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_ 장애인 교육권 및 특수교사 법정정원 확충을 위한 3차 결의대회

장애인 교육권 및 특수교사 법정정원 확보를 위한 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지난달 17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장애인 교육권 및 특수교사 법정정원 확충을 위한 3차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전국의 장애학생, 특수교육과 교수·학생, 현장 특수교사, 장애인 부모 및 장애인 당사자 등 특수교육 주체 약 500여명 이상이 결집하여 행정안전부를 규탄하고 특수교사 확충의 필요성을 알렸다.

장애인 교육권 침해 ‘특수교사부족·정원수 초과’
연대회의는 지난 3월부터 특수교사 확충을 위해 전국 시·도 교육청 앞 동시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두 차례의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교과부의 특수교사 증원 요청에도 불구하고 행안부의 내년도 특수교사 정원 확보는 100~200명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연대회의는 이러한 행안부의 계획을 두고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된 특수교육 지원을 제공받지 못하는 장애학생의 교육 문제를 외면하고, 장애학생의 교육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전국 공립학교의 특수교사 법정정원 확보율은 56.5%(법정정원:1만9701명, 현재:1만3447명)이며 일반학교의 법정정원 확보율(일반 유치원교사:73.2%, 일반 초등교사:89.1%, 일반 중등교사:80.4%) 보다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이에 연대회의는 특수교사 부족 문제가 특수교육기관(특수학급이나 특수학교)의 과밀학급을 부추기고, 부족한 특수교육기관 확충에 걸림돌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국 35개 대학에서 양성되고 있는 예비특수교사들의 적체를 심화시키며 무엇보다 장애학생의 교육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주장했다.
안민석의원실과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의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특수학급이 설치된 일반학교의 59.1%, 특수학교 중 65.1%가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제27조의 규정에 따른 학급당 학생 수 기준을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학생 특성에 맞는 맞춤식 교육 절실
여는 발언에서 도경만 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은 “비장애 학생들의 교사확보율은 80~90%에 이르고 특수교사 확보율은 60%도 안 된다. 특수학급 두 학급에 교사 한명 있는 학교도 있다. 일 학기 때는 기간제 교사가 있지만 2학기 때는 임용고시 때문에 교사들이 사라져버린다”고 말했다.  
또한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 제정되었을 때 아이들이 제대로 된 교육 받고 인격적 대우 받으며 공부하게 될 줄 알았는데 돌아온 것은 특수교사가 부족한 현실이다. 장애학생의 부모들은 교사 없는 학교 보내기 싫다. 특수교육을 전공한 교사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교로 보내고 싶다”고 성토했다.
박재희 대구대 유아특수교육과 학생은 “장애 학생 특성에 맞는 지원이 필요하지만 교육 현장은 열악하기만 하다. 더 이상 아이들에게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게 빨리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예산문제와 공무원 정원에 따른 조치 때문에 특수교사 증원을 늘리지 않는 행안부의 태도에 대해 박재희 학생은 “단순히 특수교사 증원 숫자를 늘리는 것을 넘어 장애인 교육권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충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투쟁발언을 마쳤다.
집회 현장에 처음 참석한 김영순(46·청주시 흥덕구) 씨와 정래성(18·지적장애) 학생은 집회 대열의 맨 앞에 앉아 발언자들의 목소리를 주의 깊게 듣고 공감을 표시했다.
정 군이 속한 반의 총 인원은 아홉 명으로 고등학교 학급 당 정원수 여덟 명을 초과했다. 전학생이라도 오면 열 명이서 교사 두 명의 지도 아래에 학습이 이루어진다.
김 씨는 “그나마 래성이 반은 아이들 상태가 심각해서 보조교사가 있다. 보조교사 없는 반도 많다”고 말했다. 한 아이가 돌발행동을 하면 교사가 그 아이를 케어해 주는 동안 나머지 학생들은 방관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기분에 따라 상태가 좌지우지되는 장애학생들은 감정이 깨지면 회복되기까지 어려움을 겪는다.
정 군은 이년간 일반학교 특수학급에 다녔다가 작년부터 특수학교로 전학했다. 그 때의 김 씨 생각으로 특수학교에서는 맞춤식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막상 정 군이 특수학교에 다녀보니 상황은 특수학급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정원이 초과되고,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그때그때 바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했다.
김 씨는 “일반 아이들은 말로 지도가 되지만, 우리 아이들은 상태가 다 다르다. 그러면 1대1 눈 맞춤 교육을 해야 한다. 정원이 넘어서고 교사가 없으면 이 아이들은 교육이 아니라 ‘보육’을 받는다. 학교에서 방치되면 이 아이들은 갈 수 있는 학원도 많지 않고 아이에 맞춰서 교육할 수 있는 시설이 적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내 선생님이라도 풍족하게 있어야 이 아이들이 교육 받는다. 엄마들이 원하는 것은 보육이 아니라 아이에 특성에 맞춘 교육”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연대회의는 행정안전부 장관 및 대통령실 교육문화수석비서관 면담을 진행하고, 진행결과에 따라 전국 장애인 교육 주체들과 연대하여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한 행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글·사진/ 박선미 기자

박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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