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_ 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

지난해 11월 27일 광화문광장에서 여성폭력근절을 위한 여성단체 공동 기자회견이 열렸다. 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11.25~12.10)을 기념하여 모든 여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고 여성폭력 피해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자리가 되었다. 

여성폭력은 성차별에서부터 시작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 전국연대(전국 11개 단체), 전국가정폭력상담소협의회(전국 134개소), 전국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협의회(전국 20개소), 전국이주여성쉼터협의회(전국 19개소),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의전화(전국25개지부),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UN인권정책센터 등에서 참가했다.
여성폭력피해자 추모 및 여성폭력 근절을 위한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결의문에서 여성폭력범죄에 대한 경찰의 인식 및 집행 체계 개선 요구, 여성폭력피해자들의 인권 회복 및 이에 대한 국가의 책무와 이행을 강조했다. 또한 여성폭력범죄에 대한 국가대책의 전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밖에 ▲가정폭력범죄처벌법 목적 조항 개정 ▲여성 살해 범죄 공식통계 마련 ▲여성폭력 예방교육 공교육 실시 ▲가정폭력가해자 상담조건부기소유예 폐지 ▲가정폭력범죄자 체포우선제도 도입 ▲스토킹방지법 제정 ▲성폭력 피해자 무고죄 예외조항 마련 ▲국회윤리법 개정하여 여성폭력 정치인 퇴출 ▲가정폭력방지법 전면 개정 등을 요구했다.
정춘숙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여성폭력의 원인은 성차별에서부터 온다. 성 평등한 세상이 와야 하고, 여성폭력이 근절돼야 하며,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김금옥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성평등은 한 국가의 민주주의와 인권, 정의와 평화의 척도”라면서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의 성평등 지수는 OECD 국가 중 최하위로 점점 후퇴하고 있다.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김 공동대표는 기자회견이 있던 날이 18대대통령선거 공식 유세가 있던 날임을 언급하며 “거짓말 같은 슬로건에 여성을 갖다 붙이는 대통령 후보를 심판하고 성폭력을 근절할 수 있고 성평등 가치가 실현되는 정책 펼칠 사람을 선택하는 주인공이 바로 여기 모인 사람들”이라며 발언을 마쳤다.
유숙영 전국가정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는 “가정폭력의 중요성이 사회적으로 부각되지 않는다”면서 “아직도 가정폭력을 사회적 범죄로 치부하지 않고 개인적인 폭력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여성평등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규탄했다.

여성의 일생에 남아 삶 파괴하는 ‘성폭력’
각 대선 후보 캠프에서 기자회견장을 찾아 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을 기념하고 여성폭력 피해의 심각성과 대책 마련에 대한 내용안을 발표했다. 
문재인 전 후보를 대신하여 참석한 남윤인순 민주통합당 의원은 문 후보의 메시지를 낭독했다. 남윤인순 의원은 “올해도 여성과 아동에 관한 성폭력이 발생했다. 이 시간에도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가정폭력과 성폭력에 신음하는 여성과 아동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가 국민을 지켜주지 못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깊은 폭력의 고리를 사회가 함께 책임지고 끊어내야 한다.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정희 전 후보는 “한국사회 여성들은 낮은 지위로 인해 가정에서, 일터에서, 거리에서, 각종 시설에서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고 질타했다. “성폭력·성희롱은 자신이 일하는 자리에서 여성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도록 만든다. 여성에 대한 성폭력은 일생에 남아서 여성이 일어서기 어려울 정도로 여성의 삶을 파괴한다”며 심각성을 강조했다.
이어 “피해자에 대한 국가의 책임, 충분한 치료와 생존할 수 있는 영역의 보장과 보상이 필요하다. 가해자에 대한 완벽한 교육으로 성폭력의 악순환이 없도록 해야 하고 국가의 공권력 현장에서 보호받지 못한 성폭력 사건에 대한 사과가 필요하다”며 발언을 마쳤다.
공동행동은 작년 4월 발생한 수원살인사건을 계기로 수원살인사건 여성긴급행동 성명서를 발표하고 거리행진 및 광화문 1인 시위를 진행해왔다. 6월부터 매주 화요일 광화문에서 1인시위(당신과 함께하는 기억의 화요일)를 이어왔으며 이날 기자회견 후 오후 12시부터 1시까지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주변 20미터 간격으로 26차 릴레이1인 시위를 벌였다. 
글·사진/ 박선미 기자

박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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