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Ⅰ_사회복지법률안
‘15:1’ 8월 13일 현재 올해 사회복지법안 ‘발의:통과’ 비율이다. 올해 사회복지법안은 총 15건이나 됐으나 통과는 단 1건에 머물고 있다. 사회복지계 일각에서 국회의원들이 법안 통과에 의지가 있는지 의혹을 내품고 있는 대목이다. 법안 통과 비율은 장애인복지·노인복지·영유아보육복지 관련법도 마찬가지로 미미하다. 사회복지계를 단순히 ‘표’로 의식하는 처사가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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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 발의는 ‘열심’, 통과 의지는 ‘글쎄’
올해 국회에 접수된 사회복지 관련 법률안 15개 중 통과된 법률안은 단 한 개뿐이다. 이에 따라 또 생색내기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8월 13일까지 국회 입법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접수된 사회복지 관련 법률안은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향상을 위한 법률안’, ‘사회복지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안’ 등 총 15개다.
그 중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공포된 법안은 오제세 민주당 의원이 지난 3월 대표발의 한 ‘사회복지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 뿐이다.
법안은 법안심사소위와 법사위에서 수정가결 된 후 5월 7일 본회의에서 의결과 5월 27일 정부이송을 거쳐 6월 4일 공포됐다.
오제세 의원이 대표발의한 사회복지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사회복지시설 운영자의 손해배상책임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시설 운영자가 화재 외의 안전사고 등에 대한 손해보험회사의 책임보험 또는 한국사회복지공제회 책임공제에 가입하도록 새로 규정했다.
수정된 내용은 사회복지시설의 운영자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책임보험 또는 책임공제의 내용 중 시설종사자와 관련한 손해배상책임을 제외했다. 또 시설의 운영자에게 책임보험 또는 책임공제 중 책임공제에 우선적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단서 규정을 삭제했다.
하지만 그 외 다른 사회복지 법률안은 아직 위원회 심사 중이다.
국회의원이 제안한 법안은 접수쮡위원회심사쮡체계자구심사쮡본회의심의쮡정부이송쮡공포 순으로 진행된다.
올해 15개의 사회복지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1개 법안을 제외하고 14개 법안들은 상임위에 심사 중으로, ‘일단 법안만 제출하고 보자’는 실적주의가 아니냐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는 6개월 이상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법안도 있다.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월 28일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은 현행 공제사업의 재원으로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출연금을 추가함으로써 사회복지사의 처우개선을 위한 공제회의 지속발전과 공적 지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는 내용이다.
이 법안은 지난 4월 12일에 열린 제315회 임시회 소관위(보건복지위) 제1차 전체회의 이후 제자리 상태다.
신의진 의원의 이번 법안은 지난해 한국사회복지공제회가 예산이 없어 제대로 된 업무수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공제회 운영비 지원을 강력히 촉구한 이후 나온 법안으로써 한층 기대를 모았었다.
그러나 또 법안 제출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장애인복지 37건으로 최다, 그러나 2건 통과
장애인복지 관련 법안은 결의안 1건을 제외하면 총 37건이 접수 또는 제안됐다.
이 가운데 2건만 본회의를 통과해 공포됐고, 1건은 폐기됐으며, 나머지 34건은 위원회심사 단계에 머물고 있다.
공포된 법안 중 ‘장애인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은 이언주·남인순 의원이 대표발의 한 2건의 법률안을 위원회 대안으로 제안하기로 의결한 법률안으로 본회의를 거쳐 7월 30일 공포됐다.
법률은 장애인생산품 인증 표시 거짓 금지규정을 명시하고, 거짓 인증표시에 대한 벌칙규정을 신설하며, 인증취소 관련 시행규칙 규정사항을 법률로 상향해 규정했다.
또 장애인복지단체의 재정적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장애인복지단체에 국유·공유 재산을 무상으로 대부 또는 사용·수익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명확히 했다.
이 법은 공포 후 3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문정림 의원이 대표발의한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8월 13일 공포됐다.
법률은 활동지원기관 또는 교육기관에 대한 업무를 정지하거나 그 지정을 취소할 경우 1개월의 범위에서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
이 외에 최동익 의원이 3월 11일 제안한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협약 유보조항 비준동의안 제출 촉구 결의안’은 4월 29일 의결됐다.
한편 남인순 의원의 ‘장애인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은 폐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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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복지 관련법은 그나마 낫다? 22개 중 3개 통과
노인복지 관련법도 마찬가지다.
노인복지 관련법은 8월 9일 김성주 의원이 접수한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포함해 총 22개가 접수 또는 발의 됐으나 이 중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은 단 3개 뿐이다.
국회 통과된 법안은 문정림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노인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오제세 보건복지위원장이 발의한 ‘노인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 그리고 정부와 강창일 의원이 발의한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다.
문정림 의원이 발의한 노인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의료기법 등 위반과 관련한 업무정지 기간의 정지 및 폐지기간을 ‘1개월의 범위’에서 정하도록 규정했다.
이 법안은 8월 1일 정부에 이송됐으며,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
오제세 위원장의 노인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은 오제세 위원장과 박성호 의원이 발의한 법률안을 통합해 위원회 대안으로 제안한 것이다.
법안은 노인복지시설의 종류에 노인일자리지원기관을 추가하고, 노인일자리지원기관의 시설 및 인력에 관한 기준 등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했다. 또 실종노인의 범위에 ‘치매’로 인한 부분을 삭제했다.
이 법은 5월 27일 정부이송에 이어 6월 4일 공포됐으며,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정부와 강창일 의원이 발의한 법률안을 1개의 법률안으로 통합해 위원회 대안으로 제안됐다.
법안은 장기요양기관과 그 종사자 등이 영리를 목적으로 본인일부부담금을 면제·할인하는 행위나 금전, 물품 등의 이익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수급자를 장기요양기관에 소개, 알선 또는 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조장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또 장기요양기관의 업무정지가 장기요양기관을 이용하는 수급자에게 불편을 줄 우려가 있는 등 복지부장관이 정하는 특별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업무정지명령을 갈음해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행정처분을 받고 그 행정처분이 확정된 경우로서 거짓으로 청구한 금액이 1000만 원 이상이거나 장기요양급여비용 총액의 100분의 10 이상인 경우에는 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군수·구청장이 위반사실, 처분내용, 장기요양기관의 명칭 등을 공표할 수 있도록 했다.
행정제재처분일부터 1년간 양수인, 합병으로 신설되거나 합병 후 존속하는 법인 또는 폐업 후 같은 장소에서 장기요양기관을 운영하는 종전의 행정제재처분을 받은 자 등에게 승계되도록 했다.
이 법은 8월 1일 정부에 이송됐으며,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영유아보육법은 총 29건 중 2건 통과
영유아보육법은 총 29건이 발의된 가운데 2건이 통과(정부이송과 공포가 각각 1건)됐으며, 대안반영으로 인한 폐기는 6건이다. 나머지 21건은 위원회심사 과장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공포된 법률은 이언주·김현숙·이언주·남인순·류지영 의원이 대표발의 한 5건의 법률안을 심사한 결과 제315회 임시회 보건복지위원회 제2차 회의에서 위원회 대안으로 제안돼 본회의를 통과 시켰다.
법안은 보육정보센터의 명칭을 육아종합지원센터로 변경하고 일시보육, 보육에 관한 정보수집, 상담 등의 기능을 수행하도록 했으며, 어린이집에 부모 모니터링단을 설치·운영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국가, 지방자치단체는 어린이집, 유치원을 이용하지 않는 영유아에 대해 일시보육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고, 시장·군수·구청장은 일시보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을 지정할 수 있는 내용을 신설했다.
어린이집에서 일시보육 서비스를 이용하는 영유아에 대해서도 양육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할 수 있으며, 어린이집의 원장이 업무 수행 중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영유아에게 중대한 생명·신체 또는 정신적 손해를 입힌 경우 등 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도록 했다.
어린이집에서 보육료 등 비용, 어린이집 예·결산 사항 등 부모가 궁금해 하는 정보를 매년 1회 이상 공시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보조금 부정수령 등 위반행위를 한 어린이집 등을 공표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법은 6월 4일 공포됐다.
정부이송 된 법안은 남인순·안민석·류지영·김미희·홍지만·박인숙·신의진·최동익 의원이 대표발의 한 8건의 법률안을 위원회 대안을 제안하기로 의결하고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법안은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 받고 그 집행이 종료된 날부터 10년이 경과되지 않은 경우에는 어린이집 설치·운영을 할 수 없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8월 1일 정부에 이송됐다.
아동복지 관련 법안은 21건 발의 돼 1건 공포
아동복지와 관련된 법률안은 올해 총 21건 발의 중 1건만 본회의를 통과해 공포됐고, 한 건은 폐기됐다. 나머지 19건은 위원회심사 단계에 머물러 있다.
공포된 법률은 ‘실종아동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으로 김기선·오제세·백재현·박성호 의원이 대표발의 한 4건의 법률안을 위원회 대안으로 제안, 의결돼 6월 4일 공포됐다.
법안은 아동 등의 정의 중 실종 당시 14세 미만인 아동을 18세 미만인 아동으로 하고, 아동 등의 범위에 치매환자를 추가했다.
이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 다만, 아동 등의 범위에 치매환자 추가 규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폐기된 법안은 김태원 의원이 대표발의 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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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선 앞두고 선심성 발언 남발, 또 재현?
국회의원들의 법률안 발의 대비 국회 본회의 통과가 미미하자 매번 되풀이되는 선심성 발의 아니냐는 지적이다.
일단 발의만 하고 보자는 식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다.
이같은 지적은 지난해에도 일었다.
지난해 여야 국회의원들은 앞다퉈 사회복지 종사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설립된 한국사회복지공제회가 운영에 어려움을 겪자 운영비 정부지원 확보를 약속했었다.
그러나 결국은 ‘헛말’이었다.
지난해 11월 6일 신의진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보건복지위원회 예산심사 소위원회를 통해 한국사회복지공제회에 출연금과 운영비를 증액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달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회복지공제회 안정적 정착과 발전을 위한 토론회’에서도 신의진 의원은 “한국사회복지공제회가 예산이 없어 제대로 된 업무수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공제회 운영비 지원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병석 국회부의장과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열악한 사회복지종사자들의 지위 향상 지원 및 생활안정과 복지 증진 등 처우 개선을 위해 공제회의 정부지원 필요성과 당위성을 역설했다.
이에 오제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은 “월요일(19일)에 열리는 상임위에서 여야 합의를 거쳐 예산을 올리면 본회의에서도 통과시킬 것을 약속하겠냐”고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물었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당연히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이날 참석한 새누리당 의원도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같은 달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한국사회복지공제회의 2013년도 운영비 예산 10억 원을 통과시켰다.
한국사회복지공제회 운영비 지원 예산은 예결위와 본회의 통과만을 남겨둔 상태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한국사회복지공제회의 운영비 10억 원 예산 통과는 당연시 됐다.
그러나 본회의에 올라가기도 전인 예결위에서 공제회 운영비 예산이 날아갔다.
결국 국회의원들은 선심성 발언만 남발하며 사회복지 종사자들의 ‘뒤통수’를 친 것이다.
국회 예결위와 본회의는 지난해 12월 31일과 올해 1월 1일에 걸쳐 진행됐다.
지난해 12월 19일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사회복지계의 표를 의식한 여야 국회의원들의 선심성 발언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낳았다.
이같은 의혹이 또 다시 재현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내년 4월에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사회복지계 일각에서는 또 다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난해 벌어졌던 일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회복지사는 “국회의원들은 우리(사회복지사)를 표로 밖에 인식하지 않는 것 같다”며 “올해 발의된 법안 또한 보여주기 식으로 발의만 했을 뿐 본회의 통과에는 적극적인 성의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사회복지계 종사자는 “항상 선거를 앞두고는 선심성 발언과 법안을 앞다퉈 하는 경우를 봐왔다”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분명 또 이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TV 코미디 프로그램에서는 국회의원들의 ‘일단 발의하고 보자’ 행태를 비꼬는 내용이 시청자들에게 쓴 웃음을 주고 있다.
글/김인수 기자
사진/국회
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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