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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투자’하지 않는 나라에 미래는 없다복지사각지대 빈곤아동 41만 명
절대빈곤 아동 중 30%만 방과후돌봄서비스 이용
박선미 기자 | 승인 2012.12.07 15:15

특집Ⅲ _ 빈곤아동실태

아동청소년기를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 한 사람 인생의 방향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정과 사회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 자라야 할 아이들이 가정 경제의 악화와 가족해체, 사회적 돌봄 부족으로 제대로 된 보살핌을 못 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절대빈곤에 놓여 있는 아동은 30% 정도만 정부 제공 방과후돌봄서비스를 받고 있을 뿐,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빈곤아동은 41만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 여덟 명 중 한 명 빈곤생활
2008년 아동청소년종합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청소년 중 최저생계비 미만의 절대빈곤아동은 7.8%(76만8435명), 중위소득 50%미만의 상대빈곤아동은 11.5%(129만9021명)으로 아동 8명 중 1명이 빈곤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빈곤아동은 41만여 명으로 정부지원 대상 아동 37만 명을 상회했다. 절대빈곤 아동 16만9000여 명은 32.8%가 생활고 때문에 공과금을 제 때 납부하지 못했고, 겨울 난방을 하지 못한 경우가 15.5%, 아동 본인이나 가족이 병원에 갈 수 없던 경우도 12.3%로 생활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실태조사 결과 빈곤선미만 가정의 유배우 비율은 47.3%로 낮아 빈곤가정의 아동청소년이 경제적 어려움과 가족해체를 동시에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경아 (사)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책국장은 “가정 경제가 열악하면 부모들이 장시간 저임금 노동을 하기 때문에 아동 돌봄 취약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빈곤가정의 다수가 여성한부모가 많아 경제적으로 취약할 가능성이 높으며, 남성한부모는 양육기술이 부족하고 비정기적 노동, 알콜리즘으로 돌봄이 체계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저소득층 가정 아동의 10명 중 4명은 자기보호 아동(하루 한 시간 이상 혼자생활하거나 초등학생 이하 아동끼리 집에 있는 경우)이고, 가족의 경제적 수준이 낮을수록 자기보호 아동이 될 확률이 높았다. 맞벌이 가정의 경우 자기보호 아동은 37.8%, 한부모 가정에서는 34.3%, 부모님 모두 안 계시는 경우는 30.3%였다.
박 국장은 “가난한 아이들은 불공평한 출발선 상에 놓이는 셈이다. 아이들의 욕구, 특기·적성 등을 찾아 인문학적 소양을 키울 수 있도록 방과 후 돌봄 공백을 국가가 최대로 제공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조사한 OECD 국가 아동복지수준 비교 자료에 우리나라는 OECD 국가의 아동가족복지지출 분석 결과 가장 낮은 GDP의 0.458%를 지출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상별 1인당 복지예산 비교 결과 지난 25년 간 아동 1인당 복지비는 97년 680원이었다가 2011년에는 2만19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노인(85만933원)과 장애인(26만6806원)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중앙정부가 시행하는 방과후돌봄 관련 사업은 보건복지부의 지역아동센터가 전국의 3500개소(10만5000명) 교육과학기술부의 초등돌봄교실이 전국의 7113교실(15만8000명), 여성가족부의 방과후아카데미가 전국의 200개소(8000명)가 운영되고 있다.
돌봄이 필요한 전체 아동은 최소 100만~240만 명으로 추정된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며 각각의 법령에 근거해 부처별로 시행되는 아동정책들 대상의 중복, 예산의 비효율성, 서비스 누락의 문제를 안고 있다. 부처별로 달리 시행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전달체계나 예산규모, 돌봄 종사자의 처우가 다르고 대다수의 아동복지사업이 지방 이양되어 지자체에 따라 서비스의 편차가 발생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 최소 3만 개소 필요
지역아동센터는 방과후돌봄서비스 중 아동에 가장 집중적인 돌봄과 통합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미취학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이용하고 있다.
2012년 6월 현재 4003개소의 지역아동센터가 운영 중이지만, 운영비 미지원기관도 503개소나 된다. 지역사회 아동청소년의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는 운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아동센터수는 전국 4003개소이며 지역아동센터가 없는 읍면동은 1352개소인 것으로 파악됐다.
29인 시설 기준 정부로부터 월평균375만원의 운영비가 지원되고 있고 이 지원비에서 프로그램비로 20%이상, 나머지 금액에서 법정종사자 2인의 인건비와 관리운영비를 지출하고 있다. 운영비 지급시점도 2012년부터 신규기관은 24개월 이후로 정하고 있으며 그 기간 안에 진입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지역아동센터 종사자의 인건비는 별도의 지급기준이 없고 평균급여가 최저임금 수준에 머물고 있다. 과다한 업무량과 열악한 근무여건으로 소진이 빨리 나타나 생활복지사의 경우 1년 미만 경력인 경우가 29.3%로 나타났다. 이러한 돌봄 서비스의 불안전성은 아동을 돌보는 서비스의 질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사)전국지역아동협의회는 2013년 지역아동센터 기본운영비에 대해 월평균 600만원(정부제출안 평균415만원)을 지원할 것과 보조인력(급식조리사)에 대한 인건비 확보 및 신규기관 지원시점을 12개월로 축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밖에 국공립지역아동센터의 기능과 역할을 분명히 할 것과 거점/특목형, 토요운영, 야간보호 등에 있어 법정종사자 1인 추가 상근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출 것을 강조한다. 
센터 이용 아이들은 단순 돌봄부터 통합지도가 필요한 아이까지 개별적으로 차이가 많다. 이용 아동 비율을 취약계층 60%를 유지하라는 운영지침이 있지만, 정보부족, 낙인감 효과 때문에 센터 이용을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박 국장은 “센터에서는 저소득층 아이들 위주로 ‘우선 돌봄’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어 아이들을 선별해서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센터가 전국에 최소 3만 개소, 사회복지사가 소규모로 아이들을 돌봐야 하고 경제적 기준보다 ‘돌봄 성격’에 맞게 아이들을 구분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글/박선미 기자
 자료도움/(사)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지역아동센터는 제2의 가정, ‘함께 살아가는 법’ 배우는 곳”
인터뷰/윤석주 한사랑지역아동센터 시설장

한사랑지역아동센터 서울시 구로구 구로2동에 위치한 한사랑지역아동센터는 구로구 지역 일대의 한부모 가정, 빈곤 가정, 장애인 가정, 다문화 가정의 아동 및 청소년들을 보호·양육·치료하는 등 통합적인 가정기능 강화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다. 센터에서는 지역사회 아동을 보호하고 결식아동에게 급식을 제공한다. 학습 및 숙제 지도·생활 위생 지도·예체능교육 및 영어 수학 기초교육을 실시하고, 문화체험 및 견학 및 캠프를 진행한다. 초등1~6학년 학생들은 방과 후부터 저녁식사까지, 중1~고3학생들은 저녁식사 이후 9시까지 학습을 지도하며 학기 중에는 평일 오후12시부터, 방학 중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이용할 수 있다.   

한사랑지역아동센터는 2006년 토요무료공부방으로 시작해 2008년 복지부로부터 인허가를 받아 2009년부터 정부 지원을 받게 됐다. 4명의 사회복지사가 36명의 아동·청소년을 돌보고 있다. 초창기에는 교회에서 장소 지원을 해 주었고 그 이후에는 교회 자원봉사자들의 인력 지원으로 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센터가 지속적으로 아이들을 지지하는 역할, 훈련시킬 수 있는 일을 감당하는 곳이라는 1차적 소임을 다했다고 봅니다. 2차적 소임은 아이들의 자기개발을 이끌어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윤석주 시설장은 아이들에게 ‘자립’, ‘자활’의 중요성에 대해 자주 언급하곤 한다. 일반 가정의 아이들은 부모의 지도 아래 보고 배우는 것이 있어 센터의 역할이 크지 않아도 되지만, 센터의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부모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센터에서는 아이들을 두 분류로 나누어 달리 지도하고 있다. 한 부류는 상처를 지닌 아이들을 치료하기 위해 지역사회기관에 연계하거나 협력하며 장시간 자연치료를 유도할 수 있도록 돌봐주고 있다. 나머지 부류는 자기개발을 통해 ‘재능’을 이끌어줘야 할 아이들로 피아노·태권도 학원 등에서 재능을 닦을 수 있게 기반을 마련함과 동시에 학업도 같이 병행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어린이집처럼 지역아동센터 확대 필요 
센터를 이용하는 학생들은 소득 기준으로 차상위계층을 포함한 기초수급가정의 아이들이 85%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생활이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이다. 구로구 관내에 20여 개의 지역아동센터가 있고, 600명 전후의 아이들이 센터를 이용하고 있다.
윤 시설장은 “어린이집처럼 지역아동센터가 보편화되면 좋겠다. 맞벌이 가정의 아이는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을 위한 돌봄 서비스와 안전장치가 확대될 수 있는 다각적 모색이 필요한 시대”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의 탈선 방지를 위해서라도 어려서부터 돌봄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동기를 지나 청소년기에 쉼터를 등록해 다니는 아이들은 초등학생들처럼 안정적으로 쉼터를 다니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센터에서는 아이들이 탈선 장소에 출입하지 않고 집 안에 장시간 혼자 남겨 있지 않도록 방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돌봄을 못 받으면 아이들은 사회성이 결여되고 TV, 인터넷에 중독됩니다. 나중에는 인터넷이 교육이 되는 거죠. 보고 배운 대로 행동하게 되고요.”

한 아이도 낙오 없이 ‘모두 함께’ 살아가도록
센터 당 한 두 명의 아이들은 학교에 못가는 경우가 발생한다. 윤 시설장은 앞으로 센터에서 아이들 ‘학교보내기’가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보았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아이들은 제 시간에 일어나 학교에 가는 것이 어려워 센터에서 ‘찾아가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이를 보호해야 할 가정의 역할, 보호자의 역할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일을 사회가 나서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센터는 ‘가정’의 역할을 합니다. 어렸을 때는 자기 위치를 모릅니다. 어느 정도 가정이, 사회가 아이들을 이끌어줘야 하고 한 사람의 낙오 없이 ‘모두 함께 살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열 명 중 아홉 명이 잘 되고 한 사람이라도 낙오되면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크게 미칩니다.”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은 센터에서 안전하게 보호를 받으며 생활한다. 하지만, 이러한 여건을 갖추기 위해 센터에서는 사회복지사의 헌신과 한정된 지원으로 어렵게 꾸려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근무환경이 잘 갖춰져 있지 않아 전문 사회복지사 배치가 어렵고 아이들을 오랫동안 돌보는 데 있어 한계가 있다. 또한 주방 종사자에 대한 인건비 확보가 되지 않아 어려움을 호소하는 센터들이 적지 않다. 한사랑지역아동센터는 현재 구로자활사업단에서 파견 나온 종사자가 한시적으로 아이들에게 음식을 만들어주고 있다. 그는 “학교 뿐 아니라 센터에도 ‘무상급식’이 지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지역아동센터는 시설장이 자기 건물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운영비 지원에는 전세금이나 월세 지원에 대한 것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시설장이 교체되면 신규평가를 거쳐 최소 2년 후에나 지원받을 수 있다. 윤 시설장은 “장소 임대료가 안정이 안 되면 센터 유지가 어렵다. 운영비 중 일부를 임대료로 지출할 수 있도록 전환하거나 정부에서 기금을 마련해 심사를 거쳐 일정금액을 센터에 배분”할 것을 제안했다. 지역아동센터의 출발이 개인이 시작한 부분이 있어서 어느 정도 선까지 제도적으로 한계점을 둘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 과제로 남아있다.
그럼에도 윤 시설장은 지역아동센터가 민간 시장에 맡겨지는 것에는 우려를 표시했다. 취약계층 누락 현상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아에겐 어린이집이, 어르신들에게 요양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처럼 아동과 청소년을 위해 ‘지역아동센터’가 필요하다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박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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