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복지관_철산종합사회복지관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도 모를 만큼 이웃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요즘이다. 예전에는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흔했으나 요즘에는 책에서나 볼 수 있는 말이 되어 버렸다. 나보다는 ‘우리’를, 우리 보다는 ‘지역’을 생각하는 복지관이 있다. 인심이 남아 있고 정을 나누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곳. 철산종합사회복지관은 세대 간 어울림을 통해 통합복지를 이뤄나가고 있다.

이웃에 대한 배려와 이해를 배우는 청소년 자원봉사단
철산복지관은 두 개의 청소년 자원봉사단이 운영되고 있다. ‘파랑새 둥지 자원봉사단’은 광명고등학교와 연계된 사업으로 작년부터 시작됐다. 고등학교 1~2학년 학생과 학부모가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독거어르신과 1:1 결연으로 새로운 가족 만들기를 구현하고 있다.
두 시간 씩 세 차례 엄격한 자원봉사자 교육을 통해 선발된 봉사단은 매월 2회 가정방문을 하면서 봉사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11가정에 86명의 학생·학부모 봉사자가 참여하고 있으며, 가족 기능이 약화되어 있는 독거노인들에게 정서적인 충족감과 안정감을 심어주고 있다. 이 밖에도 가족이 자원봉사에 같이 참여함으로써 가족기능을 강화하고 지역주민이 지역사회 문제에 직접 참여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지역사회조직팀 최미정 사회복지사는 “봉사활동 초반에는 아이들이 어르신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생각이 많았으나, 지금은 아이들이 독거 어르신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지역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한다는 마인드가 잡혀 있다”고 설명했다.
6·25전쟁으로 다리를 절단하게 된 할아버지를 도와드리면서 학생들은 전쟁을 겪고 난 뒤 어르신들이 어떻게 현실을 감내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책이 아닌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최 사회복지사는 “독거 어르신은 절약이 생활화되어 있고 파지 줍는 일이 일상생활인데 아이들은 생활이 정말 어려운 노숙인들만 파지를 모은다고 생각한다. 봉사활동을 하는 아이들은 집에서 폐지를 모아 어르신들에게 가져다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학생이 주도적으로 계획을 세워 자원봉사
지난 2007년에 결성된 WECAN(위캔) 자원봉사단은 중학생과 고등학생으로 구성된 철산복지관 고유의 장애·비장애청소년 통합자원봉사단으로 현재 40명의 학생이 활동하고 있다. 단장, 부단장, 팀장 등의 임원진을 중심으로 학생들 스스로 봉사활동 계획을 수립하여 정기적인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이 지역 축제에 체험 부스를 운영하며 주도적으로 봉사단을 이끌어가고 있다.
복지관 인근 경로당 7곳과 재가어르신 댁 8곳을 봉사처로 두고 있으며 월 1~2회 토요일에 활동하고 있다. 대학생이 된 봉사단원들은 자연스럽게 성인봉사자로 활동하면서 WECAN 봉사단을 지지하고 조언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들 중 일부는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는 경우도 있었다. WECAN 봉사단은 신구의 조화가 잘 어우러져 안정적으로 지속시켜나가고 있다. 
가족복지팀 정은재 사회복지사는 “자원봉사활동 경험이 없는 학생들은 장애인에 대해 무관심한 경우가 많은데 WECAN 친구들은 장애인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걸어주고 배려하는 경향이 있다. 독거 어르신을 대할 때도 그들을 받아들이는 수용력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봉사단에는 네 명의 장애학생들이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다. 정 사회복지사는 “장애학생들이 비장애학생들과 같이 어울리면서 공동체의식을 보고 배울 수 있어 사회성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대학생 봉사자가 봉사단 활동에 같이 참여해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 간 중간다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 봉사활동을 해나가고 있다. 
복지관에서는 더 많은 청소년들이 지역사회의 문제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건전한 또래문화를 형성할 수 있도록 계속 진행해 나갈 방향이다.

지역 곳곳으로 행복을 더해가다 ‘행복+’
작년부터 시행된 행복더하기 사업은 광명시내 20여 곳의 후원업체들을 ‘행복더하기’라는 이름으로 연계하여 운영하고 있다. 복지관의 자원개발 부분에 있어서 브랜드 이미지화를 유도하고 지역 내 기부문화의 변화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각각의 고유한 자원을 쉽게 후원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최미정 사회복지사는 “후원자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브랜드로 구축시키자는 의견을 모아 시작하게 됐다”고 사업 취지에 대해 말했다. 정기적으로 복지관에 후원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행복더하기 현판을 걸고, 복지관에서 발행하는 소식지에도 후원업체들이 소개된다. 
오렌지색 컬러의 동그란 현판은 튀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지역주민들에게 업체가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곳이라는 긍정적인 홍보효과를 심어주게 되었다. 또한 나눔에 대한 참여와 동기부여를 알리고 나눔이 확산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최 사회복지사는 “일회성 후원보다 매달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것이 대상자들에게는 지속적으로 수혜를 받게 되는 것이므로 더 의미가 있다. 후원자와 봉사자를 지지하고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개발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비쳤다.
복지관에서는 연말 행사로 후원자와 봉사자를 초청해 감사의 밤을 보낸다. 이 밖에도 일 년에 두 차례 감사편지를 발송하고 있으며 앞으로 복지관에서는 후원자들끼리 서로 얼굴을 맞대고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최승희 부장은 철산복지관을 ‘지역의 사랑방’이라고 하면서 “세대 간, 계층 간 통합할 수 있는 복지관”이라고 설명했다. 20여 년 전 광명시 최초 종합복지관으로 출발한 철산종합복지관은 2006년 리모델링을 거쳐 재개관했다. 철산복지관은 오랜 시간 변함없이 복지관을 이용하는 지역주민들이 많다. 강영규 철산복지관 관장은 “한 번 인연을 맺으면 계속 이어가는 ‘끈끈함’이 존재한다. 관성에 젖지 않도록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어야하는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강 관장은 “무료급식 이용자들이 사회교육 프로그램도 이용하여 능동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서 통합할 수 있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최 부장은 “지역과 나누지 않으면 머무를 수밖에 없다”면서 “철산복지관은 광명시의 3개의 종합복지관과 네트워크를 통해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대상자의 중복서비스에 대해 자정노력을 기울여 좀 더 많은 대상자들이 서비스를 전달받을 수 있게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타 지역으로 이사를 가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예전 지역에 대한 것들은 점점 잊혀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철산복지관을 이용하던 주민들은 기관과 조직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에 이사를 간 이후에도 여전히 복지관을 찾는다. 지역의 사랑방 역할을 자처하며 열린 마음으로 주민들을 맞이하는 철산종합사회복지관. 삭막한 세상이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사회에 사랑과 정을 나누는 이웃이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것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
 
 글/박선미 기자
 사진/철산종합사회복지관

박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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