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복지사96 _ 정유진 서대문장애인종합복지관 사무국장

남보다 먼저 자신을 알리고 표현하는 것이 일상화된 세상이다.
내가 중요해지면서 상대적으로 타인에 대한 배려는 부족해진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해가 무너지고 자신의 가치만 중요해진다면 건강한 사회라고 볼 수 없다. 정유진 서대문장애인종합복지관 사무국장은 모든 사람들이 평등한 세상, 장애인도 비장애인처럼 똑같은 꿈을 꾸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꿈꾼다. 그는 이기심이 고개를 들려고 할 때 한 발 물러서서 상대의 입장을 생각해보려 노력한다. 내가 바라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부터 달라져야 함을 알기 때문이다.

정유진 사무국장은 대학 졸업을 앞두고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한 강사로부터 사회복지기관에서 자원봉사를 하면 어떻겠냐는 권유를 받았다. 봉사활동을 하다가 일로 연계가 되어 사회복지사의 길을 걷게 되었다. 지금까지 약 20년간 재가복지, 청소년, 상담, 직업 재활 등 장애인 복지의 다양한 분야에서 일해 왔다. 
그가 현재 몸담고 있는 서대문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지난 1998년 9월 1일 개관했을 때부터 개관멤버로 입사해 팀장이 되고 사무국장이 되는 동안 십오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모든 관계의 기반 ‘경청·배려’
“예전에는 장애인 당사자가 서비스 받는 수혜자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당사자가 주체적으로 자신의 욕구를 반영하는 절차가 중요해 졌습니다. 또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방향으로 바뀌었고요.”
장애인복지 분야는 당사자들의 권리에 대한 욕구도 높고 사회복지사가 감당해야할 육체적인 강도도 높아 쉽지 않은 영역이다. 하지만 다양한 재활 전문가들과 함께 장애인을 위한 올바른 서비스 방향을 모색하고, 장애인이 지역 사회 내에서 자립기반의 발판을 마련하도록 일조하며 전문성을 가질 수 있는 특별한 장점이 있다.
그 동안 현장에서 장애인들을 접하면서 장애인복지의 실상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고, 이제는 그 경험을 살려 작년부터 장애인복지관의 전체적인 사업 총무, 사회심리재활사업, 직업재활, 사례관리 사업 등 총괄을 맡고 있다. 또한 관리자로서 일선에서 활동하는 후배 사회복지사들을 독려하고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게끔 관리하는 업무와 복지관 경영을 보좌하는 일을 하고 있다. 
모든 사안에 있어 정 사무국장이 강조하는 것은 ‘경청’과 ‘배려’다.
“장애인 당사자 입장에서 마인드를 가지고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일지 고민합니다. 당사자의 역할을 강화하고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 생각합니다.”
정 사무국장은 상대방이 하는 말을 최대한 경청하고 자주 접촉하여 대화의 빈도를 늘리고 공감할 수 있도록 자세를 낮춘다. 그러면서 단순히 감정을 표현하는데서 머무르는 것이 아닌 다음을 위해 ‘사실’을 중심으로 사안을 풀어내려고 한다. 현재 당사자가 또는 사회복지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함께 공유한다.

 
조직체계의 기본 ‘신뢰’
사무국장이 되면서 새롭게 세운 목표가 있다. 현장에서 사회복지전문가로서 일하면서 앞만 보며 달려왔다면 앞으로는 행정전문가로서 직원들의 전문성을 향상시키고, 이용자의 욕구를 파악하고 복지관 운영에 대한 역량을 높이겠다는 것이었다.
이용자와 종사자 간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하고 서로 존중하며 소통을 원활히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조직을 통솔하고 운영함에 있어 우선순위에 따라, 일의 경중에 따라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자주 발생한다. 정 사무국장은 모두를 아우르고 공감하며 경청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이 과정이 쉽지 않지만 전공서적을 찾아보기도 하고 관련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경험과 지식을 나누는 활동에 노력을 기울인다.
그와 더불어 사회복지사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도록 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과정에 대한 이해 없이 사실만으로 이야기가 전달되지 않도록 직원들 간 식사를 같이한다거나, 1대1 만남을 통해 소통의 장을 마련한다.
정 사무국장은 후배들이 겪고 있을 어려움을 너무도 잘 이해하고 있다. 그도 자신의 위치에서 일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을 때, 피드백이 없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해야 성장할 수 있을지 고민 했던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럴 때면 멘토들로부터 긍정적인 영향을 받으며 돌파구를 찾았다. 선배들로부터 받았던 밝은 영향력을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좋은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정 사무국장의 소망이다.   
“나와 함께하며 본인이 성장되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어요.”
 글·사진/ 박선미 기자

정지영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