오. 긍정의 마음을 잃지 말고 기도하며 꾸준히 노력하십시오.
그러면 어느 샌가 여러분의 삶은 또 다른 이웃에게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자리에 있게 될 것입니다. 더불어 사는 삶이 바로 여러분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복지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복지라는 말은 이미 우리 사회에 큰 ‘화두’가 되어 있습니다. 이는 부정적인 의미도 있겠지만 긍정적인 의미로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나’만을 위한 이기적인 삶이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선순환’의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른바 복지병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마음까지도 어려워지는 경우가 허다하게 많습니다. 복지를 받는 사람이 매번 수혜자, 대상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받았던 사람들이 주는 사람 즉, ‘후원자’로서 변화될 수 있는 계기와 힘을 주고 싶습니다.
후원자가 되는 것은 그리 어렵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물질적인 후원 뿐 아니라 요즘 많은 곳에서 이슈화되고 있는 ‘재능기부’도 큰 후원으로서 자리매김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 한 발 더 나아가 이웃에 대한 관심 자체가 후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관심이 내가 가진 것으로 표현되는 것, 실천으로 이어지는 것이 후원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을 보면 강도를 만나 상처 입어 죽을 수밖에 없는 나그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나그네를 도운 사람은 그 당시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고 인간취급을 받지 못하던 사마리아인이었지요. 사마리아인은 나그네에게 귀한 기름을 부어 치료하고 여관으로 옮겨 잘 곳까지 마련해주었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귀한 기름과 돈을 나눈 것입니다. 여관주인에게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자신이 돌아올 때 치르겠노라 약속까지 합니다. 이것이 바로 성경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나눔입니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가르침의 모습인 것입니다. 풍성함 가운데 나누는 것이 아닌 작은 것이라도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것, 그것이 진정한 나눔이며 더불어 사는 삶인 것입니다.

현재 주위에서 가족사항에 대한 이런저런 비난의 얘기가 많아지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제가 파운더(Founder)이고 가족이 Co-Founder가 되어 재단이 하나님 앞에 자랑스럽게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재단은 여의도순복음교회 성도와 제자교회 성도들의 것이기도 합니다. 그 분들의 기도와 물질적인 후원으로 이 재단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관리자, 청지기일 뿐입니다. 그 분들이 나눔에 보람을 느끼고 재단을 자랑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진정성 있게 투명하게 복지사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평소 여자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 우리 사회 인식에 대해 잘못됐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여자도 당당히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능력의 위치가 마땅히 여자도 할 수 있다면 맡겨야죠. 그런 뜻에서 전 제 아내가 저와 같은 마음으로 한 뜻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아래 잘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그래서 함께 하게 된 것입니다. 부부는 일신인데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또한 제 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들들은 오래 전부터 저의 일을 도왔고, 지켜본 가운데 일을 맡기면 잘 해낼 것이라는 믿음아래 같이 하게 된 것입니다.
저희는 돈 버는 재단이 아닙니다. 봉사의 뜻을 가지고 함께 가는 것인데 오해와 편견어린 시선으로 잘못된 비난을 쏟는다는 것은 안 되는 일이라고 봅니다.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가족이 함께 힘껏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사업 계획이나 바라는 점
앞으로 꾸준히 지금처럼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할 생각입니다. 힘이 다하는 그날까지 말입니다. 앞으로의 사업계획은 지금 하고 있는 자선사업을 더 열심히 하는 것이고 또 제가 받았던 사랑과 은혜를 어렵고 힘들게 사는 사람들에게 베푼다는 사명감으로 살아갈 것입니다.  재단은 ‘절망’을 ‘희망’으로, ‘좌절’을 ‘도전’으로 연결시켜줄 수 있는 좋은, 튼튼한 다리가 되고자 합니다. 어둠을 밝히는 ‘희망의 등불’ 역할을 계속 감당하는 진정성 있는 재단으로 기억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진/영산조용기자선재단

문혜원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