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복지사93 _ 이미선 파주시지역복지협의체 간사

외동아이에 대한 이미지는 어떠할까. 형제·자매가 있어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나눔을 배워보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이 자리하고 있지는 않을까. 이미선 파주시지역복지협의체 간사의 부모님은 딸이 혹시 편협한 시각을 갖게 될까 걱정이 많으셨다고 한다. 이 간사의 부모님은 딸이 여행을 많이 다닐 수 있도록 권유했고 가족 간 대화를 자주 가져 진로결정 후에는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셨다. 일찍이 사회복지로 자신의 길을 정한 그는 청소년기 때부터 꾸준히 매주 주말 홀트아동복지회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나눔을 직접 체험했다. 학창시절부터 사회인이 된 지금까지 이 간사는 끊임없이 자신의 중심을 벗어나 더 넓게 세상을 바라보고 나와 다름을 수용하는 법을 익혔다. 

이미선 간사는 대학시절 사회복지와 노인복지를 복수전공하면서 다름과 틀림의 차이를 체득하고, 복지관에서 대상자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삶을 이해하게 되었다.
대학 졸업 후 고양시보육정보센터에서 We Start 보육센터 담당자로 일하면서 지역사회 저소득층 영유아를 대상으로 사례관리와 포괄적 보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를 했다. 영유아 사례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부모 면접을 우선해야 했다. 그럴 때마다 갑상선 질환을 앓던 어머니 몇몇 분이 약속 시간을 어기는 일들이 발생했다.
어머니들은 갑자기 무기력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복지관에 연락조차 취할 수 없었다. 그 당시에는 어머니들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이 간사 본인이 갑상선 질환을 겪은 후로 보다 더 구체적으로 그들의 삶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내 상황이 아닌, 다른 사람의 상황에 대해 함부로 해선 안 된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 동안 대상자를 내 관점으로 시각화를 많이 했다는 걸 깨달았고요.”

사회복지사의 덕목 중 하나 ‘타인의 관점 이해’
그 후 이 간사는 대학원을 거쳐 2011년부터 파주시지역사회복지협의체에서 일해 오고 있다. 지역사회복지협의체는 공공기관과 민간기관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기관이다. 협의체에서 민-관의 조율된 의견과 지역적 특징을 반영해 지자체에서는 4년에 한 번씩 중장기 복지계획을 수립한다. 
“복지관에서 하던 업무와 크게 다르지 않아요. 그때는 미시적인 관점을 가지고 사례관리를 통해 대상자에게 직접서비스를 전달했다면, 협의체에서는 거시적인 관점을 가지고 정책적으로 대상자에게 접근 합니다.”
이 간사는 중간관리자로서 지역사회복지협의체 회의를 운영하면서 민-관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맡고 있다. 협의체 활동을 통해 각종 현안에 대한 해결책을 바로 그 자리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중앙정부에서 실시하는 전반적인 복지정책의 변화가 중장기 지역복지계획 안에 포함되어 있음을 관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간사는 이러한 과정들이 “보람되면서도 안타까움도 같이 느낀다”고 말했다. 일선 사회복지 현장에서는 안타까움으로 그쳤지만, 협의체에서는 복지정책 변화의 흐름을 크게 바라볼 수 있어서 좋다고.
이 간사는 파주시 지역에 맞는 거시적 관점을 가지고 회의를 진행하고 한다. 한 달에 이뤄지는 회의만도 10~12회 정도. 대표협의체 회의가 연간 2회, 실무협의체는 연간 4회, 실무분과회의는 연간 6회가 진행되고 있다. 실무분과 회의에는 NGO시민단체, 사회복지기관과 지역아동센터, 상담소 등에서 104명의 인원이 참여하고 있다. 이 간사는 “이 분들은 봉사직으로 지역복지를 위해, 목소리를 내기 위해 참석한다”고 설명했다. 여러 가지 의견들을 조율해 하나의 의견으로 도출하여 중장기계획에 반영되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불쌍한 사람들에 대한 마음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데 이를 표현하는 방법은 다 다릅니다. 나와는 다른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고 협력하는 것이 사회복지사가 갖춰야 할 덕목이라고 봅니다.”

더 많은 후배들이 뒤이어 안착할 수 있었으면
자신의 의견만 고수하는 편협함이 없고 개방적인 편이라는 이 간사. 각 영역에 있어서 최대한 중립을 지키며 통합적으로 사안을 바라보려고 노력한다.
파주시지역사회복지협의체에서 일하는 인력은 이 간사 혼자뿐이어서 다양한 업무를 소화하고 있다. 협의체 회의운영 외에도 네트워크 자원공유, 공동사업 주관 업무 등의 일을 하고 있다. 복지자원을 연계하기 위해 복지시설을 파악하는 것도 이 간사의 핵심 업무다. 이 일을 하면서 예전에 복지관에서 사례관리를 하며 대상자를 만나고 자원 조사하던 때를 떠올린다. 이 간사는 “대상자에 대한 관심을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하고, 발생되는 사건이나 이슈들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면서 “현장에서 일해본 사회복지사가 아니었다면 여기까지 못 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전에는 대상자를 직접 만나고 자원연계를 도왔다면, 이제는 사회복지사로부터 대상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관의 프로그램에 대해 갑론을박할 수 있는 것이 변화된 부분이다.
이 간사는 사회복지사의 역할을 정립해서 후배들에게 모델링이 되고 싶은 바람이 있다. 자원을 조직하고 지역사회의 이해를 가진 전문가. “객관적으로, 다관점에서 팀제를 이끌 수 있는 사회복지사가되고 싶다”는 소망을 비쳤다.  
글·사진/박선미 기자

박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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