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복지사100 _ 김영원 서울시립신림청소년쉼터 교육문화팀장

‘가출 청소년’을 보는 시선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일각에서는 가출 청소년을 무조건 비행청소년으로 간주하는 시선도 있다. 아이들이 거리로 내몰린 사연은 외면한 채 질책과 비난부터 하는 경우도 많다. 가출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주의 깊게 듣는 김영원 서울시립신림청소년쉼터 단기보호팀장을 만났다.

김영원 단기보호팀장이 몸담고 있는 서울시립신림청소년쉼터는 남자 가출청소년을 일시적으로 보호하는 단기쉼터다. 365일, 24시간 개방된 곳으로 정원 20명이 가득 차지 않은 이상 모든 가출 청소년들에게 문을 열어둔다.
이곳에 머무는 아이들은 주로 인터넷이나 아이들끼리의 정보 공유를 통해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간혹 거리를 배회하다가, 빈 집에서 잠을 청하다가 신고 되어 오는 경우도 있다.
쉼터는 찾아온 가출 청소년들을 일시보호하며 의식주와 의료서비스를 비롯해 가정 복귀 지원, 사회 복귀 지원을 한다. 학교에 재학 중인 아이들은 계속 등교할 수 있도록, 그렇지 않은 경우는 검정고시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취업을 원하는 경우는 취업을 지원해주기도 하거나 장기 보호 쉼터로 연결시켜 주기도 한다.
김 단기보호팀장은 이곳에서 청소년 상담 및 집단 프로그램 진행을 담당한다.

‘꿈 이룬 자리’에서 15년 째
신림청소년쉼터에서 15년 째 근무 중인 김영원 단기보호팀장. 지난 1998년 첫 직장으로 신림청소년쉼터와의 인연을 시작한 그는 15년 째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것을 “꿈을 이룬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청소년 시절부터 청소년 사회복지사의 꿈을 키워왔다. 학창시절,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굉장히 힘들어 하는 친구를 위로하며 청소년 상담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또한 20여 년 동안 사회복지사로 근무한 누나의 영향도 컸다. 사남매 중 김영원 팀장과 누나, 동생까지 사회복지 분야에 종사한 경험이 있다.
꿈을 이룬 김 팀장이지만, 지난 15년 동안 청소년 쉼터에서 일하며 좋은 일만 겪었던 것은 아니다. 가장 가슴 아팠던 일은 쉼터에 머물다간 청소년의 자살 소식을 들었을 때다.
그는 “(자살 소식을 듣고)매우 슬프고 씁쓸했다”며 “쉼터에서 퇴소한 이후 아이들에게 더 힘든 시기가 찾아올 수도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김 팀장은 20살이 넘으면 이들이 지낼 곳이 마땅치 않은 현실도 지적했다.
“어른들이 청소년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발판이 되어줘야 할 텐데, 가출 청소년들에 대한 지원이나 관심이 부족한 것 같아 굉장히 아쉬워요.”
반면 쉼터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며 보람을 느끼는 순간도 많다고 전했다. 김영원 팀장은 “군대 휴가를 나와서 집보다 먼저 쉼터를 찾아오는 아이들도 있다”며 “가끔씩 찾아오는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거나 잘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때가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가출 청소년은 무조건 집으로?
보통 ‘가출 청소년’의 문제 해결 방안은 ‘집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김영원 단기보호팀장은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가출 청소년 중에서 가정환경 문제로 거리로 내몰린 아이들도 있어요. 대부분 부모의 방임이나 학대로 정서적 불안을 겪는 아이들이죠. 무조건 집으로 돌려보내려고만 하는 방법보단 개인의 형편이나 상황도 고려해서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해요.”
또한 김 단기보호팀장은 “사회복지분야 내에서도 청소년, 특히 가출 청소년은 관심을 많이 받지 못해 아쉽다”며 “무조건 집으로 돌려보내는 것보다는 가출한 아이들이 앞으로 어떻게 지내고,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개개인에 초점을 맞춰 관심 갖고 지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청소년들과 소통할 때 개인의 사정을 면면이 고려해 다가간다. 예를 들어 가정에서 학대를 받고 온 청소년의 경우, 강압적으로 지도하려고 하면 거부감을 유발시켜 소통 자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단기보호팀장은 이런 부분이 청소년 복지 분야에 종사할 때 가장 조심스럽고, 주의해야할 점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청소년 분야에서 일하려면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자기 탐색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나의 가치관은 무엇인지, 내가 사회를 보는 시각은 어떤지 나 자신부터 들여다봐야 상대방을 볼 수 있어요.”

글·사진/정지영 기자

박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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