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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품을 실천하는 예술가를 꿈꾼다
이가영 기자 | 승인 2013.03.12 10:11

모임_Would be Artist

베품을 실천하는 예술가를 꿈꾼다

그림그리기를 단지 대학 입시의 도구로서가 아닌 열정의 표출과 나눔의 방편으로써 바라보는 이들이 있다. 바로 동일여고 미술 동아리 우드비아티스트.
교사와 제자가 마음을 모아 진심어린 사랑을 퍼뜨리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우드비아티스트의 지도사인 이균순 교사는 동일여고의 유일한 미술교사로서 약 1년간의 기획 후 미술동아리를 만들었다. 2010년 겨울, 그는 미대 입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동아리를 만들었지만 활동을 입시 공부에만 한정해두지 않았다. 이 교사는 무엇보다 아이들의 생각의 지평을 넓혀주길 원했고 그랬기 때문에 다양한 활동과 봉사 프로그램도 계획했다.
“요즘 현대 미술의 화두는 소통이에요. 그런데 봉사에는 소통이 가장 직접적인 역할을 하잖아요. 봉사가 아이들의 실기 능력을 당장 향상 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내적 성숙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봉사를 하면 재미도 크고 의미가 있겠다고 판단, 아이들과 함께 활동을 시작했다.

무료치과 진료소, 낙후지역 벽화 그리기 활동

 


동아리가 벽화 그리기 활동에 돌입하기 전 이균순 교사는 학교 측에 낡은 학교 벽에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달라고 제안했다. 벽화를 망치면 다시 그 위에 흰 페인트를 직접 덮겠다고 할 정도로 의욕이 있었다.
실력과 경험을 쌓은 우드비아티스트는 2012년 3월, 금천장애인종합복지관 무료치과 진료소의 사방 벽화 작업을 맡았다. 이균순 교사는 장소가 치과이고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때문에 편안함을 줄 수 있는 컨셉을 제시했고 그에 따라 학생들이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냈다. 작업은 6명의 학생들이 힘을 모아 2주간 주말을 이용해 진행됐고 집중한 결과 빠르게 완성됐다. 
이 교사는 “벽화 작업 난이도가 높아져 걱정을 했다”며 “하지만 아이들이 점점 자신감이 생겼고 역량이 커져 어려운 것들을 다 해낼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2학기 동아리 부장 문지수 학생은 “치과실이 공간이 좁고 실내라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는 등 어려움도 있었지만 학교에서 벽화를 그린 경험이 있고 동아리원들과 함께 해서 덜 힘들었다”고 말했다.
치과실 벽화 완성 후에는 개소식도 열렸다. 식에서 감사장을 받은 학생들은 주요 인사들과 장애인들이 전하는 감사에 마음이 뭉클해짐을 느꼈다.
또 그들은 낙후지역이 많은 금천구 일대에서 지역 벽화활동도 벌였다. 2012년 6월과 9월, 시흥 5동에서 벽화를 그렸는데 인근주민들이 매우 흡족해 했다.
이경지 학생은 “작품이 미흡한데도 선생님들이나 친구들이 좋아해줬고 칭찬도 많이 들었다”며 “감사할 따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벽화 그리기는 수정이 어렵고 일반인들도 항상 보는 ‘작품’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단순한 봉사 활동을 넘어 전문성이 요구된다. 아무나 쉽게 할 수 없고 지도사의 손이 많이 가는 등 실력이 기본적으로 갖춰져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우드비아티스트 측에서 특화시켜 나갈 예정이다.

치매어르신 미술 재활 활동


우드비아티스트는 청담사회복지관 치매어르신 미술재활 봉사도 하고 있다. 이 활동은 어르신 색칠도움 활동을 사업화시킨 것으로 단순 말벗 봉사가 아닌 할머니들이 주체가 되도록 하는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균순 교사는 “미술치료는 할머니들 본인이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치료효과가 있다”며 “어르신들의 심신 안정도 되고 자신감도 심어드리게 된다”고 밝혔다.
2학기 동아리 차장 김채원 학생은 “중증 어르신들이다 보니 이해하시는데 어려움이 있고 쉽게 못 따라오셔서 처음에는 하기 싫어 하셨다”며 “하지만 계속 찾아뵙고 친구들이 가족처럼 대해드리니 할머니들도 마음을 여셨다”고 말했다.
실제로 복지관 어르신들은 우드비아티스트 학생들이 활동을 마치고 돌아갈 때 직접 배웅도 해주었고 그들과 함께 하는 활동을 반기게 됐다.
백진주 학생도 “할머니들이 딸같이 챙겨주셔서 기분 좋게 활동할 수 있었다고 당시를 기억했고 이 교사도 아이들이 치매 어르신임에도 살갑게 잘해서 놀랐다”고 전했다.
이들은 치매어르신들이 만든 작품을 가지고 미술 전시회도 열었다. 어르신들은 본인의 작품을 보며 자부심을 갖고 기뻐하는 등 반응이 좋았다.
그에 힘입어 우드비아티스트는 앞으로도 어르신 미술 작품 전시회를 열 계획을 갖고 있다. 

멘토링 활동과 저소득 가정 기부


동아리의 활동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들은 멘토링 봉사에도 참여했다. 미술 반 단원이 모두 참여해 금천구청의 자원봉사센터와 연결하여 다문화가정, 장애인 등의 아이들과 미술 활동을 한 것이다. 처음에는 이 교사가 항상 상주해 있었지만 나중에는 멘토와 멘티만 연결해 주면 단원들이 알아서 할 정도로 활동 진행에 능숙해졌다.
1학기 동아리 부장 정서영 학생은 “시험 전주에 멘토링 일정이 잡힌 적이 있어 기분이 조금 좋지 않은 상태로 나간 적이 있는데 아이들은 그런 걸 모르고 재미있어 하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김지연 학생도 “다른 학교에는 이런 활동을 하는 미술반이 거의 없는데 우리는 고등학생일 때 멘토링 활동을 할 수 있어 좋은 경험이였다”고 말했다.
멘토링 활동은 동아리 측에서 직접 기관에 가서 일을 찾거나 외부에서 오는 의뢰를 통해 이뤄진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 멘토링은 동아리가 인근 초등학교에 전화를 해 연계된 경우다.
또 그들은 비즈공예 물품을 만들어 축제 때 판매한 후 수익금 전액으로 학용품을 구입해  저소득장애인가정에 지원하기도 했다.

타인과 함께하는 꿈 나눔


우드비아티스트의 활동은 강제가 아닌 자발적으로 이뤄진다. 이 교사가 카페에 봉사활동 공지를 하면 원하는 학생들이 참가하는 식이다. 이들에게 가장 곤란한 점은 빠듯한 시간. 미술반 학생들은 실기 연습도 중요하지만 성적도 좋아야 한다. 공부에 많이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활동에 있어 학생들이 힘들어 지는 부분은 이균순 교사 쪽에서 정리를 해왔다.
이렇듯 지도자의 케어 아래 이뤄지는 활동이기에 학생들은 교사를 의지를 할 수 있었고 힘든 것들도 이겨낼 수 있었다.
류왕비 학생은 “기존에 하고 있는 활동 이외에도 선생님이 다른 활동을 끊임없이 찾아주시고 낙후된 지역, 골목 꾸미기 자료를 주신다. 선생님 도움 없이는 할 수 없었다”며 감사를 전했다.
이균순 교사는 항상 미술이 대학 입시의 수단으로 쓰이는 것 외에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도구로 사용되는 방향을 생각해본다.
그는 “단원들이 자기만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미술은 개별적인 작업이어서 굳이 공동체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 있는데 우리 동아리 학생들은 우드비아티스트라는 이름으로 공동체 의식을 갖고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을 갖고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기대했다.
설경민 양도 “우드비아티스트 활동은 세상과 소통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활동을 통해 우리의 직업이 세상에서 어떻게 쓰일 수 있을까,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설 양은 벽화 봉사나 장애인 돕는 일을 많이 보러 다니면서 그런 마음을 품게 됐고 디자이너라는 꿈에 나눔을 포함시켜 훗날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포부가 있다.
우드비아티스트는 지금껏 그래 왔듯 2013년에도 쉬지 않고 달려갈 것이다. 벌써 낙후지역 담당자가 동아리 팀과 같이 작업을 하고 싶다고 연락을 해왔다. 그동안 봉사를 했던 곳에서도 동아리와 지속적으로 활동하길 원한다.
인터뷰를 마칠 즈음 정서영 양이 즉석에서 불우 가정에 책상 등의 가구를 만들어 주자는 의견을 냈고 이균순 교사는 괜찮은 생각이라며 개학 후 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교사와 학생간의 경직된 관계가 넘치는 현실 속에서 사제지간에 스스럼없이 생각을 나누고 소통하는 그들을 보며 왜 우드비아티스트의 활동이 그처럼 끈끈하고 활기 있게 진행되는지 알 것 같았다. 단원들의 바람처럼 우드비아티스트 팀원들이 이 땅에 따뜻함을 전하는 훌륭한 예술가들이 되길 희망한다.

 

글/이가영 기자
사진자료/우드비아티스트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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