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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보호사 우롱하는 ‘처우개선비’처우개선비 10만원 주고 서비스시간 6시간 축소… “복지부의 꼼수” 비난
시설 통해 지급되다보니 처우개선비가 오히려 임금 삭감 카드로 ‘악용’도
박선미 기자 | 승인 2013.03.12 10:18

특집Ⅱ _ 요양보호사 처우개선비

정부는 요양보호사들의 열악한 처우개선을 위해 처우개선비 1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면서 요양서비스 시간을 축소해 버렸다. 결국 이용자들은 서비스가 줄고 요양보호사들의 급여 또한 물가인상 등을 감안할 때 오히려 삭감했다. 게다가 요양보호사들에게 지급돼야 할 처우개선비는 요양원으로 지급되다 보니 실질적으로는 요양보호사들에게 지급이 되지 않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다. 심지어 요양원에서는 처우개선비를 이유로 급여를 삭감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처우개선비 핑계 서비스시간 축소…복지부의 꼼수

# 최근에 요양원장이 근로계약서를 다시 쓰자고 해서 자세히 보니 임금이 지난달보다 10만원이 삭감됐다. 요양원 측은 처우개선비가 월 10만원 나오니까 임금을 삭감하자고 한다. 처우개선비는 우리들의 열악한 처우를 감안해 공단에서 요양보호사에게 지급하라고 지시한 사항이라고 아는데, 요양원 측이 임금을 삭감하자고 하는 것은 처우개선비를 자기들이 먹겠다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사인을 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경북 ㄱ 요양원 전화상담 요양보호사)

# 공단 직원이 이용자 댁을 방문 한 적이 있이 있어 왜 월 한도 시간이 줄어들었냐고 보호자가 불만을 터뜨리자 공단직원은 “요양보호사 월급 올려 주려고 시간을 줄였다”고 말했다. 세상에 이렇게 말할 수가 있냐. 요양보호사 처우가 너무 낮아서 처우개선비를 준다고 했는데… 이제는 어르신조차 요양보호사를 서비스 시간을 깎아 먹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누가 견딜 수 있겠냐.(ㄷ 재가센터 요양보호사)

보건복지부가 요양보호사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지급하고 있는 처우개선비가 오히려 요양보호사들의 급여를 삭감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특히 정부는 요양보호사들의 처우개선비를 지급하면서 그 핑계로 요양서비스를 줄여 이용자들의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결국 요양보호사들의 처우개선비가 이용자는 서비스가 축소되고, 요양보호사는 실질적인 임금삭감 결과를 가져와 요양보호사의 처우개선비로 복지부가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해 7월 국가인권위원회가 요양보호사의 노동인권 개선 권고에 따라 처우개선대책으로 월 160시간 기준 최대 10만원의 처우개선비를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시간당 625원 인상 꼴이다. 대신 요양서비스시간은 6시간 줄였다.
석명옥 전국요양보호사협회 회장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정부는 요양보호사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처우개선비를 2.5% 올린 정책을 수립했다. 그러나 현장 요양보호사들에게는 단돈 100원도 오르지 않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는 요양보호사들에게 직접 지급이 되는 것이 아니라 시설이나 기관을 통해서 지급되도록 했기 때문이란 게 석명옥 회장의 지적이다.
석 회장은 “정부에서는 처우개선비를 올렸지만 중간에서 어디로 새어 나가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의 경우는 낮은 처우를 받는 요양보호사들이 일자리를 떠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요양보호사들에게 직접 처우개선비를 지급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요양보호사들에게 처우개선비를 직접 지급하는 정책을 새롭게 짜야 한다”고 주문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전면개정 공동대책위원회와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돌봄지부는 “서비스시간 축소로 이용자는 서비스시간이 줄어들고, 요양보호사는 실질적 임금삭감을 가져왔다”며 “복지부의 꼼수로 모두가 불행해 지고 있다”고 분개했다.
최수복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돌봄지부장 대행은 정부의 처우개선대책이 조삼모사였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최수복 돌봄지부장 대행은 “복지부에서 처우개선을 이유로 수가를 올렸으나 재원은 늘리지 않고 방문요양서비스 이용 월 한도액을 고정함으로써 방문요양서비스 시간을 사실상 축소했다”고 비난했다.
논란이 일자 복지부는 지난해에 요양보호사 처우개선 논의과정에서 1185억원 정도의 예산을 마련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액수까지 밝혔다.
문제는 처우개선비를 지급하면서 방문요양서비스 월 이용한도액을 2012년도와 같은 금액으로 고정하고 이용시간은 축소하면서 결국은 이용자는 서비스시간이 줄고, 요양보호사는 실질적 임금 삭감 결과를 가져왔다는 데 있다.

지난해 동일 부담금 내고 서비스는 축소…이용자 불만↑

# 저희 할머니는 치매라서 보호자가 늘 붙어 있어야지 아니면 사건사고의 연속이다. 그래서 등급을 올려 받으려고 하지만 공단에서 안해준다. 그런데 월 한도 시간이 지금도 부족한데 더 줄이면 어떡하냐. 시간을 더 늘렸으면 늘렸지 줄이는 것에 반대한다. 할머니가 집에서 편하게 지내는 것이 가장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재가서비스를 활성화하는 것을 원한다.(ㅈ 어르신의 보호자)

3등급의 경우 월 한도액은 87만8900원으로 2012년도와 동일하지만, 이용시간은 2012년도에 월 88시간에서 2013년도에는 82시간으로 6시간이 줄어들었다.
복지부는 “방문요양 등 재가급여가 적정하게 이용되도록 하고 주야간보호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복지부의 설명은 사실과 다르다는 게 돌봄지부의 주장이다.
돌봄지부에 따르면 요양보호사가 방문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문요양 이용자가 81.40%이고, 주야간보호이용률은 6.80%에 불과하다.
결국 주야간보호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주야간보호 활성화를 위해 방문요양시간을 줄인다는 것은 핑계인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최수복 돌봄지부장 대행은 “언제 재가요양보호사들의 노동시간을 축소해 달라고 했냐”면서 “처우개선비를 받지만 월급은 예전과 다를 게 없는 조삼모사를 처우개선이라고 선전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냐”고 따졌다.
최수복 대행은 “이용자 만족도에서 40% 정도가 이용시간과 횟수가 부족하다고 응답하고 있지만 주야간보호시설은 재가 이용자들을 대거 받아들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결국 같은 돈을 내면서 요양서비스는 축소될 것이 뻔하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180분 기준으로 1등급은 2012년 33회에서 31회로, 2등급은 29회에서 27회로 각각 2회 줄고, 3등급은 25회에서 24회로 1회 준다.
요양서비스 시간 축소는 요양보호사들의 임금에 직격탄으로 돌아오고 있다.
요양보호사 평균임금 시급 7000원으로 계산할 때 월 4만2000원의 임금이 삭감되는 것이고 처우개선비는 82시간×625원=5만1250원이 된다.
이 금액에서 4만2000원을 빼면 9250원이 남게 돼 결국 전년대비 인상분은 1만원도 안되는 결과를 낳는다.

처우개선비 지급 상응 노무비 부담 증가…기관도 불이익

# 3등급은 88시간, 2등급은 98시간, 1등급은 112시간 최대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각각 6시간이 줄었다. 이용자들의 불만이 크다. 서비스시간이 부족하다며 요양보호사가 더 일해 주길 바라거나 등급을 올려서 시간을 늘리려고 한다. 특히 본인부담금은 지난해에 88시간 다 이용하고 내는 금액이나 올해부터 6시간 줄어서 낸 금액이 같으니 불만이 더할 수밖에 없다. 센터도 가운데서 입장이 곤란하다.(ㅅ 재가센터 센터장)

요양서비스 시간 축소에 따른 불이익은 기관도 마찬가지다.
요양보호사에게 지급하는 인건비 비중을 최대한 높여 양심적으로 운영하던 비영리기관일수록 처우개선비 지급에 상응하는 노무비 부담이 증가할 것이란 우려다.
최수복 대행은 처우개선비의 직접 지급도 요청했다.
그는 “시설 요양보호사의 경우 처우개선비가 요양기관을 통해 간접 지급된다는 점에서 여러 악용시도가 예상된다”면서 “그동안에도 포괄임금제를 악용하거나 휴게시간을 늘려 잡는 등의 탈법, 편법이 횡행해 왔고 이미 일부 시설에서 근로계약서 조작사례들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대행은 “처우개선비 지급을 둘러싼 편법과 부정을 없애려면 요양보호사에게 직접 지급되도록 해야 한다. 이미 보육교사 처우개선비 지급의 선례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차옥경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은 “복지부는 요양보호사들의 처우개선과 서비스 질 개선을 위해 구체적인 법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요양보호사들의 현실? “인권유린 그 자체”

그렇다면 요양보호사들의 현실이 어떻길래 처우개선의 목소리가 높을까?
요양보호사들의 현실은 저임금과 고용불안, 심지어는 성희롱 등 인권유린 그 자체라는 것이 현장 요양보호사들의 한 목소리다.
석명옥 전국요양보호사협회 회장은 “임금은 각종 허드렛일은 다 하면서도 아르바이트 수준에 불과하다. 재가요양보호사들의 경우 더욱 심하다”고 지적했다.
석 회장에 따르면 케어 대상 노인의 건강이 악화돼 병원에 입원이라도 하면 그 요양보호사는 다른 케어 노인이 생기지 않는다며 일자리는 그냥 없어진다.
특히 대상자나 그 가족이 본래의 임무인 노인 수발 외의 개사육이나 콩타작, 김장, 청소, 식당 일 등 부당한 일을 시켜도 반박하지 못한다. 이를 반박할 시 대상자나 가족은 그 즉시 요양보호사 교체를 요구한다.
기관장도 오히려 거들어 부당한 일을 하도록 강요 아닌 강요를 한다. 이를 어길 시 그 즉시 해고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경우가 많다.
석명옥 회장은 “정당하게 국가 자격증을 획득하고도 전문직으로서 직업에 대한 자긍심은커녕 노동권마저 땅에 떨어져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김영달 한국요양보호사협회 회장은 “적은 임금에 각종 허드렛일을 감수해야 하는 게 요양보호사들의 일이다”며 “요양보호사가 업무 중에 성희롱으로부터 피해를 보거나 업무와는 전혀 상관없는 손님접대, 김장 등 서비스 외 노무를 강요받는 경우도 있다”고 폭로했다.
성희롱·저임금·고용불안…노동인권 내팽겨진 요양보호사

실제로 요양보호사가 업무 중에 성희롱으로부터 피해를 보거나 업무와는 전혀 상관없는 손님접대 등의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요양보호사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업무 중 폭력·폭언·성희롱으로부터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가 시설 요양보호사의 약 81%나 됐다. 재가 요양보호사의 경우도 약 30%로 나타났다.
성희롱 가해 대상은 수급자뿐만 아니라 수급자 가족도 포함됐지만 이들에 대한 성희롱 예방교육도 제대로 실시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 대상 재가 요양보호사 중 절반 이상이 손님접대(24%), 김장(23%), 농사일(14%) 등 서비스 외 노무를 강요받았다고 응답했다.
특히 시설 요양보호사는 관장(56%), 석션(51%), 드레싱(21%), 배뇨관 삽입(5%) 등 의료행위와 같은 부당업무를 하게 된 사례도 확인됐다.
특히 전국여성노동조합 보고서에 따르면 야간 근무시 간호사 없이 요양보호사만 근무한 경우가 71%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요양보호사는 수급자의 체위변경, 이동 보조, 목욕 등의 업무로 인해 근골격계 질환이 높게 나타나고 있으나 업무와 관련된 보건 지침이나 교육 기회가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에는 입소자 2.5명 당 요양보호사 1명을 배치하도록 하고 있으나 전국여성노동조합의 보고서에 따르면 요양보호사 1인이 실제로 돌봐야 하는 입소자의 수는 주간에는 평균 9.7명, 야간에는 평균 16.5명이었다.
휴게시설과 관련해서도 요양보호사의 식사장소가 병실인 경우가 약 54%, 식사장소가 없는 경우가 약 33%로 장기요양기관 평가 지표 중에도 요양보호사의 휴게시설은 별도로 확인하고 있지 않았다.
임금은 최저임금 수준으로 생계형 일자리조차 안되고 있었다.
재가 요양보호사의 경우 시급은 6000~7000원 선이나 상여금, 식대 등 부가급여가 없거나 시급에 포함돼 임금을 산정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최저임금 수준에 불과했다.
시설 요양보호사는 4대 보험료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월 80만원 정도의 임금을 받고 있어 생계형 일자리로 정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설 요양보호사의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조사대상 기관 중 42%가 포괄임금제 적용사업장으로 확인됐다.
즉, 기본임금을 정하지 않은 채 시간외근로 등 법정 수당을 미리 정해진 월급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간주하거나 실제 근로시간에 관계없이 매월 일정액을 지급하는 형태의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하고 있었다.
현재 보건복지부가 제공하는 요양보호사 표준근로계약서에는 ‘제 수당, 퇴직금 없음’ 이란 문구가 포함돼 있거나 휴일근무, 가산임금에 대해 명시돼 있지 않았다.
게다가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하는 근무표상의 근로시간은 법정 근로시간을 근무시간으로 보고 나머지 시간은 휴게시간으로 본다’는 조항을 근로계약서에 포함해 실제로 12시간 근무를 하면서도 휴게(수면)시간 명목으로 4시간을 공제해 8시간만 근무한 것으로 기록해 법정 휴게시간을 악용하는 사례도 발견됐다.
또한 재가 기관의 숫자는 많고 그에 비해 수급자의 수는 적어서 재가 요양보호사의 경우 구조적인 고용불안정에 시달리고 있었다.
2011년 5월 기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재가 장기요양기관은 약 1만9918개소로 2008년 시행 초기에 비하면 5배 증가한 수치다.
요양 3등급 수급자(2010년 기준 17만5272명)가 재가 기관을 이용한다고 보았을 때 재가 기관 1곳 당 평균 서비스 대상자는 8.8명이므로 재가 장기요양기관 지정요건 중 인력기준이 한 기관 당 요양보호사 15명인 점을 비추어 수급자가 적은 상황이다.
한편 장기요양보험 수급자는 2011년 7월말 기준 31만4240명으로 전체 노인인구의 5.8%를 차지하고 있다.
요양보호사는 2010년말 기준으로 자격취득자는 98만3823명중 23만7256명이 취업해 활동하고 있다.
 글/김인수기자
 사진/복지연합신문 DB

박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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