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장애인 복지는 1981년 심신장애자복지법이 제정된 이후 1999년, 2003년도의 법의 개정으로 장애 범주가 15개로 확대되고 교육 및 경제적 지원이 질적, 양적으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시각장애와 청각장애를 가지고 살고 있는 시청각장애인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변화나 장애 특성에 맞는 지원이 이뤄지지도 않고 제대로 된 인식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시각장애와 청각장애를 가지고 살고 있는 시청각장애인에 대한 이렇다할 지원과 제대로 된 인식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천안 나사렛 대학교는 정화원 의원과 장향숙 의원과 함께 15일 국회도서관 대회의실에서 시청각 중복장애인의 현실과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논의해보고자 "시청각중복장애인 교육과 재활 국제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일본판 헬렌 켈러로 불리는 도쿄대학 첨단과학기술연구센터 Barrier free 분야 후쿠시마 사토시 교수(시청각중복장애인)가 참석해 일본의 시청각장애인의 현황과 문제점 등을 제시하는 특별한 시간이 마련됐다.

후쿠시마 사토시 교수는 일본에서 생각하는 시청각장애의 정의에 대해 "명확한 정의는 없고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고 있다. 신체장애인 복지법에 근거한 관계법령에서는 시각장애와 청각장애가 개별적으로 제시되어 있을 뿐 시각과 청각의 장애가 중복된 상태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다"며 "이는 시청각장애의 독자적인 요구나 문제가 현재, 일본의 장애 인정방식으로는 적절하게 파악되고 있지 않은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필요한 서비스를 충분히 제공 받고 있지 못하는 것을 의미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는 "일본은 올해로 시청각장애인의 활동이 시작 된지 불과 26년이란 역사를 가지고 활동해오고 있어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며 "교육･재활･직업 훈련 등을 전문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기관이 일본에 존재하지 않다는 것과 시청각장애에 관해 의료･복지･교육 등의 각 영역의 관계자들에게 인식되어 있지 않는 것이 현 실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시청각장애를 가진 당사자조차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청각장애인의 자립과 사회참가를 추진시키고 그들의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자신의 장애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시청각장애인의 발견 △발견된 시청각장애인이 전문적인 훈련이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의 설치 △사회에 자립할 수 있는 인적, 물적 서비스 충실화 △시청각장애를 법적으로 독자적인 장애로 인정받아 법제도적, 재정적 뒷받침을 확립하는 것이 가장 시급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한국 시청각장애인의 사회적 현실과 사례 발표를 맡은 라파엘의 집 정지훈 원장은 "지난 20년 전 라파엘의 집에서는 소수의 시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도하고 다양한 방면으로 교육 방법을 모색해 보았지만 장애에 대한 인식이나 여건이 부족한 사회적 환경과 열의를 가진 전문가의 부재 등으로 이해 교육의 성과를 나타내지 못했다"면서 "이번 후쿠시마 사토시 교수를 비롯한 일본 시청각장애관련 주요 인사들의 방한으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는데 큰 일익을 담당할 것"이라고 이런 기회를 통해 시청각장애인 사회적 인식개선과 지지 기반이 형성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현재 국내에는 시청각중복장애인에 대한 현황이나 정부지원이 전무한 실정으로 이에 대한 대책이 절실하다는 당사자들의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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