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졸업 후 20대 후반의 실업률은 사상 최고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취업이 안 되는 청년들이 창업가를 꿈꾸는 이들로 늘고 있다. 이 중 패기와 열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성해 성공의 길로 가는 청년CEO를 만나 창업가에 대한 가능성과 도전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림으로 만나는 사람이야기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소재 서울강북청년창업센터의 어느 한 사무실. 지난 12월 11일 오후 3시 한 젊은 여성이 컴퓨터로 그림 그리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30세인 이 젊은 여성 이지혜 씨는 팝아트패턴그림그림가게인 ‘플로랩(FLOWLAB)’을 홀로 운영 중인 청년 CEO이다. 이날 비록 매서운 추위 때문에 사무실 공간은 다소 쌀쌀했지만, 이 씨는 아랑곳  없다는 듯 매일 하던 포토그림화 작업에 몰입하며, 새로운 아이디어 구상에 여념이 없다.

이 씨가 하는 일은 의뢰가 들어오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팝아트 그림으로 살려 컴퓨터로 재 작업해 팝아트 액자를 비롯 팝아트초상화, 인테리어소품, 가족사진액자, 포토테이블, 웨딩액자제작, 특별한선물이벤트 등을 제작한다.
팝아트란 전통적인 예술 개념을 타파하는 전위적(前衛的)인 미술 운동으로, 광고ㆍ만화ㆍ보도 사진 따위를 그대로 그림의 주제로 삼는 것이다.
이 씨는 “보통 신혼부부나 가족, 반려동물 사진 등을 보내 나만의 특별한 의미성을 부여한 액자로 간직하길 바라는 분들이 제작요구를 해온다”며 “아직 시작한 지는 얼마 안 되었지만, 이미 카페나 후기를 통해 서로서로 입소문을 통해 저희 플로랩을 알게 되어 찾아오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미 이 씨만의 팝아트가 개성적인 인기를 끌어 지난해 11월말 G마켓의 쇼핑몰 업체 의뢰를 통해 대중가수 2PM, 제국의 아이들과 같은 인기가수 사진을 컵 또는 의류티셔츠로 팝아트를 제작하여 팬들에게 나눠주는 이벤트 작업을 진행한 바도 있다.
이 씨는 본래 대학에서 패션텍스타일을 전공하였다. 졸업 작품을 준비하던 중 어느 지인이 상업성 팝아트를 하는 사람을 보게 되었고, 이에 영감을 얻어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타내어지는 특별한 팝아트 액자 및 소품 제작을 구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 보니 이 씨가 그린 팝아트 액자 작품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표정과 더불어 행복한 삶이 느껴지는 섬세한 그림체가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 씨는 “앞으로 팝아트를 접목시킨 DIY 가구나 그릇, 인테리어 소품 등을 만들어 볼 생각”이라며 “2013년 초부터는 웨딩, 돌잔치 등의 행사를 진행하는 업체와 특별한 이벤트를 연계하여 보다 폭넓게 팝아트 사업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당찬 연극 기획으로 진정성을 이끌어 내다
지난 12월 14일 오후 4시 서울 용산구 소재 청년창업플러스센터의 4층. 한 사무실에는 젊은 여대생의 야무진 꿈이 그려진 어엿한 연극 공연기획 회사사무실이다.
혼자 사무실을 오가며 연극 공연 구상을 짜고 있는 당찬 주인공은 다름 아닌 공연기획자 이지현(23)씨.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법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평범한 여대생이다. 하고 있는 일과 전공이 어쩐지 어색할 정도로 전혀 무관하지만, 이 씨는 워낙 연극을 좋아해 이 일에 뛰어들었다고.

그녀가 직접 차린 연극공연 기획 회사 이름은 ‘제이에이치컴퍼니’.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어엿한 프로듀서 겸 대표다. 배우를 모집하는 일부터 공연 기획까지 모두 그녀가 홀로 해내고 있으며, 현재는 연출자와 함께 새로운 아이디어 연극 기획에 구상 중이다.
이 씨는 기획사를 차리기 전, 대학에서 연극동아리를 하며 배우로 지내기도 했지만, 진지하게 자신에게 어울리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으며 고민을 하였다. 그러던 중 공연기획 쪽이 맞다고 판단돼 지난 2011년 서울강북청년창업센터에 청년 창업가로서 사업구상을 제출해 진행하였다. 약 6개월간의 교육과 함께 공연기획을 진행해오던 중 그해 봄, 서울시 유관기관인 SBA의 지원기업으로 선정되면서 창단을 결심하게 되었다. 이후 그 해 겨울, 하일권 작가의 인기 웹툰 ‘삼봉이발소’를 원작으로 한 창작연극을 극단의 창립 작품으로 구성했으며, 대학로에서 공연을 꾸준히 진행하며 많은 사람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후 2012년 11월, 영화 ‘어린신부’를 모태로 한 연극으로 제작해 지금까지 삼봉이발소와 함께 레퍼토리공연을 진행해 오고 있다.
이 씨는 “우연히 지방 공연으로 부산에서 진행하던 중 지방 연극단이 매우 협소하고 열악하다는 것이 매우 안타깝게 느껴졌다”며 “앞으로는 지방 순회공연을 펼쳐 문화적 빈부격차가 해소 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씨는 이어 “처음부터 안된다는 생각으로 도전하지 않았다”며 “청년 CEO를 꿈꾸는 많은 도전자들이 철저히 준비된 자세와 ‘해보겠다’라는 의지로 덤벼들어 꿈을 이루길 바란다”며 응원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자신감과 새로운 아이디어로 미래를 창조
이처럼 자신만의 아이디어와 열정을 무기 삼아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청년 CEO가 늘어나고 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다. 창업에 도전하는 청년들을 물심양면으로 돕는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창업의 길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
서울강북청년창업센터 김용술 센터장은 “‘유명인처럼 반드시 성공하겠다’라는 생각으로 도전하기 보다는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계획하여 준비된 자세로 창업의 꿈을 꾼다면 반드시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울강북청년창업센터는 우수한 창업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지만 자금 부족 등의 문제로 창업에 어려움을 겪는 20~30대 예비 창업자를 위해 설립됐다. 서울시가 보유하고 있는 유휴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고 시설·장비, 운영비 등을 획기적으로 지원해 성공적인 창업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매년 1000개 안팎의 기업을 선정해 혜택을 나눠주고 있다. 우선 사무공간과 지원시설(회의실, 제품촬영실, 창고 등)을 제공한다. 모니터링 지원은 멘토링, 티칭, 코칭, 컨설팅을 통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나뉘는데 각 분야 전문가가 관리하기 때문에 교육의 효과가 높다. 또 국내외 판로 개척을 지원하고 입주업체 홍보를 지원하는 등 마케팅과 홍보 면에서도 도움을 준다. 창업자금 지원도 후한 편이다. 정기 평가 성적에 따라 활동비를 지원하고 융자 알선 등 창업자금 지원도 받을 수 있다. 특히 활동비는 A등급을 받으면 월 100만 원, B등급은 70만 원, C등급은 50만 원을 지원한다.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서류와 면접 심사를 거쳐야 한다. 선발이 되면 강북과 강남에 있는 청년창업센터에 입주할 수 있고, 입주일 부터 약 1년 동안 지원받을 수 있다.

청년 취업의 또 다른 길 창업
청년실업이 심각한 사회과제로 대두하고 있는 시점에서 취업이 아닌 창업을 도전한다는 전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바야흐로 청년 창업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
청년창업은 취직을 하지 못한 젊은이들이 차선책으로 선택하는 대안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적극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면서 국민경제 측면에서도 ‘고용’과 ‘지속적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대상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진국과 후진국을 막론하고 창업 활성화를 중요한 정책과제로 설정하고 각종 지원 대책을 추진해 오고 있다”며 “특히 선진국의 경우, 저성장에 따른 실업 해소와 신규 고용창출의 필요성이 증대함에 따라 기업가정신 함양 및 창업촉진을 위한 여건 개선에 주력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최근 들어 저성장에 따른 실업, 특히 청년층의 실업이 증가함에 따라 성장과 고용의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국정과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병호 서울시 노동정책관은 “청년들의 아이디어가 실제 사업으로 이어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정부에서의 아낌없는 지원이 필요하다”며 “예비청년CEO를 꿈꾸는 많은 청년들은 각자 변화를 창조하는 아이디어를 구상해 서로간의 공유와 교류를 하고, 앞으로 한국 경제 비즈니스 시너지에 창출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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