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_ 최주환 한국사회복지관협회 회장

“사회복지관의 법적 위상 강화를 위해 ‘지역복지사업법’을 입법화 시킬 것입니다.” 최주환 한국사회복지관협회 회장은 사회복지관이 가진 제도적, 재정적인 모든 문제의 시작이 법적 위상이 약하기 때문이라며 임기 내에 지역복지사업법의 입법화를 약속했다. 최 회장은 특히 사회복지관을 ‘복지운동 선도기관’으로 위상 정립을 강화시켜 나갈 것을 다짐했다. 최주환 회장은 사회복지인들의 ‘당당한 자세’를 당부했다. 그는 “사회복지는 법적으로 정부의 책임이다. 스스로 당당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강조했다.

제10대 회장 취임 7개월을 맞고 있다. 그간을 평가한다면
협회에서 2년마다 한 번씩 전국사회복지관 전진대회를 개최하는데, 마침 올해 5월 개최를 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전진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총역량을 집중해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상반기에는 전진대회의 성공적인 개최와 효과적인 마무리를 위해 시간을 다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이번 전진대회는 지역주민과의 폭넓은 교류라는 내용으로 치러졌다는 게 이전 대회와는 다른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회는 사회복지관 종사자, 후원자, 자원봉사자 그리고 대전 시민 등 총 8000여 명이 참여해 전국 사회복지관의 위상을 강화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취임 당시 역점을 둔 사업과 추진상황
회장에 출마하면서 ▲복지관 운영의 안정성 ▲3대 기능 조기정착 ▲장기근속자 국가차원 예우 ▲복지환경의 부정적 변화에 대한 공세적 대응 ▲사회복지관 전국대회 내실 추진 등 5가지 걸었습니다.
우선 첫째는 복지관 재정과 정원입니다. 복지관 재정은 형편이 없고 복지관 정원에 대한 개념도 없습니다.
필요에 의해서 사업이 늘어나고 줄어들고 있으며, 위탁제도는 규정도 없습니다.
공약의 핵심은 바로 이런 것들을 손을 보는 것입니다.
또 중앙협회에서는 교육, 기획, 윤리, 정책, 학술, 홍보 등 6개 분야 전문위원회 구성 및 전문위원 위촉을 통해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주요내용은 사회복지관 법제화, 사회복지관 3대 기능 관련 중점연구(사례관리), 사회복지관 윤리강령 제정 등 주요 현안들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공약과 더불어 원로들과 신예들의 교류를 추진할 것입니다.
원로와 중견, 신예들은 각자 나름의 역할이 있습니다. 원로는 존중과 존경을 받고, 신예는 존경하는 것들이 좀 필요합니다.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이런 문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 다음에 국회 관련 기능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국회관련 기능을 강화하지 않으면 우리의 요구사항을 정확히 전달하는데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사회복지관의 역할이나 기능 또는 현황 등 현실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보건복지부도 자주 출입해 사회복지 발전의 모형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협회가 추구하는 방향
한국사회복지관협회는 전국 414개 사회복지관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직능단체입니다. 회원기관들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역량강화와 함께 회원기관이 안정적인 활동을 할 수 잇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협회에서는 전문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평소 사회복지관에 애착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인지도와 능력이 출중한 관장님들이 사회복지관의 이익을 집중적으로 대변하고 관철시키기 위한 전열을 가다듬은 것입니다.
특히 협회에서는 사회복지관 정체성 시비를 종식시키고 복지관의 위상 강화 및 법률적 보장을 위한 법개정과 법제정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사회복지관은 민간 복지시설 중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고, 매년 연인원 9000만 명이 이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종합복지서비스 제공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설치의 근거가 되는 별도의 법령을 두고 있지 않으며, 사회복지사업법에 정의와 사업내용만이 간략히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정체성 혼란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러한 한계 극복을 위해 법체계를 갖추는 것이 시급합니다.
아울러 지역복지 전문기관, 사례관리 거점기관, 맞춤복지 실천기관, 주민역량 결집기관, 복지운동 선도기관으로 위상 정립을 강화시켜 나갈 것입니다.

선거 당시 ‘당당한 변화’를 외쳤는데
사회복지 환경이 안 좋게 변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우리가 앉아서 당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공세적으로 대응을 하자는 것입니다.
이슈를 선정하고 또 그 이슈에 대한 대응논리들을 공세적으로 만들어야 가겠다는 것입니다.
사회복지시설들은 정부의 역할을 대신 수행하는 강한 공공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이 민을 종속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항상 우리가 ‘을’에 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갑’입니다. 권력이 갑이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곧 권력이고 권력이 곧 돈입니다. 우리는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는 입장이다보니 현실적으로 ‘을’입니다.
이렇다보니 우리들 늘 자세가 구부러져 있어요. 항상 어디를 가든 당당히 어깨 펴자는 것입니다.
복지인들의 자세가 좀 당당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당당하면 어느 누구도 쉽게 보지 않습니다.
우리가 이야기 할 때도 폼 나게 이야기하고. 미리 준비하고 가서 이야기 하면 겁날게 없습니다.
제가 쓴 책에도 그런 이야기가 있지만, 공무원과 이야기 할 때 부탁하면 청탁이 되지만 준비를 해서 대화를 나누면 그건 정책 간담회가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무엇인가를 부탁하는 입장이다보니 우리를 우습게 대하는 것입니다.
당당하다는 것은 우리가 떳떳하면 되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법적 장치가 다 돼있습니다. 헌법에도 그렇게 사회보장규범도 그렇고 사회복지사업법에도 반드시 정부가 다 책임을 지게 돼있지 법인이 책임지게 돼있지 않습니다.
사회복지관이 걸어온 역사와 사회복지발전에 기여한 공을 높이 평가하고 스스로 당당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회복지관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
제도적으로 안정성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재정적으로나 인력운용의 측면에서 지원근거 불명확함으로 인해 전국 사회복지관이 적정수준 이하의 지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또한 지자체별 지원기준의 격차로 지역간 편차 심화라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이와함께 사회복지관 평가, 불안정한 위탁 등으로 인해 사회복지관을 운영함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문제는 사회복지관의 법적 위상 강화를 통해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항이 단순한 권고차원의 지침이 아닌 법에서 사회복지관의 운영 안정성을 보장받고 평가와 위탁 등이 법이라는 제도 속에서 개선된다면 사회복지관의 안정성 보장과 함께 지역사회 복지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사회복지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
사회복지관은 정체성 논란이 있습니다. 장애인복지관은 장애인, 노인복지관은 노인이라는 명확한 클라이언트가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복지관은 그렇지 못합니다.
사회복지관은 지역복지 전문기관입니다. Total 복지를 하는 것입니다, 이런 정체성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 핵심적인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사례관리거점기관이라는 것입니다. 사회복지관만한 사례관리 기관이 없습니다. 할 수도 없습니다.
저희들은 맞춤복지 실천 기관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맞춤복지라고 하는데 우리는 오래 전부터 A라고 하는 클라이언트가 있으면, 이 사람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어떻게 도와야 할지 언제까지 도와야 할지, 이런 것들을 지금까지 실천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맞춤복지 실천기관입니다.
주민 역량들이 복지관을 중심으로 많이 모아져 있고, 미약하지만 복지 운동선도기관이라는 것입니다.
저희들은 인력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재정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지만, 다른 기관은 그렇게 못합니다. 논리와 시간, 그리고 인력이 부족 해서도 못하죠.
그래서 저희들이 계속해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즉, 복지운동선도기관이라는 것입니다.

사회복지관 발전을 위한 정부 건의 사항
복지마인드를 바꿔야 합니다. 복지는 소비나 퍼주기가 아닙니다. 자유민주주의는 정치적인 이념 속에 ‘평등’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평등은 빼놓고 ‘정의’만 앞세웁니다. 정의도 평면적 정의도 있고, 분배적 정의도 있습니다. 분배적 정의는 복지 대상자들에게 몫을 주자는 것 아니겠습니까? 가난한 사람은 조금 도와주고 마는 것이고, 부자는 더 부자되게 도와주는 것. 이런 생각을 고치라는 것이죠.
사회복지는 ‘배려’라기 보다도 동행입니다. 함께 가는 것입니다.
사회복지의 지방이양 문제도 짚어봐야 합니다.
사회복지의 지방이양으로 인해 사업은 절대로 커지지 않습니다. 지자체장들은 복지를 예산의 누수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복지시설을 추가로 건립하는 일은 어렵습니다.
복지는 중앙으로 가야합니다. 복지는 국가의 책임입니다. 국민들이 세금을 내는 것은 내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 달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 사회복지의 지방이양은 세금은 지자체에 주고 복지는 사회복지시설에다 떠맡기는 꼴입니다.
정부책임을 확실하게 해야 합니다.

회장께서 생각하는 복지란
복지는 ‘함께’라고 생각합니다. 즉, 동행이죠. 함께 아파하는 것, 함께 기뻐하는 것, 함께 서있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비오는 데 가서 우산 제공하는 것이 복지가 아니고 같이 비를 맞아주는 것이 복지라고. 가치를 중심으로 볼 땐 이 말이 맞습니다. 하지만 비를 같이 맞기보다는 같이 우산을 쓰는 것이면 더욱 좋겠죠.
동행이긴 하되 아름다운 동행입니다. 복지는 ‘아름다운 동행’이라고 봅니다.

사회복지인의 정치 참여에 대한 생각은
우리의 정치참여 반드시 필요 합니다. 사회복지인들이 사회복지 현장이나 국가 사회복지 발전을 위해서, 그 목소리를 정치화하기 위해서, 규범화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 합니다.
단, 정치적 편향성이 현장에서 있으면 안됩니다. 개인의 정당 참여는 현장성을 벗고 가야 합니다.

전국의 사회복지관 종사자들에게 희망 메시지
우선 사회복지관에 있는 종사자들에게는 자부심을 가지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나라는 군인만이 지키는 게 아닙니다. 다양한 형태의 지킴이 들이 있는데, 우리는 ‘세상 지킴이’입니다. 나라 지킴이는 ‘군’이라고 하면, 사회복지 종사자들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지킴이들입니다.
만약 사회복지 시설들이 없다고 생각하면 세상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혼란범벅의 사회가 됩니다. 정부가 우리를 어떻게 대하든 우리 스스로 사회복지관에 종사하는 사회복지사들은 자부심을 가져야 합니다.
민간사회복지 체계 중 꼭대기에 우리가 있습니다. 앞으로 그 영향과 역할이 확대되고 강화 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전체 사회복지 종사자들도 마찬가지로, 우리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일에 주역이니 자부심을 가지십시오.

임기동안 꼭 이루고 싶은 사업
선거 공약 중 하나인 ‘지역복지사업법’을 입법화 시키고자 합니다. 사회복지관이 가진 제도적, 재정적인 모든 문제의 시작이 사회복지관의 법적 위상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지역복지사업법의 입법화가 꼭 필요합니다.  

글/김인수 기자
사진/이나은 기자

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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