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사회화로 새 희망 찾다

최근 한국리서치의뢰로 성인남녀 102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기부참여율은 57.5%였고, 개인 평균 기부액은 21만9000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2009년의 55.7%와 18만2000원보다 양적·질적으로 모두 향상된 수치다. 나눔’ ‘기부’ ‘공유’ 등이 이 시대의 화두가 되면서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사회적인 책임과 함께 더불어 국민들이 ‘나눔과 희망’에 대한 의미를 깊이 인식해 더불어 사는 사회를 꿈꾸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우리나라 나눔과 기부의 발전속도
나눔과 기부 문화는 자원봉사와 함께 한 나라의 문화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이다. 선진국은 국민소득과 같은 경제적인 수치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경제, 정치, 문화, 의료, 교육 등 시민들의 생활 전반적인 측면에서 민주적이고 평등한 삶의 질이 확보되었을 때 비로소 선진국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시민들의 자발적 행위를 통한 계층 간 통합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나눔과 기부 문화야 말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선진국이라 할 수 있다. 기부행위는 세금과 같이 시민들의 의무 행위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발적 행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성숙한 시민의식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관계자는 “나눔과 기부 문화의 확산은 사회의 어느 한 부문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개인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더불어 정부, 기업, 언론, 시민사회단체 등 사회 구성원 전체가 함께 노력할 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개인은 민주시민으로서 사회전체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고 자신의 것을 나누고자하는 나눔의 시민의식을 지녀야 한다. 특히 경제적, 사회적 위치가 높은 사회 지도층 일수록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정신의 도덕적 의무를 갖고 기부 문화에 앞장서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개인의 참여만으로 기부 문화가 성숙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나눔과 기부 행위의 확산을 위해 사회적인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부의 나눔과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한 법과 제도, 언론의 기부 관련 보도 및 캠페인, 그리고 모금단체들의 기부금 모집을 위한 마케팅, 통신, 컴퓨터 등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는 가장 짧은 기간에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변화를 겪었다. 특히 경제적인 측면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였다. 이러한 국가의 발전과 함께 우리나라의 나눔과 기부환경도 많은 변화가 이루어졌다.
우리나라 개인의 기부수준은 아직 미국, 영국, 캐나다와 같은 기부 선진국에 비해 낮은편이다. 그러나 2000년을 전후하여 10여년 사이에 세계에서 가장 빠른 기부 성장을 보이고 있다. 1999년 2조9000억 원이었던 기부금이 2009년 9조6000억 원으로 3.3배 증가하였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의 기부금이 성장하는 데는 몇 가지의 요인이 있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관계자는 “우선 과거와 달리 기부활동이 특별한 시기나 사건에 의해 일시적으로 행해지기 보다는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이는 1999년도만 하더라도 법인의 기부금이 전체기부금의 65% 정도이고 개인기부금은 35%에 그쳤으나 2009년에는 개인 기부금이 전체 기부금의 65%로 역전되었다. 이는 시민들의 일상 기부행위가 증가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기부와 관련된 법과 세제혜택도 선진국의 수준으로 점차 개선되고 있다”며 “특히 기부금의 세제혜택의 경우 선진국 수준으로 많이 향상되고 있어 일반시민들의 기부행위 참여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또한 우리나라 나눔기부 문화가 발전한데에는 우리나라의 컴퓨터 및 통신의 발달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민들의 다양한 나눔 행위에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 나눔 행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시민들이 원할 때 쉽게 나눔을 할 수 있는 나눔 경로의 확보인데 컴퓨터와 통신의 발달로 휴대폰, 인터넷, 방송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언제든지 기부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크게 부각된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민들의 나눔과 기부 참여를 위한 제도와 기술의 환경조성과 더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모금단체들의 기부금 사용의 투명성과 효과적인 사업수행이라고 주장한다. 많은 기부자들은 자신들의 기부금 사용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최근에 국세청에서 공익법인 결산서류 공시시스템을 실시하여 일정한 모금 이상을 하는 단체의 경우 모든 모금액과 사용에 대하여 외부에 공시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를 국세청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또한 민간차원에서도 한국 가이드스타를 설립하여 민간들이 자발적으로 기부금 모집의 사용과 배분에 있어서 투명한 관리를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나라이다. 우리나라 시민들의 나눔과 기부 행위도 우리나라의 경제, 과학의 성장과 함께 세계적으로 본보기가 될 수 있는 나눔과 기부 문화의 선진국이 될 수 있는데 중요한 척도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나눔도 스마트해졌다? 돈 없이도 나눔을 하는 방법
현재 우리나라 국민들의 기부에 대한 인식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어떤 이들은 예전에 비해 우리나라의 기부문화가 훨씬 나아졌다고 하고, 어떤 이들은 아직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우리나라는 기부에 인색한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개인적인 판단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한 가지 공통적인 점은 확실히 우리의 기부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다.
특히 1990년 중반부터 방송을 통해 실시된 ARS 모금은 불특정 다수의 많은 사람들이 일시에 소액 기부를 할 수 있도록 한 획기적인 모금 방법 중의 하나였다. 휴대폰 문자 메시지 모금 방식으로 확대되어 실시되고 있다. 최근에는 SNS의 확산이 모금마케팅으로 활용되고 있다. 모금단체들이 모금활동을 하는데 있어서 기존의 방송, 신문, 온라인 포탈과 같은 매체는 비용과 마케팅 측면에서 접근이 쉽지 않았으나 트위터와 페이스북과 같은 SNS가 보편화되면서 누구나 쉽게 비용을 들이지 않고 모금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 변화하는 ‘나눔’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서울시에서 조사한 ‘15세 이상 서울시민의 기부 또는 자원봉사 참여율’에 나타난 결과를 놓고 보면, 2006년이래로 서울시민들의 기부 또는 자원봉사 참여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한해 동안 기부를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13세 이상 전체 인구의 약 36.4%에 달했다. 이 수치 또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우리나라 나눔 문화에는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자원봉사, 기부 등을 포함한 나눔 활동에 참여하는 숫자가 무려 89%인 미국 등 다른 선진국에 비하면 가야 할 길이 멀어 보이지만, 확연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의 우리 사회가 따뜻한 나눔으로 가득할 것이라는 장밋빛 미래를 생각하게 만든다.
최근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도 늘어나고 있다. 많은 기업 경영인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나눔에 적극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이런 기부방식은 과거의 기부방식과는 분명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에는 법인, 즉 기업의 이름을 통한 기부나 공익 재단에 일정 금액을 기부해 오는 방식이 이어졌다면, 최근에는 경영인들의 개인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는 점이 달라졌다. 이런 변화의 바람은 나눔이 점차 강조되고, 기부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인식되면서, 그동안 기부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던 국내 기업과 경영인들의 인식도 점차 바뀌어 나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같은 변화는 또한 한국기부문화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대기업의 경영주들이 사회적 약자, 소외계층을 돕기 위해 개인 재산을 기부하는 것은 기업 중심의 기부문화에서 개인의 기부문화,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실현으로 넘어가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말인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우리의 역사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조선 정조시대, 당시 흉년으로 인한 기근으로 식량난에 허덕이던 제주도 사람들을 위해 모든 재산을 쌀을 사는데 사용하여 분배한 거상 김만득은 후대에 드라마나 영화, 소설을 통해 그의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또 하나 있다. ‘부자는 3대를 넘기기 힘들다’는 말이 무색하게 무려 300년이 넘는 시간을 만석의 재산을 유지하고 있는 경주 최부자집 이야기다. 이렇게 장기간 한 집안이 부를 유지한 사례는 전 세계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고 한다. 사실 부자라고 하면 어느 시대나 질투와 시샘을 받기 마련인데, 이들은 많은 선행과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데 인색하지 않아 오랜 기간 존경과 칭송을 받아온 존재로 통한다.
기업들의 이런 변화는 기업을 넘어 개인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에 나눔이라는 문화가 확산되게 하였고, 새로운 나눔 활동이 나타나고 있다.

# 새로운 나눔 활동, 나눔의 다양화
2012년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전체 기부자 중 물품기부자는 약 8.5%이며, 현금기부자는 34.8%에 달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질적인 것을 나누는 것이 기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이웃들과 나눌 수 있는 것은 아주 많다. 그 중에서도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재능기부’다.
재능이란 것은 교육을 통해 발견되고 개발되기도 하지만, 누구나 한 가지 이상은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다. 즉, 재능은 사람이 날 때부터 값없이 받은 첫 선물. 자신이 가진 재능을 함께 나누고, 기쁨을 공유한다면 나눔의 두 배가 되는 일일 것이다.
재능기부가 우리사회에 알려지게 된 것은 연예인 등의 유명인사들의 나눔이 알려 지면서부터다.
# 연예인들의 재능기부
아름다운 목소리로 우리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가수들, 이들은 콘서트 등을 통해 얻어진 수익을 나누는 재능기부를 한다. 또한 한류스타 슈퍼주니어의 ‘동해’와 소녀시대 ‘서현’은 아시아송 페스티벌의 주제곡을 불렀고, 이 곡의 음원 수입을 유니세프에 기부하였다.
가수 ‘이문세’는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청취자들과 함께 만든 노래 ‘이 겨울날이 날 지나간다’의 저작권을 기부하였고, 가수 ‘김종서’는 자선기부단체 브레드미스스티리스의 콘서트에 참여함으로써 재능기부 행렬에 동참하였다고 한다.
또한 그 중에서도 목소리를 통해 나눔을 행하는 연예인들도 있다. 가수 ‘이효리’는 대한민국 나눔 국민대상 후보자 공모를 알리기 위한 홍보 예고영상에 나레이션으로 참여하였고, 시각장애인을 위해 목소리를 기부한 배우 ‘신애라’, 배우 ‘안성기’와 ‘송윤아’도 임산부들을 위한 오디오북에 목소리를 기부하여 다운로드 할 때마다 적립된 일정액을 한국시각장애인협회에 기부하고 있다.

# 재능기부? 어렵지 않아
재능기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만 할 수 있는 나눔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목소리를 기부하는 연예인들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재능 기부는 그 어느 재능이라도 환영이다.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은 매번 방학이면, 위시엔젤 대학생 봉사단을 조직해 난치병 어린이들의 소원을 들어주고 있다. 특별한 재능을 발휘하기 보다는 각자의 아이디어와 장기를 모아 하나의 팀을 이루어 난치병 어린이에게 한 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재능기부이다. 스펙쌓기에 바쁜 20대들은 재능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아이들은 지친 삶에 웃음과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자신의 취미로도 재능기부를 할 수 있다. 평소 즐겨 하던 취미생활을 배우고 싶어도 배우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나눔으로써, 자신의 실력도 배가시키는 기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자신의 직업과 연계된 재능기부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전자회사에서 근무하던 한 연구원은 전신마비 장애인들을 위한 안구마우스를 개발해, 1000만원을 호가하는 안구마우스를 5만원 정도에 판매하여 많은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는데, 이런 모든 행동들이 재능기부로서, 나눔을 통한 서로의 교감, 발전을 이룩하는 나눔이라고 볼 수 있는 사례라 할 수 있다.

# 스마트폰을 이용한 나눔
스마트폰, 이제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존재 중 하나다. 전화와 문자메시지만 가능하던 휴대폰이 진화한 스마트폰, 손바닥 안의 작은 물체는 거의 모든 일을 해낼 수 있게 되었다. 바로 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기부를 할 수 있다.
따로 기부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평소 휴대폰 통화량을 통해 기부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이 최근 개발되었다. 한 사람당 약 10분의 통화량이면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한 끼의 밥을 전할 수 있는 ‘기부천사’가 바로 그것. 휴대폰 통화를 활용해 기부를 할 수 있는 ‘기부천사’는 설치 후 기부단체를 선택하고 기존 통화 방식을 그대로 이용하는 어플리케이션이며, 통화시간대에 따라 늘어나는 적립 기부금을 ‘대한적십자사’를 비롯해, 함께하는 ‘사랑밭’, ‘월드 투게더’, ‘한국 소아암 재단’, ‘서울 교총’ 등의 여러 기부 단체 중에 본인이 직접 지정한 기부단체에 기부하는 형태이다. 방법은 ‘기부천사’ 앱을 다운 받아 스마트폰에 설치하고 나서 통화를 하면 분당 2원씩 적립된다. 개인의 통화요금에 추가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휴대폰 요금에서 기부되어 기부단체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전달될 수 있다.
또 걷기만 해도 기부를 하는 앱도 있다. 어플리케이션을 실행시키고 걷기만 해도 100m당 1원이라는 기부금이 발생하는 것. 이것이 바로 어플 ‘빅워크(bigwalk)’다. 빅워크는 기부금을 모아 절단장애를 가지고 있는 어려운 아이들에게 다리가 되어 주는 역할을 한다. 건강도 챙기고, 기부도 하고, 그야 말로 일석이조. 기상천외한 스마트폰 기부 문화가 자리잡은 것이다. 이밖에도 앱으로 가상나무를 키우면 그것을 실제로 몽골·한국·아프리카에 나무가 심어지고, 유니세프를 통해 아프리카 사막에는 물 펌프를 설치해준다. 이는 바로 유엔사막화방지협약 제 10차 총회의 공식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인 트리플래닛(Tree planet)에서 가능한 기부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어플 속에서 나무를 키우기 위해서는 나무에게 물도 줘야 하고 비료도 주어야 하는데 물 펌프나 비료 등 아이템도 사용이 가능하며, 기업의 로고가 들어간 광고 아이템을 통해 광고비를 받아 NGO에게 전달, NGO에서는 그 자금을 가지고 사막에 숲을 만든다고 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몇 번의 터치로 가상의 나무를 키워 실제 나무로 기부 된다고 하니 쉽고 간단한 기부 방법으로 추천하고 있다.

자료/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아름다운 재단 외

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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