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1년 대한민국 최초 사회복지관으로 문을 연 태화복지재단. 태화는 92년간 지역사회 문제에 종합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사회복지 사업을 폭넓게 펼쳐왔다. 국내 사회복지사업에 이어 이제는 세계를 향해 나눔의 꿈을 펼쳐가고 있다. 사회복지의 미래를 열어가는 복지 중심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태화복지재단을 소개한다.

복지재단의 시초, 살아있는 나눔의 역사
태화복지재단의 역사는 1921년 미국의 ‘마이어즈’ 선교사가 서울시 종로2가의 ‘태화관’ 자리에 터를 잡고 ‘태화여자관’을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태화관은 3·1운동 독립선언이 이루어진 곳으로 태화는 민족정신이 살아있는 유서 깊은 곳에서 문을 열었다.
한국 사회복지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태화’라는 명칭은 ‘큰 평화’ 또는 ‘아름다운 조화’라는 뜻이다. 재단은 최초라는 긍지와 그에 따르는 책임감을 가지고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며 한국 사회복지의 중심 역할을 해 왔다.
태화여자관 설립 당시 처음 시작한 사업은 여성과 아동을 위한 사업이었다. 당시 가장 소외된 이웃이었던 여성과 아동을 대상으로 한 사업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모자보건, 우유급식 등의 사업과 함께 여성들을 위한 교육 사업에 중점을 뒀다. 여성들을 위한 흥미로운 소그룹 사업도 진행했다. ‘구락부(클럽’)를 조직하여 운영하였는데 구락부는 요리구락부, 영어구락부 등 다양하였으며 활발하게 활동하였다. 이외에도 의미 있는 사업을 추진했다.
태화복지재단관계자는 “그 중 ‘유희장’사업을 꼽을 수 있다. 복지관 마당을 개방하여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이를 ‘유희장’(운동장)이라 했다”며 “유희장은 신분에 상관없이 아이들이 안전하게 어우러져 놀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당시 누구에게나 열려있던 태화의 정신을 나타내주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일제 강점기, 해방, 한국전쟁, 산업화 시대를 지나면서 태화는 언제나 시대가 필요로 하는 복지사업을 수행해왔다.
재단 관계자는 “태화는 설립 당시 가장 소외된 이웃이 누구인지 살피고, 그들이 원하는 사업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그 사업부터 시작했다”며 “92년간 언제나 가장 소외된 이웃이 누구인지, 이 사회가 가장 필요로 하는 사업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복지사업을 해 왔고, 그랬기에 선도적이라는 평을 들을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웃을 차별 없이 끌어안는 ‘긴 팔’이 되다
태화복지재단은 ‘섬김과 나눔의 정신으로 소외된 이웃의 삶의 질을 향상시킴으로써 하나님의 큰 평화를 실천 한다’라는 소명을 가지고 전국 42개 사업시설 및 2개의 해외 센터에서 다양한 복지사업을 펼치고 있다. 현재 총 500명이 넘는 직원들이 전국 각 처에서 활동 중이다.
재단 사업은 사업기관 및 시설을 통해 수행되는데, 현재 전국 10개의 사업기관 - 종합사회복지관(태화기독교사회복지관, 인천기독교사회복지관, 대전기독교사회복지관, 공주기독교사회복지관, 부산기독교사회복지관, 은평종합사회복지관, 장안종합사회복지관), 장애인종합복지관(마포장애인종합복지관), 노인종합복지관(송정권노인복지관), 정신장애인사회복귀시설(태화샘솟는집) - 및 32개의 산하 복지시설을 운영 중이다.
국내 사업 외 해외 사업도 확대해가고 있다. 2008년 한국국제협력단 코이카(KOICA)와 함께 진행한 ‘시민의 집’ 시범운영 사업을 시작으로 2009년에는 캄보디아 바탐벙 지역에 ‘바탐벙 태화지역복지센터’를 개관하였다. 얼마 전 개관 3주년을 맞이한 캄보디아 지부는 개관 당시 연간 이용인원 2949명이 3년 만에 4만5325명으로 늘어날 만큼 놀랍게 성장하고 있다. 2011년부터는 캄보디아에 이어 라오스 비엔티엔 지역에도 센터를 개관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현지 조사 및 현지 직원 채용, INGO 등록 등 준비를 거의 마치고 올해 개관을 앞두고 있다.
재단은 다른 국제협력단체와의 차별점으로 ‘지역사회에 기반하고, 지역사회 중심으로, 지역주민의 자생력’을 강화하기 위한 「지역사회 중심 지역복지센터 모델」이라는 점을 꼽았다.  재단 관계자는 “지역사회가 가진 특정 문제와 욕구에 한정하여 단기성 프로젝트 형태로 이뤄지는 사업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지역사회와 관계 맺으며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어 지역사회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 지역주민 역량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최근에 한국, 특히 서울에서 진행되는 ‘마을 만들기’ 사업이 이러한 사업의 대표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작년부터는 모금사업도 본격화했다. ‘태화 비전 2015’에 따라 계속 성장하며 나눔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재단이 앞서 설명한 국내 및 해외사업의 기반을 공고히 하고 태화의 브랜드 가치를 더 많은 대중들과 공유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한 것이다.

더 큰 사랑을 나누기 위해 미래를 꿈꾸다
90주년이 되던 2011년, 재단은 중장기 발전 계획인 ‘태화 비전 2015’를 발표했다. ‘미래를 여는 복지 중심’이라는 비전에 따라 섬김 역량 강화, 나눔 영역 확대, 선도적 복지 경영이라는 목표를 중심으로 재단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섬김 역량 강화는 구체적으로 사회복지 전문 인력 양성과 선도적 사업 개발 및 시행이다. 재단은 전문 역량 강화를 위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직급, 직무 교육 등 역량 강화 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우수 직원을 선발하여 해외 연수를 통해 선도적 사업 개발에 앞장 서 나갈 계획이다.
나눔 영역 확대는 국내·해외 사업 영역 확대 및 네트워크 구축으로 구체화된다. 캄보디아 바탐벙 태화지역복지센터 운영을 보다 안정화하는 한편, 라오스 비엔티엔 태화지역복지센터를 개관하여 사업을 시작하는 것도 계획에 들어있다.
마지막으로 선도적 복지 경영은 ‘태화’ 가치 제고 및 표준화된 행정시스템 구축을 통해 추진된다. 체계적인 행정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법인 정관·규정 및 사업기관 규정을 정비하고 통합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며 ‘태화’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모금사업을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미니인터뷰>

“개척 정신과 사랑의 정신을 바탕으로 사회복지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겠습니다”
유 영 덕 태화복지재단 사무총장

재단을 운영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신이 있다면
92년을 지나 100년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태화의 사업과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선구자적 소명의식 계승입니다. 태화는 선교사들의 헌신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에 초심을 잃지 않고 그분들의 개척 정신과 사랑의 정신을 계승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사회복지의 씨앗을 뿌린 사회복지관의 효시로서, 언제나 시대정신을 반영한 선도적 사회복지프로그램을 개발하며 선구자적 역할을 감당할 것입니다.
둘째는 어떠한 경우에도 사회복지의 가치와 철학을 목숨처럼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태화가 모금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자칫 모금의 성과에 집중하다 보면 모금의 본질인 태화의 명분과 가치를 잃어버리고 수단이 목적을 정당화하는 목표전치 현상이 우려되기도 합니다.
저는 사무총장으로서 새로운 사업의 개발이나 운영체계 구축이든 모금이든 사회복지의 가치와 철학을 훼손하지 않고 수행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새로운 도전과 변화도 중요하지만 그 것이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적 연대의식, 배분적 사회정의라는 사회복지의 가치 안에서 수행될 때 의미가 있다는 뜻입니다.

재단이 추구하는 복지란
재단에서 추구하는 복지라기보다는 총장인 제가 생각하는 복지를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기로는 진정한 복지란 일방적인 시혜가 아닌 상호주의에 입각하여 당사자 중심의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기관이 줄 수 있는 것, 주고 싶은 것을 제공하기 보다는 지역사회나 당사자가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할 때 참 복지로서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사회복지기관이나 사회복지사는 문제 해결자나 원조자라기보다는 매개자, 촉진자, 중재자의 역할이 더 강조되어야 할 것입니다.
예컨대 저희 재단은 해외사업의 경우 지역사회가 가진 특정 문제와 욕구에 한정하여 단기성 프로젝트가 아닌, 지속적으로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주민이 주체가 되어 지역사회 변화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업 초기에는 저소득·취약계층 지역주민의 기초 생활 증진을 위한 지원과 사회구성원으로서 보편적으로 누려야 하는 사회적 기능을 보완하기 위한 사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해야 하겠지만 점차적으로 지역주민이 수혜자가 아닌 지역사회 주인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그들이 스스로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참 복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앞으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태화복지재단은 ‘태화 비전 2015’를 통해 태화 100년을 향해 전진하고 있습니다. ‘미래를 여는 복지 중심’에서, 미래를 열겠다는 것은 앞장서서 새로운 복지의 미래를 개척하겠다는 뜻입니다.
가장 소외된 이웃을 위한 섬김과 나눔을 실천하며 92년을 걸어온 태화가, 앞으로도 가장 척박하고 어려운 곳, 도움의 손과 발이 닿지 않는 구석구석까지 먼저 찾아가겠다는 것은 우리의 다짐이자 바람입니다. 
또한, 재단이 가진 사회복지 전문성을 나누고 다양한 분야와 소통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사회복지 허브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태화의 가치를 실천하다보면 미래에 필요한 사회복지사업이 무엇인지 발견하고 개척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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