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_ 故우동민 활동가 추모제

故우동민 활동가 2주기 추모제가 지난달 2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열렸다. 우 활동가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농성을 벌이다 지난 2011년 1월 2일 급성폐렴으로 목숨을 잃었다. 장애해방운동가 우동민2주기추모제 준비위원회는 중증장애인으로서 자립생활을 위해 애쓰다 사망한 우 활동가의 뜻을 기리고 장애인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결의를 다지기 위해 추모제를 개최했다.

 

박김영희 장애해방열사 단 대표는 “우동민을 보낸 지 벌써 2주기다. 추운 겨울에도 활동보조서비스를 받지 못해 밤을 꼬박 새야하는 장애인이 아직 있고, 장애를 가졌단 이유로 차별받는 일이 아직도 있다”며 비통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장애인이 눈물 나지 않고, 한숨 없고, 웃는 세상이 오면 우동민을 기억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또 하나의 실천으로 그가 원했던 것들을 과제로 삼아 기억을 새록새록 만들어 가야한다”며 추모발언을 마쳤다.
명숙 국가인권위원회제자리찾기공동행동 집행위원은 “겨울에 햇볕과 그늘의 차이는 너무 크다. 햇살이 잠깐만 비쳐도 온기가 느껴지는 게 겨울이다. 장애인권의 현실은 추운 겨울”이라며 운을 뗐다. 그는 “인권위의 역할은 장애인 인권 침해와 차별을 가로막고 있는 권력과 자본을 치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노력보단 햇볕 가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또한 “여기 모인 분들의 마음이 추운 것은 우동민 활동가의 뜻을 받아 제대로 된 장애인인권보장, 제대로 된 인권위 찾기 실천 등 갈 길이 멀다는 것에 있다. 장애인 인권을 왜곡하는 인권위가 제대로 된 기능 못하는 현실에 맞서 싸우겠다”며 발언을 마쳤다. 

추모 발언 후 장애인노래패 시선의 추모 공연과 우동민 활동가 어머니의 유가족 발언이 이어졌다. 우 활동가 어머니는 “(아들이) 한 번도 사람답게 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는데 하찮은 동민이를 위해 모든 분들이 나와 주셔서 어머니로서 말할 수 없이 고맙다. 죽음이 헛되지 않았다”며 발언을 마쳤다. 우동민 활동가는 1968년 태어나 38년 간 집과 시설에서 지내다 지난 2005년 자립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2005년 정립회관 민주화투쟁 참가를 시작으로 2006년 활동보조인제도화투쟁, 2008년까지 성람 및 석암 재단 시설 비리 척결 투쟁,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투쟁 등 수많은 현장에서 장애인들을 위해 앞장서서 목소리를 높이고 활동을 지속했다.
그는 2010년 12월 3일 장애인활동지원법의 올바른 제정과 국가인권위원회 현병철 위원장 사퇴 촉구를 외치며 인권위에서 농성 중 폐렴에 걸려 응급실로 호송됐다. 12월 8일 한나라당 규탄 기자회견 항의 방문 투쟁 중 병세가 악화돼 2011년 1월 2일 급성폐렴으로 사망했다.

 

추모현장에는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우동민 활동가를 기억하고 그의 뜻을 다시금 상기시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현장에서 만난 박길연 인천민들레장애인야학 교장은 “우리를 대신해 먼저 간 동지를 애도하고 추모식을 계기로 우리가 앞으로 해 나가야 할 활동들을 다짐하기 위해 왔다”고 참가 소감을 말했다.
박 교장은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장애인들은 권리로서 (정부에) 요구해 왔지만 들어주지 않아 활동가들이 몸으로 부딪치는 투쟁을 해 왔다. 제도가 생기고 조금씩 바뀌는 것들이 있지만 여전히 세상은 아직도 바뀌지 않는다”며 통탄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어 “우동민 활동가는 인권위에서 장애인의 인권을 찾고, 지키기 위해 추운 날씨에도 농성을 지속해왔다. 그런 와중에 병까지 얻어 세상을 하직했다. 그가 여기 있을 때 우리는 집에서 잠을 잘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박 교장은 “복지는 필요한 곳에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지원을 해줘야 하지만 복지 안에도 장애인은 배제돼 왔다”며 “정부는 장애인에게 맞춤형 지원이 아니라 갇혀 있는 삶, 정부의 시설 정책은 장애인이 집을 못나오게 하는 것”이었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박 교장은 2006년부터 인천민들레장애인야학을 운영해 오고 있다. 교육의 기회를 제공받지 못한 성인 장애인 중심으로 숫자, 한글 교육과 문화예술프로그램 등을 통해 자존감을 높이고 사회성을 길러주는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학생은 30명 정도이며 시설에서 나온 무연고자들이 많다.
그는 “여전히 (활동가들이) 광화문에서 135일째 농성을 하고 있다. 차가운 바닥에서 우리 동지들은 투쟁하다가 서비스를 못 받고 떠나게 될는지 모른다. 최소한 인간다운 삶을 위한 것들인데 참 힘들다”며 안타까워했다.
 글/박선미 기자
 사진/이가영 기자

박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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