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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비리, ‘보육의 공공성 확대’ 가 답
박선미 기자 | 승인 2013.07.26 14:16

지상중계 _ 보육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릴레이 토론회 ④

아동학대, 국가보조금 횡령, 급·간식 비리, 특기교육 리베이트, 보육교사 블랙리스트·학부모 블랙컨슈머...
이 모든 일은 세상에 때 묻지 않은 어린이들이 하루의 반나절을 생활하는 어린이집과 관련해서 세간에 불거져 나온 문제들이다.  어린 영유아 아이들에 대한 보육의 책임과 공공성 강화와 보육 주체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토론회 열렸다. 지난 6월 26일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아이들을 둘러싼 보육의 주체들이 한 자리에 모인 가운데 ‘어린이집 운영 투명성, 강화방안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국회의원 남윤인순,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연맹의 주최로 진행됐다.

어린이집 ‘민간 의존적’ 공급구조
이날 토론회의 주제발표를 맡은 제갈현숙 공공운수정책연구원 연구실장은 발표에 앞서 “5월 대구에서 설마했던 일이 증명되면서 합리적인 해결이 될까 고민이 많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어린이집 관련 비리 문제는 ) 구조적인 부분으로 접근해야한다.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와 마음을 합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갈현숙 실장에 따르면 지난 2월 송파경찰서에서 ‘영유아 어린이집 원장 국고보조금 편취 및 아동학대’를 적발한 이후로 사회적 파장이 크게 일어났다. 특별활동비와 음식재료비 유용, 허위 보육교사 등록으로 인한 보조금 횡령 등 국고 보조금 횡령 및 어린이집 재정에 대한 부적절한 착복, 급식관련 비리, 영유아에 대한 부적절한 케어 등의 비리가 적발됐다.
2012년도 말 국공립어린이집의 비율은 5.2%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어린이집은 시설운영자의 사업적인 목적을 달성하고 이윤추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제갈 연구실장은 “1990년대 초 어린이집이 확대되면서 공공유형 보다는 민간 중심적으로 운영돼 왔고, 많은 부분 문제시돼왔다”며 어린이집 비리의 발생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또 “어린이집 운영목적은 ‘사업적 측면’이 크고, 개인의 입장에서 어린이집 운영에 참여하는 데 있어 ‘사회공공성’과 일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제갈 연구실장은 “보육의 주체인 보육교사가 조금 더 독립적인 판단을 내려 원장과 양립적인 관계로 바로 설 수 있다면 보육교사가 어린이집에서 일어나는 여러 문제에 관해 자율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과연 현 상황이 보육교사의 노동권을 보호받고 보장할 수 있는 상황인가”라고 질타했다.
보육교사의 권한 강화 필요
어린이집 원장들 간 보육교사의 블랙리스트가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다는 것이 사회적으로 알려지면서 보육교사의 불안한 처우 문제가 수면 위에 떠오르기도 했다.
블랙리스트의 대상자는 내부고발이나 공익제보를 목적으로 보육교사나 학부모들이 해당 지자체 담당부서에 제보하면 다시 해당 원장에게 전달돼 보육교사는 ‘블랙리스트’로, 학부모들은 ‘블랙컨슈머’로 관리된다는 것이다.
제갈 연구실장은 어린이집과 관련해 문제제기할 수 있는 교사의 독립성이 확립되어 있지 않음을 비판했다.
그는 “급식과 어린이집 재정 문제는 교사가 대락적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교사가 문제제기를 할 경우 사직이후 원장과의 마무리 과정에서 블랙리스트로 명단에 올라 재취업함에 있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을 갖는다” 고 지적했다.
제갈 연구실장은 어린이집 운영에 있어 투명성 제고를 위해 고려되어야 할 요소로 어린이집 이용불편신고센터의 내실화, 지자체와 어린이집의 유착관계의 위험성을 들었다. 또한 보육교사의 독립적인 권한에 대해 “양질의 보육을 제공하기 위한 전제 및 국가 보조금의 양적 증대가 질적 서비스 제고로 이어지는 중요한 매개가 된다”고 강조했다.
제갈 연구실장은 “보육지원 방식의 대대적인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국공립 어린이집의 비율을 획기적으로 확대하지 않으면 민간의 태도변화는 어렵다”고 말했다.
제갈 연구실장은 보육교사 권한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공익신고자 보호법의 철저한 적용 ▲보육교사 지자체 직접고용 ▲상시적인 근로감독을 제안했다.

보육노동자 살려내는 보육정책 필요
주제발표 이후 공공성을 담보로 한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에 대한 필요성과 보육교사의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심선혜 공공운수노조 보육협의회 의장은 “‘블랙리스트’에 함축되어 있는 모든 것을 보고 싶다”면서 “그 동안 (보육교사들이) 재취업의 두려움으로 얼마나 움츠러들었는지 알 수 있었고, 이번을 계기로 달라질 수 있었으면 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또 “공공성을 담보로 한 어린이집은 국공립 어린이집 밖에 없다”면서 “서울형, 공공형 어린이집 등 다른 방법들이 시도되고는 있지만 제대로 된 방안이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교사의 권한 강화는 현재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교사가 움직일 수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담당공무원의 비협조, 노동조합 선전전 방해, 모든 교육 기회 박탈을 예로 들며 보육교사의 단결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구조에 대해 설명했다.  
보육의 질 향상을 위한 보육교사의 노동인권 보장 사안으로 보육교사의 공적인 고용관계 확보와 노동인권교육 및 보육교사지원제도 설명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집단결근·퇴직사건 보육교사 자격정지 취소 있어야
한편 어린이집 운영정상화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달라는 의견도 있었다.
박천영 한국민간어린이집총연합회 회장은 “언론의 편파적인 보도로 일반화된 오류를 하지 않아야 한다. 객관적인 얘기를 들어야한다”고 발언을 시작했다. 박 회장은 “그 동안 보육정책의 핵심이 아동 중심의 보육의 질 개선 교육이었을까”라면서 “저가 보육료 중심의 보육현장이었다. 아동의 권리를 최우선으로 하는 교육환경 조성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니었다”고 꼬집었다. 대구 달서구의 리라어린이집 교사의 집단 무단결근 및 집단 퇴직 사건에 대해 “보육교사의 도덕성 결여로서 자격정지 취소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블랙리스트를 보지 못했으며 보육교사 채용시 이력서나 근무태도나 인성을 알아볼 수 있는 평판조회는 한다면서 다른 토론자들과 의견을 달리했다. 그는 “검찰 수사 중이니 진실 여부 밝혀질 것이다. 청문회 열어 보육정책의 기조가 어떤 것이 잘못된 것이었는가 알아보는 자리가 마련되길 부탁한다”고 제안했다.  

위기의 보육시대 ‘희망보육’으로 탈바꿈해야
부모의 입장에서 어린이집 관련 비리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달랐다.
장미순 참보육을 위한 부모연대 운영위원장은 “연일 터지는 어린이집 문제는 보육정책의 총체적 문제로서 구조적인 문제로는 정부의 책임이 크고 어린이집 원장도 책임을 면피할 수 없다. 강도 높은 자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아이를 낳고 싶어도 마음 놓고 키울 자신이 없다. 보육료 지원이 되면서 보육의 질은 떨어졌다”고 개탄했다.
장 운영위원장은 “보육교사들의 블랙리스트 문제가 교사들에게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부모까지 블랙컨슈머로 몰려 퇴소를 종용당하고 고소당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염려했다.
이밖에도 보육공무원 수 확충. 바우처 제도를 활용한 보육료 지원방식에 대한 개선,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특별활동비에 대한 명확한 제시, 평가인증에 대한 필수항목 간소화, 보육교사들의 권리보장 및 처우개선 등을 강조했다.   

합리적인 노사관계 도입 시급
어린이집 관련 비리에 있어서 보육 노동자가 안정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여건 마련에 대한 목소리도 높았다. 
윤자영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그 동안의 보육정책이 바우처 서비스 품질을 제고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근로자인 교사에 대한 관심은 애초부터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보육교사(노동자)는 일을 하려면 가정·민간 어린이집으로 시장화되어 있는 곳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이미 사용자는 연합회를 조직해 독립적인 구조를 만들며 블랙리스트라는 독점구조, 전근대적인 방식을 강화시켜왔다. 이 속에서 보육교사의 목소리는 문제제기될 수 없었고 노동권이 침해되어 왔다”고 꼬집었다.
윤 부연구위원은 국공립확충에 동감하지만 그 이후에 상황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국공립 어린이집이 확충되면 어린이집과 지자체가 결탁되는 일들이 과연 해결될 수 있을까”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또 “가정어린이집이 많은데 고용주와 근로자의 관계가 가정집에서 가사도우미 쓰듯이 되어간다. 다른 직장에서는 지켜지는 합리적인 노사관계와 문화 도입이 시급하다”고 발언했다.
보육교사들의 부실한 근로행태에 대해서 “얼마나 근로계약 자체가 유명무실했으면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싶다. 사업장에서 위엄 있는 근로계약이 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주면 보육교사들이 책임있는 모습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어린이집 비리 문제 진단해 중장기적으로 해결할 것
방석배 보건복지부 보육기반과장은 “어린이집 비리 문제로 인해 부모님들의 불안감이 높아졌고 비리감시자로서 보육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며 정부의 보호 아래 교사들의 처우 개선과 권한이 높아져야 하는 부분에 공감한다”고 강조했다.
방 보육기반과장은 “복지부에서 안심보육특별대책을 발표했다. 부정수급 척결, 특별지도점검 실시, 부조리 처벌을 강화하고 특별활동 관리방안이 포함됐다. 교사들의 처우 내용을 모두 공개하고 부모의 선택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집 부조리의 근본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고 원인을 정확히 진단해 중장기적으로 해결해 나가도록 하겠다. 당사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보육교사들의 처우에 신경쓰고 어린이집 운영을 소신껏 해나가도록 단계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글/박선미 기자
사진/정지영 기자


 

박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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