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이슈 _ 박근혜 정부 복지정책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지 3개월째에 접어들면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박근혜 정부의 복지정책에 대한 논란이 만만치 않다. 박근혜 정부의 복지핵심은 ‘민생경제 회복과 창조경제 구현’이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일자리 창출 ▲민생안정 ▲경제민주화 ▲리스크관리강화로 요약된다. 특히 세부내용 중 최근 ‘국민행복기금’과 ‘손주돌보미사업’이 국민적 관심과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박근혜 정부의 복지를 짚어봤다.

“빚 갚은 나만 바보인가?”…논란 속 ‘국민행복기금’ 출범

박근혜 대통령의 중점 공약인 국민행복기금이 3월 29일 공식 출범했지만 대상자 범위와 도덕적 해이, 서민층 역차별 주장 등을 놓고 시작부터 논란을 일으키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국민행복기금은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6개월 이상 1억원 이하를 연체한 채무자의 빚을 최대 50% 탕감하고 나머지는 10년까지 나눠 갚을 수 있게 해준다.
6개월 이상 고금리로 원리금을 갚아 온 채무자가 10% 안팎의 저금리로 갈아타는 전환 대출은 4월 1일부터 즉시 시행한다.
채무조정 사업의 가접수를 4월 22일부터 30일까지, 본 접수는 5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받는다. 가접수를 하는 즉시 채권 추심이 중단된다.
국민행복기금이 적용되는 협약 금융회사와 대부업체는 4013개로, 전체 협약 대상 금융회사의 97%가 가입했다.
국민행복기금 접수는 캠코 18개 지점, 신용회복위원회 24개 지점, 16개 광역자치단체 청사 등에 있는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로 하면 된다.
금융위원회는 약 32만6000명이 채무재조정을 받고 또 앞으로 5년간 약 34만2000명이 바꿔드림론(전환대출)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시작부터 논란이 일고 있다.
당초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행복기금 공약을 통해 18조 원의 기금을 마련해 300만 명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혜택을 받는 사람은 이보다 훨씬 적은 약 67만 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형평성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열심히 빚을 갚아 온 사람들의 ‘나만 바보인가’라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누리꾼들은 “누구는 성실히 빚을 다 갚고, 누구는 탕감을 받고 어떻게 정책이 이럴 수가 있냐”, “기금이 세금으로 운영될 텐데 국민들이 나눠서 빚을 갚아주는 것 아니냐. 열심히 살아봐야 소용없다”는 비판의 글들을 쏟아내고 있다.
김정훈 국회 정무위원장도 출범식 영상 메시지에서 “성실하게 채무를 이행하고 있는 사람들이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민행복기금을 신중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손주돌보미사업은 보육제도 모르는 황당한 정책”
 
조윤선 여성가족부장관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 중 “서울 서초구 등에서 시행 중인 손주돌보미 사업정책을 검토 중”이라는 발언을 하자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이는 여성부가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손주를 돌보는 할머니에게 월 40만 원의 수당을 주기로 방침을 세운 것처럼 확산됐다.
그러나 이는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을 세우기는커녕 유관 부처인 기획재정부나 보건복지부와도 전혀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대통령 업무보고에도 포함되지 않아 여성부가 설익은 대책을 발표해 불필요한 논란을 유발했다는 뭇매를 맞고 있다.
한국여성민우회는 3월 21일 성명을 통해 “손주돌보미 사업이 당장은 반가운 정책일 수도 있으나 이는 보육제도의 기본조차 갖추지 못한 황당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누리꾼들의 비판여론도 빗발치고 있다.
“줄 거면 할아버지도 드려야죠~ 할머니만 손주 보라는 건가요… 아예 안 하는 게 나을 거 같아요” “할머니 없는 사람들은 가짜 할머니라도 만들어야 하나?” “남의 손주도 아니고 자기 손주를 40만 원 받고 키워? 나라가 미쳐가네” 등의 부정적인 댓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비난이 빗발치자 여성가족부는 한발 물러섰다.
조윤선 장관은 한 TV 인터뷰에서 “돌보미 사업 예산이 2700억이 넘는데 수혜를 넓혀야 되기 때문에 질적으로 양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숙제인데, 어떻게하면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대책을 강구할 수 있을까 하는 의견수립 과정이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도 “영유아 보육을 담당하는 보건복지부 등 관련 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2014년 정부 예산에 반영되면 내년부터 본격 시행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초구는 2011년부터 친손주와 외손주를 둔 할머니를 전문 아이돌보미로 양성하는 손주돌보미 사업을 시행 중이다.
25시간의 양성교육을 받은 할머니가 막내가 만 12개월 이하인 두 자녀 이상인 가정에 월 40시간 아이돌보미 서비스를 제공하면 시간당 6000원의 임금과 교통비 3000원을 서초구에서 받는다.
여가부는 손주를 돌보는 할머니가 아이돌보미로 일하면 양성교육 시간을 얼마나 면제할 것인지 등의 세부사항은 아직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 혼란 불러일으키는 ‘기초연금’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공약 중 하나로 꼽히는 ‘기초연금’에 대해서도 시끄럽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현재의 2배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 인수위원회에서는 2월 22일 발표한 국정과제에서 ‘소득계층과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따라 모든 노인에게 현재의 2배가 아닌 최소 4만 원에서 20만 원까지의 기초연금을 주겠다’고 했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국민연금을 수급하고 있는 65세 이상 노인 약 180만 명은 자신이 납부한 국민연금의 가입기간에 따라 기초연금을 4만 원에서 10만 원 또는 14만 원에서 20만 원까지 받게 된다.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수록 기초연금도 많이 받게 되는 것이다.
최동익 민주통합당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신규수급자들의 생애평균 월소득액과 가입기간을 분석한 결과 생애평균 소득이 많을수록 국민연금의 가입기간이 긴 것으로 분석됐다.
예를 들어 생애평균 월소득액이 23만 원 미만인 최저소득층 신규수급자들의 국민연금 평균가입기간은 평균 77개월에 불과한 반면, 생애평균 월소득액이 345만 원 이상인 최고소득층 신규수급자들의 평균가입기간은 평균 238.5개월로 나타났다.
이 두 소득계층간의 가입기간 차이가 무려 161개월이나 발생하고 있었다.
인수위 기초연금안대로 진행된다면 기초연금은 동일한 소득구간 내에서 가난한 국민에게는 적게 주고, 오히려 부자 국민에게 더 많이 주는 소득역진적인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국민연금은 사회보험제도이기 때문에 당연히 동일한 소득이라 하더라도 국민연금의 가입기간이 길면 연금수급액도 많아진다.
최동익 의원은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따라 차등지급하겠다는 인수위의 기초연금안은 소득역진적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며 폐지를 주장했다.
최 의원은 “인수위가 제시한 이 선별적 기초연금안대로 진행된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부자를 위한 대통령, 약속을 어기는 대통령’으로 남게 된다”고 지적했다.

5년 내 고용률 70% 달성, 일자리 238만개 창출

고용률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 공약이다.
박근혜 정부는 현재 64%인 고용률을 임기기간인 5년 내에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이를 위해 대통령 임기인 2017년까지 238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여성과 청년층의 고용률을 끌어올리는 것에 핵심을 두고 일자리 창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우선 청년들을 위해서는 ‘스펙초월 채용시스템’이 도입된다. 즉, 스펙보다는 실력을 더 중요시 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된 것이다.
일례로 실력으로 성공한 전문가를 멘토로 지정해 ‘멘토스쿨’을 만들고 스펙과 무관하게 열정 있는 청년들을 모집해 교육을 제공한다.
일단은 시범적으로 올해 8곳의 멘토스쿨을 운영하고, 기업도 연계해 채용까지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여성들을 위해서는 여성이 일을 하는데 가장 부담으로 작용하는 임신, 출산, 육아 대책마련이다.
고용부는 우선 육아휴직 대상 자녀의 연령을 현행 6세에서 초등 3학년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임신 중 근로시간단축 신청제를 도입해 임신 12주 이내와 36주 이후에 하루 8시간 근로시간을 6시간만 일 하도록 할 방침이다.
정년도 임금피크제와 연계해서 2017년부터 60세까지 의무화하도록 할 예정이다.
고용부는 일자리 질 향상을 위한 대책도 내놨다.
우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계획을 추진한다.
먼저 공공기관의 지속적 업무를 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계획을 2015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대기업의 고용형태별 차별에 대해서는 징벌적 금전보상제도가 도입된다.
이밖에도 최저임금미준수 사업자에 대해서는 시정조치 없이 바로 사법처리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복지공약 사기혐의로 박근혜 대통령 검찰에 피소

한편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복지공약을 거짓으로 내세웠다는 이유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등 4개의 복지 및 노인단체가 3월 8일 서초동 서울 중앙 지방검찰청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진영 보건복지부장관을 사기 및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했다.
고발 내용은 허위사실공포와 사기죄다.
이들은 고발장에서 “박 대통령은 지난 19대 대선 때 공약집과 텔레비전 토론회, 거리 현수막 등을 통해 ‘4대 중증질환 진료비를 100% 보장해주겠다’고 수차례 공약했고 이에 힘입어 당선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행법으로도 이미 4대 중증질환 비급여 항목은 90% 이상 보장하고 있으므로, 비급여 포함 병원비 100% 보장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며 “100% 보장 여부가 핵심인데 이를 속였으므로 박 대통령은 대선 당시 허위사실을 공표하고 국민을 기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기초연금도 모든 계층 노인에게 20만 원 씩 지급하겠다고 했었으나 현재 국민연금 수령자에겐 차등지급하는 방안으로 수정 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난 3월 6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진영 장관 후보자가 4대 중증질환 진료비 100%보장 등의 복지공약은 선거 캠페인용 문구였다고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고발인들은 “박근혜 후보와 진 영 당시 선거캠프 국민행복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을 유권자들을 속인 사기죄와 공직선거법상 진실에 부합하지 않는 사항을 발표해 유권자의 판단을 그르치게 한 허위사실공포를 범했다”고 주장했다.
고발은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노년 유니온,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세상을 바꾸는 사회복지사 등 4개 단체가 참여했다.
 글/김인수 기자
 사진/공공누리,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외

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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