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복지관 _ 우면종합사회복지관

옷장 안에 옷이 한 가득 차 있어도 내 몸에 꼭 맞는 옷이 없다면 무슨 소용일까. 이는 복지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사람마다 체형이 다르듯이 개인이나 지역이 처한 상황도, 필요로 하는 복지 혜택도 다르다. 아무리 많은 복지 혜택이 있어도 지역 수혜자들이 원치 않는 서비스라면 무용지물인 셈이다. 서울 서초구에는 한 지역 내에서 이용자들의 필요로 하는 복지 서비스가 확연히 차이 나는 곳이 있다. 이에 주민 각각의 요구에 부합하는 맞춤형 복지를 디자인 중인 우면종합사회복지관을 방문했다.

서울시 내에서 상대적으로 경제수준이 높은 편에 속하는 서초구.
그러나 우면산자락 아래의 우면동에는 서초구 내 유일한 영구임대아파트가 있다. 우면종합사회복지관은 바로 이곳에 위치한다.
지난 1994년 10월, 우면종합사회복지관은 영구임대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984세대를 지원하기 위해 개관했다. 우면영구임대아파트에는 수급자 233세대, 조건부 수급 7세대, 차상위 계층 81세대, 저소득 25세대가 거주 중이다.
지역 내에서 개인이 처한 상황이 상이하게 다르다보니 각각의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가 다른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같은 지역 내 주민들의 요구가 상이하게 다른 상황, 우면종합사회복지관은 지역 주민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 어떤 방법을 선택했을까?

위기가정 건강지킴이 ‘굿모닝 우면’
영구임대아파트의 경우, 신체적·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건강관리와 경제적 지원에 대한 복지 서비스가 우선적으로 실시된다.
우면종합사회복지관이 현재 활발하게 진행 중인 ‘굿모닝 우면’은 이들을 위한 수혜형 복지 사업이다.
굿모닝 우면은 지속적인 관찰을 필요로 하는 위기 가정 및 잠재적 위기 가정의 건강상태와 안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각 가정에 건강음료를 배달해 주는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음료 배달원들이 대상자의 안위를 매일 확인하는 역할을 병행하도록 조치했다. 배달원이 가정에 방문하며 거의 매일 안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주변 기업의 사회공헌 사업을 통해 방문하는 자원봉사자들이 매월 1회 방문 봉사한다. 자원봉사자들은 와상 환자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직접 방문해 집안청소, 외출도움을 비롯해 말벗 정서지원 서비스까지 실시한다.
이처럼 복지관 측은 ‘굿모닝 우면’ 사업처럼 주변 기업과의 연계를 통한 복지 서비스를 다양하게 꾀하려는 중이다. 서초구는 비교적 중소기업 및 대기업들이 밀집된 곳이다. 우면종합사회복지관은 이러한 지리적 특성을 십분 활용해 주변 기업으로부터 물질적·인적 후원을 받아 지역 주민들에게 제공한다.

장애인 자조모임 자립심UP…“우리 마을이 달라졌어요”
우면종합사회복지관 측이 수혜적 복지 서비스만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 주민들의 자립심을 높여주기 위한 사회 참여형 사업도 진행한다.
대표적인 활동이 바로 장애인 자조조직이다. 장애인 자조조직은 마을환경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임대아파트에 거주 중인 장애인 8명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이 조직의 활동은 크게 두 가지다. 폐식용유를 이용한 빨래비누 만들기와 마을 화단 가꾸기다.
화단 가꾸기 사업은 지난 4월부터 실시됐다. 자조조직을 통해 마을 화단을 직접 가꾸며 마을 환경 개선뿐만이 아니라, 참여자들에게 주인의식을 심어준다는 것이 복지관의 취지다. 폐식용유를 이용해 빨래비누를 만드는 활동은 자조조직의 가장 두드러지는 활동이다. 비누를 만드는 전 과정을 자조조직에서 손수 한다. 또한 단순히 빨래비누를 만드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를 판매한다. 수익금은 개인적으로 분배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일하고 있는 작업장 및 시설의 환경개선 기금으로 활용한다.
이희석 사회복지사는 “가성소다 냄새가 독해 외부 컨테이너를 작업실로 개조해 사용 중”이라며 “수익금으로 환경 개선을 하는데 보태고 있다”고 했다. 이 사회복지사는 “초기에는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비누 만들기의 전 과정을 스스로 한다”며 “이러한 활동을 통해 참가자들의 자부심과 자립심이 많이 향상됐다”고 전했다.

은빛 청춘 위한 ‘우면청춘대학’
지난 2008년 우면종합사회복지관은 노인특화사업장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복지관 측은 다채로운 노인 복지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우면종합사회복지관이 운영하는 노인 대상 프로그램의 대부분은 ‘우면청춘대학’을 통해 진행된다. 우면청춘대학은 임대아파트 단지 바깥에 새로 신축한 별관에서 주로 진행된다.
복지관은 수강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우면청춘대학 프로그램을 조정한다. 수강생들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욕구가 매우 강해 참여도 또한 높다.
우면종합사회복지관은 수강생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기 위해 임원진을 구성했다. 현재 우면청춘대학의 수강생은 320여 명. 수강생들의 의견을 일일이 듣기 힘들어 대안으로 임원진을 구성해 운영하는 것이다. 24명으로 구성된 임원진은 수강생들의 의견을 복지관 측에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실제로 이용객들의 요구를 반영해 수업을 조정하거나 시설을 설치한 경우도 많다. 수강생들의 요구로 기존에 진행하던 체조 수업을 세분화 했고, 강당의 신발장 설치 건의를 받아드려 설치했다.
수강생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하는 우면청춘대학은 현재 평생교육, 취미·여가, 정서지원프로그램 등 60여 개의 프로그램을 실시 중이다.
우면종합사회복지관이 위치한 곳은 지역 내 이용객들의 요구가 확연히 차이 나는 곳이다. 이에 따라 복지관에서 실시 중인 사업의 성격 역시 대상에 맞춰 뚜렷하게 다르다.
이기봉 사회복지사는 “지역 내 빈부격차, 연령대에 따라 주민간의 요구 사항이 상당히 다르다”며 “각각의 요구 사항에 맞춰 복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또한 “우면 한마음 축제 등 지역 사회 통합 행사를 마련하며 지역 주민간의 융화를 시도한다”며 “개인의 삶이 행복해지고, 나아가 함께 어울려 행복할 수 있는 지역 사회 구현에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글/정지영 기자
사진/우면종합사회복지관

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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