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사회복지사86 _ 남정태 복지콜노인복지센터 대표

“꿈꾸지 않는 사람도 있나요?” 남정태 복지콜노인센터 대표는 의아한 눈빛으로 되물었다. 안정된 삶을 보장할 수 없는 사회복지사란 직업을 선택했고 일이 좋았던 그는 그 일을 함으로써 겪게 되는 어려움도 감수했다. 오히려 헤쳐 나가보자고 다짐했고 자신이 발전하고 도약할 수 있는 길을 부지런히 찾았다. 상황이 어렵고 힘들수록 더 큰 꿈을 가졌고 늘 마음속에 간직했다. 남 대표는 꿈이 있어 행복했고, 언젠가 꿈을 이룰 날이 올 거라고 믿었다.

가정의 몰락은 삶의 몰락 목격
경북 울진이 고향인 그는 동네에서 힘들게 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왜 이 분들은 어렵게 살까’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남 대표는 앞으로 우리나라가 잘 살면 사회복지가 꼭 필요할 거라고 판단하여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1996년 사회복지법인 한국봉사회 산하 북부종합사회복지관에서 사회인으로 첫발을 내딛는다.
학생 때 품었던 사회복지에 대한 이상과 복지관에서 일하며 경험했던 사회복지의 현실은 많은 차이가 있었지만 그 안에서 의미를 찾으려 노력했다.
노원구 상계동 부근에 저소득층이 밀집되어 있었던 ‘노원마을’이란 곳이 있었다. 재개발로 인해 쫓겨난 이들이 모여 살던 마을이었는데 남 대표는 집집마다 도배와 가옥수리를 도우면서 안타까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의 현실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후원금으로 근근이 하루하루를 이어가던 할머니와 아이들의 생활. 알코올중독인 아버지와 가출한 어머니 사이에서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집에 동네 사람들이 자주 드나들어 불안한 환경 속에서 놓여있던 아이들을 어쩔 수 없이 보육원에 맡겨야 했던 일 등등.
“가정이 무너지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는 것을 느꼈어요. 스스로 살아갈 힘을 못 기르면 부모의 삶을 고스란히 대물림하게 돼요. 학대, 방치 등 부모가 가진 좋지 않은 모습들을 자식들이 똑같이 해요.”
남 대표는 이러한 사례들을 겪으며 사회복지의 개입과 중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사회복지기관에서 16년 간 일해 오면서 행정, 사회복지 정책, 서비스 제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고 더 나은 미래와 꿈을 위해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노인장기요양사업은 사회복지사업
남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복지콜노인센터는 장기요양복합시설로 방문요양·방문목욕, 주·야간보호시설, 공동생활가정 등 네 개의 센터가 구성되어 있으며 이밖에 장애인활동보조(목욕)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남 대표는 노인장기요양시설이 ‘수익사업’인 것처럼 인식되어 있는 것에 대해 억울하다고 말했다. 수익이 많지 않아 사회복지기관보다 운영이 더 어렵고 프로그램 공모사업에 지원할 때도 장기요양시설은 소외되는 어려움이 있다. 작년 일본으로 연수 갔을 때 한국과는 달리 요양원을 개인이 운영할 수 없게 규제하고 있는 것과 재가서비스가 활성화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 느낀 점이 많았다.
“노인장기요양시설이 공공성을 많이 띠어야 하는데 자본의 논리로 운영하게끔 되어 있어서 시설이 난립하고 있습니다. 요양시설은 사회복지사업이지, 수익사업이 아닙니다.”
현재 노인장기요양시설은 시장에 맡겨져 자본이 많은 시설은 살아남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어려움을 겪는다. 이에 남 대표는 “전체 노인장기요양시설 중 10%만 자본력이 있어 수익을 올릴 뿐, 나머지 90%는 어렵다. 만약 운영이 어려워 문 닫는 시설이 한꺼번에 도미노처럼 일어나면 요양시설은 없어진다. 시설에 머물던 어르신들은 갈 곳이 없다. 그때 공공시설 만들면 이미 늦었다”고 일침을 놓았다.

최종 꿈은 사회복지법인 설립
남 대표가 오랜 시간 사회복지사로서 활동하면서 느낀 점은 ‘사회복지사의 영역 개발’이 절실하다는 점이었다. 사회복지사가 뻗어나갈 수 있는 길이 한계가 있음을 알고 영역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방안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군사회복지학회가 국방부 사단법인을 만들 때 실무 작업에 참여했다. 사회복지사가 군인과 군인가족을 위한 사회복지사업에 진출하게 되면 사회복지사의 영역이 넓어질 것이라고 보았다. 2010년 인천 서구청장장 선거 시 사무장 역할을 하면서 사회복지사도 정치에 관심을 갖고 행동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2004년 쌍둥이가 태어난 후 일 년간 육아휴직을 하면서 생활의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그는 사회복지사의 위치와 안정성 보장에 대한 필요성을 절절하게 느꼈고 사회복지공제회 도입에 적극 찬성했다.
그는 막연하게 생각에 머물지 않고 도전하고 부딪쳐서 얻은 경험에서 배웠다. 자신이 겪었던 어려움을 후배들이 겪지 않도록, 뜻이 있어도 여건이 되지 않아 사회복지의 꿈을 접는 이들이 없도록 돕는 것이 남 대표의 소망이다.     
“사회복지 법인을 활성화시켜 제3세계에 봉사사업을 펼치고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 국내 사업을 해나가는 것이 꿈입니다.”
 글·사진/박선미 기자

박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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