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_ 제123주년 세계노동절맞이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기자회견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한 연대와 저항

지난 5월 1일 사람들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꿈꾸는 이들이 국가인권위원회 앞에 모였다. 많은 장애인들과 관련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의 해단식이 진행됐다. 공동투쟁단의 해단식 직후 제123주년 세계노동절맞이 기자회견도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들은 장애인등급제 폐지, 부양의무제 폐지, 모든 고용환경의 차별 철폐를 외쳤다.

장애인, 동정의 대상 아니다
기자회견에 앞서 420장애인차별철폐공통투쟁단 해단식이 열렸다.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투쟁을 통해 장애인권을 쟁취하기 위한 연대투쟁단체다. 420공투단은 장애, 인권, 노동, 사회단체 등 28개의 공동대표단체와 83개의 참가단체로 구성됐다.
이날 해단식에서 420공동투쟁단은 “정부가 만든 ‘장애인의 날’은 장애인을 시혜와 동정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것”이라고 꼬집었다. 420공투단은 ‘장애인의 날’을 거부하고, 대신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을 재정할 것을 주장했다.
420장애인공투단은 지난 3월 8일 장애인차별철폐투쟁을 선포하며 출범했다. 이들은 제9회 전국장애인대회 개최와 2013년 5대투쟁요구안을 사회적으로 알리는 홍보 활동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420공투단이 홍보중인 420 장애인차별철폐투쟁 정책요구안으로는 ▲발달장애인법 제정 ▲수화언어권 쟁취 ▲장애인활동보조 24시간 쟁취 ▲부양의무제 폐지 ▲장애등급제 폐지 및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등이 있다.

장애인 고용, 비정규직…고용문제 되짚어보자
420공동투쟁단 해단식 직후 이어진 제123회 노동절맞이 기자회견에서는 고용 환경에서의 차별 철폐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컸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노동절은 단순히 쉬는 날이 아니다”라며 “비정규직, 장애인 고용 등 수많은 문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이어 “장애인등급제폐지는 물론이고, 세상 모든 차별받는 이들과 가난한 이들을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상희(노란들판 소속) 활동가는 “중증장애인은 교육을 받아도 고용되지 못할 것이라는 가족과 사회의 낙인이 문제”라며 “세상의 편견과 낙인 때문에 정규 교육과정조차 받지 못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자본속도와 이윤창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장애인 고용이 거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장애인이 노동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한 많은 이들도 김 활동가의 발언을 지지했다.
이형숙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장애인은 낙오자가 되는 경우가 다수”라고 하며 “사회적 약자나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이 되는 이들은 철저하게 노동현장에서 배제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이 공동대표는 “장애인차별철폐를 위해 5년째 활동 중이지만 아직까지 사회의 변화가 부족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차별 철페!” 투쟁 계속 될 것
제123주년 노동절맞이 기자회견에서는 고용 현실에서의 차별 외에도 차별에서 비롯된 다양한 문제점이 지적됐다.
훈창 활동가는 “장애인, 비정규직, 동성애 등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은 옳지 않다”며 “차별로 인한 분리가 초래되면 각종 사회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각자의 차별에 대한 저항은 계속 되어야 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배정학(활동보조인연대 소속) 위원장은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는 여전히 균형이 맞지 않는다”며 지적했다. 그는 “서비스 대상자는 확대되고 있지만 활동보조인에 대한 처우는 열악하다”고 호소했다. 배 위원장은 “활동보조인들의 처우 개선은 중증장애인들의 삶과 서비스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앞으로 활동보조인들의 처우 향상을 위해 계속 투쟁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 자리에 참여한 참가자들도 현재 사회의 차별과 복지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미국 애틀란타에서 10년 넘게 살았던 이제용(장애누리 소속) 씨는 “한국 복지가 문제가 많다. 장애인 복지는 유럽이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사람 중 수화가 가능한 사람은 60%에 이른다. 미국 경찰들은 수화할 줄 안다”면서 현재 한국 복지 현실을 아쉬워했다.
김경민 (사)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행정기획팀 간사는 “고용 차별과 사회의 낙인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김 간사는 “집회나 활동이 힘들기도 하지만 우리 권리를 스스로가 직접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글·사진/정지영 기자

<2013년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활동 경과>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지난 3월 8일 출범식을 시작으로 두 달 여간 장애인차별철폐를 위해 활발하게 활동했다. 지난 두 달 여간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의 발자취를 살펴보자.
3월 8일 420공동투쟁단 출범식, 광화문농성투쟁 200일
3월 15일  원주사랑의집 장성아씨 49제, 장애등급제 장애인계 대토론회
3월 22일  형제복지원 사건 관련 토론회
3월 26일  제9회 전국장애인대회, 장애해방열사 추모제
3월 29일  전국탈시설욕구조사 발표 및 대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4월 3일  제11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개막식(광화문 북측 광장)
4월 4~6일  제11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4월 12일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문화제
4월 15일  보건복지부 장관 면담
4월 17일  수화언어 및 농교육개선촉구 교육부 앞 기자회견
4월 19일  탈시설 대토론회
4월 20일  장애인차별철폐투쟁의 날
5월 1일  노동절, 420공동투쟁단 해단식

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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