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복지사87 _ 맹두열 일산종합사회복지관 부장

누군가를 돕는 것은 ‘마음’이 중요하다. 하지만, 상대가 원하고 필요한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기술과 능력이 요구되기도 한다. 사람들로부터 ‘좋은 일’한다는 의식이 있는 사회복지사. 마음가짐과 열정도 중요하지만 사회복지사로서 전문성이 없으면 일의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맹두열 일산종합사회복지관 부장은 “사회복지사는 소명의식이 있어야 한다. 열정을 기본으로 이론과 기술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맹 부장은 어렸을 때부터 교회를 다녔고, 보육원에서 자원봉사 경험을 많이 쌓았다. 자연스럽게 사회복지 쪽으로 관심이 갔고 졸업 후 1997년 서대문장애인복지관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장애인들로부터 무언가를 주는 것이 아니라 ‘받았다’고 말했다. 서로 주고받음을 통해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고 소통을 하는 것에 대한 의미를 알게 되었다.
그는 사회복지사로서 전문성을 가지고, 후배들에게 슈퍼비전을 줘야겠다는 일념으로 공부를 한 결과 경기대학교 일반대학원 사회복지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게 되었다.
부서장으로 있으면서 맹 부장은 복지관 직원들에게 3년 간 슈퍼비전을 주었다. 그의 뒤를 이어 두 명의 사회복지사가 석사과정을 졸업했고, 한 명은 박사 과정을 준비 중이다.

사회복지사는 ‘열정+전문성’ 필요
일산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기관 내·외부적으로 직원 교육을 많이 실시하고 있다. 한국사회복지행정학회나, 정책학회에 참석해 최신 복지 경향에 대해 듣고 배우는 시간을 갖는다. 사회복지기관 직원이 변해야 클라이언트들도 변한다는 것이 일산복지관의 운영방침이다.
물품이나 후원금을 보조해주는 것을 넘어 클라이언트의 근본적인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무엇을 변화시켜야 하는가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한다.
맹 부장은 “사례관리가 현장경험, 기술, 이론 등이 복합적으로 진행되어야 하기에 사회복지사의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산복지관에서는 5년 전부터 일 년에 두 번 이상 그 해에 이슈 되는 사안에 대해 사회복지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사회복지 각 부분에 특화된 교수, 연구원, 공무원, 현장 전문가, 고양시민들을 초청해 서로의 생각을 듣고 앞으로의 발전방향과 정책적 과제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를 갖는다.
그는 사회복지사가 이론과 학문적 지식을 겸비해 학교의 교수와 연구원들과 대등하게 토론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이렇듯 이론을 강조하는 것은 지역의 문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회복지사들이 정책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전문가 집단들에게 현장의 문제들을 알리고 그들과 소통하기 위해서였다.
3~4년 전 맹 부장은 사회복지사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다. 분명 자신은 사회복지전문가인데, 클라이언트들에게 식료품이나 후원금 말고는 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
“현장에서 열정적으로 일하는 사회복지사가 많습니다. 그들이 전문적인 기술을 겸비해서 현장과 이론이 합쳐져 시너지를 발휘했으면 좋겠습니다”
맹 부장은 사회복지사가 클라이언트를 자기식구처럼 대하며 그의 인생의 전후 사정을 파악하고 클라이언트가 처해있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보았다. 종내에는 클라이언트가 자기 인생을 스스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도 사회복지사의 역할이라고 했다.
“사회복지사가 능력이 있으면 클라이언트에게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습니다. 사회복지기관에 어떤 사회복지사가 있느냐에 따라 그 지역의 변화가 달려있습니다.”

사회복지사는 ‘인간의 변화’ 열망 있어야
맹 부장은 현재 명지대 사회복지대학원에서 가족복지론과 사회복지 현장실습에 대한 강의를 맡고 있다. 대학원 시절 휴가를 내며 학교를 다닐 정도로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 공부했고, 교수, 학생들과 폭넓은 인간관계를 맺었다. 이들과의 인연으로 복지관에서 포럼을 개최하는 것도 가능했다.
대학원 강의를 맡은 이후에는 학생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어서 좋은 기회가 되었다. 학생들은 현장에서 그가 사회복지사로서 어떤 경험을 했고,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대해 궁금해 했다.
“학생들에게 수업 전 ‘성공’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어떤 마음 자세로 행동해야 성공할 수 있고, 평생 사회복지사로 활동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말입니다. 학생들과 직원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하기에 점점 저의 역할이 중요함을 느낍니다. 그들에게 말을 해줌으로써 자기암시를 하는 것 같습니다. ‘나도 이렇게 살아야겠구나’하고요.”  
학생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들려주면서 ‘더 많은 것을 배웠다’는 맹 부장은 클라이언트와 같이 살아갈 수 있고, 그들과 도움을 주고받는 것이 사회복지사의 기본 마인드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돈 보다는 ‘인간의 변화’에 대한 열망이 사회복지사의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신입 사회복지사들을 교육할 수 있는 교육센터를 개소해서 전문가 양성 교육체계를 만들고 현장전문가를 배출할 수 있는 멘토 역할을 하는 것. 그들에게 노하우와 기술을 전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또한 계속해서 현장에 남아 있으면서 연구하고, 사회복지사들의 생각을 지자체와 학교에 전달하여 연결다리를 할 수 있는 역할이 되고픈 소망도 있다.
사회복지기관이 위탁시스템으로 되어 있어 사회복지사가 한 곳에 오랜 기간 근무하기가 쉽지 않은 여건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많은 사회복지사들이 현장을 떠나 학교와 연구소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이와는 달리 맹 부장은 사회복지 현장 속에서 보고 배우고 느끼면서 생생한 삶의 한 가운데를 살아가고 있다.  
“저는 현장 태생이고, 사람만나는 것이 좋습니다. 현장에서 받았던 도움들을 나누면서 살고 싶습니다.”
 
 글·사진/박선미 기자

박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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