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중계_한부모가족 복지정책포럼

해마다 한부모가구가 늘고 있다. 취약한 경제적 여건과 자녀양육의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 속에서 대다수 한부모가구는 여성가구주여서 사회적 지원 마련이 절실하다. 이에 한부모가족정책의 개선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사)한국여성복지연합회는 지난 9월 23일 한국사회복지회관에서 ‘한부모가족정책의 현황과 과제’라는 주제로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와 한국가족사회복지학회 후원으로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한국여성복지연합회가 공동주최했고, 전국 한부모가족 복지 관계자 150여 명이 참석해 가족정책의 근간이 되는 한부모가족정책 마련을 위해 활발한 논의를 펼쳤다. 

 
어려운 경제적 여건 한부모가족의 30%만 정부지원
‘2012년 한부모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구수 대비 한부모가족의 비중은 1995년 7.5%에서 2010년 현재 9.2%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배우자 없이 자녀를 양육하는 한부모가족은 약 57만 가구로 추정되고 이 중 모자가구는 63.1%로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한부모가족은 경제적 어려움과 자녀양육의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부모가족의 월평균소득은 172만 원으로 전체가구 평균 가구소득 353만 원의 절반에 미치지 못해 한부모가족이 어려운 경제적 여건 속에 놓여 있음을 나타냈다. 한부모가족 중 기초생활수급가구는 12.2%, 법정 한부모지원을 받는 가구는 18.2%수준으로 전체 한부모가족의 30% 정도만 정부 지원을 받고 있다.  
또한 한부모는 임시 및 일용근로자가 42.1%로 가장 높았고 이들의 51.4%가 10시간 이상 근무하고 있으며, 주거상태도 한부모가족의 70% 이상이 무주택상태여서 주거빈곤상태에 처해 있음을 시사했다.
이혼, 미혼한 한부모를 대상으로 자녀양육비 실태 조사 결과 전 배우자의 양육비 보조는 ‘전혀 받지 못함’이 83.0%였고, 자녀양육비 청구소송 경험은 4.6%에 불과했다.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은 응답자의 77.4%가 제대로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취학 자녀를 둔 한부모의 10.4%, 초등학생 52.7%, 중학생 56.2%가 평소 돌봐주는 어른 없이 혼자 보내는 시간이 있다고 응답해 한부모가족의 돌봄 공백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부모가 된 후 경제적 어려움이 62.7%로 가장 높았고 부모 역할 수행을 혼자 해야 하는 부담 22.4%, 자녀양육 부담 증가 5.9%였다.
정소희 대구대 산업복지학과 교수는 “한부모들이 가장 크게 느끼는 문제가 경제적 부담과 부모역할 수행의 문제”라면서 “부자가족의 경우 부모역할수행과 자녀양육부담증가를 응답한 비율이 모자가구보다 상대적으로 높아 이에 대한 지원이 더욱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한부모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지원은 생계비, 양육비 등 현금지원(71.2%), 시설 및 임대주택 등 주거지원(11.5%), 아이돌봄 관련 서비스 지원(4.2%), 직업 훈련, 취업, 학업지원(3.9%) 순이었다.
정 교수는 “한부모가족 정책이 ‘소득 및 재산기준’에 의거해 획일적인 급여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청소년·부자·모자 한부모가 각각의 욕구가 다를 수 있다. 가구 유형에 맞춘 서비스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구 유형 맞춤형 정책 개발 필요
임세희 서울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가구 유형에 따른 맞춤형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교수는 “만 24세 이하 미혼 한부모인 청소년 한부모는 자립기반이 특히 취약하다”며 “만 5년 동안 생계·주거·양육·교육보장이 이뤄지도록 포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밖에 일반 모자가정은 양육수당을 통한 생계지원 및 주거지원 및 초등학생 이상 자녀에 대한 방과후 돌봄지원 강화, 부자가정은 양육태도 및 방법에 대한 교육 및 가사일에 대한 교육과 가사서비스 제공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조손가정에 대해서는 조부모들이 겪고 있는 심리정서적 문제 상담, 바람직한 부모역할 및 의사소통방법 교육, 가사지원서비스와 손자녀 양육지원서비스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소득지원정책은 ▲한부모아동양육비의 대상아동 확대 ▲재가 한부모에게 생계비 지급 ▲아동양육비 급여수준 상향 조정 ▲한부모 복지급여의 의무지급에 맞는 시행령·시행규칙 개정 ▲한부모가족지원의 대상 선정시 자산기준 장기적 폐지 등을 제안했다.
양육비지급 이행 정책은 ▲양육비 이행 모니터링 공적 서비스 지원 체제 구축 ▲양육비 지급 이행 강화에 따른 관련 법과의 조율 ▲양육비 대지급제도 도입에 대한 정책적 숙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거정책은 ▲공공임대주택 입소자격 확대 및 현금급여보호대상과 차등 기준 적용 ▲한부모가족 주거바우처 신설 ▲재가한부모의 주거지 중심의 서비스 체계 구축 ▲공공임대주택의 개선 위한 협조 등을 들었다.
한부모가족복지시설 정책은 ▲여성정책국 내에 ‘한부모가족정책과’ 신설 ▲광역자치단체에 한부모가족 관련 전달체계 마련 ▲건강가정지원센터의 기능강화 등을 제안했다.

현실 반영 못한 한부모가족 복지급여
김성경 한국성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저소득 한부모가족 복지급여가 미흡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현재 복지급여로 12세 미만 아동에게 월 7만 원의 아동양육비를 지급하고 있고, 조손가구 및 만 25세 이상 미혼한부모가족 5세 이하 자녀에게 월 5만 원, 학용품비로 중고등학생 자녀에게 연 5만 원, 시설 입소가구에 월 5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한부모가족지원법에 근거한 한부모가족복지상담소는 전국에 세 곳에 불과하고 예산지원 및 법에 근거한 보편적 목적 및 기능 부족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또한 저소득 한부모가족을 위한 서비스기관의 기능 중복, 한부모가족복지시설 기능의 유사성 및 자립지원 성과의 문제와 정부 재정지원의 불균형 또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김 교수는 ▲한부모가족복지시설의 유형별 차별화된 기능에 맞는 정부의 제도적 지원 확대 ▲한부모가족복지시설의 인건비 기준 마련 등을 제안했다. 취업지원과 독립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독립생활프로그램을 실시해 한부모가족복지시설의 기능을 재정립하고 한부모가족복지시설 내 한부모가족복지상담소를 설치할 것을 주장했다. 또 한부모가족복지시설 유형에서 치료공동생활가정을 설치하고 미혼모자공동생활가정의 확대 및 한부모가족복지시설 종사자의 프로그램 개발 등을 제언했다. 
류연규 서울신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한부모가족 지원 근거에 대해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 존엄성과 생존권을 보장받아야 하고, 한부모가구의 지원이 사회투자적 성격의 정책임을 분명히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부모가족 정책의 사회투자적 성격을 강화하기 위해서 한부모의 취업·교육·훈련 지원, 한부모가구 아동 교육 및 보육 서비스 공백 최소화 등의 정책이 강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일반 모자가정의 부모역할교육 서비스 필요, 국가의 양육비 대지급제도 실시 및 양육비 지급 미이행 시 벌금 부과 등을 제시했다. 이밖에 여성가족부와 광역자치단체의 한부모가족서비스 전담기구에서 한부모가족 서비스 모델 개발 지원 및 한부모가족의 정서적 서비스 지원 등을 제안했다.
김수진 한국여성복지연합회 기획이사는 “한부모가족지원서비스가 건강가정지원센터를 통해 저소득 한부모가정에 국한되어 있으며 한부모가정의 상담·치료사업은 입소자에 한정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또 “여성가족부는 미혼모자시설 증설 계획을 발표했지만 2013년 8월 현재 신규 미혼모자시설은 없는 상태”라면서 “미혼모자복지시설이 한부모가족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기관으로 재규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당부했다.
임우현 한국여성복지연합회 총무이사는 “정부의 건강가정정책이 한부모가족정책과 분리·독립되어 각각의 분야가 균형을 맞추는 문제가 시급하다”며 한부모가족정책과 신설의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이어 “보편적 복지서비스 차원에서 모·부자복지시설의 ‘기본 생활지원’을 위기에 처한 한부모가정으로 수혜범위를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성정현 협성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복지급여 문제를 언급하며 “시설 거주 한부모들 간에도 복지급여의 형평성 문제가 거론된 지 오래였으나 해결되지 못했고, 재가복지 차원에서는 탈수급, 탈빈곤과는 거리가 먼 상태였다”고 진단했다. 성 교수는 보건복지부의 희망복지지원단을 중심으로 한 통합사례관리서비스도 한부모들에게 맞춤  형의 충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 못하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조주은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제17대부터 제19대 국회에 이르기까지 한부모가족지원정책은 한부모가족 양육비 이행확보 방안에 관심이 모아졌다”며 “한부모가족지원 법안의 의결이 낮은 이유는 취약계층 지원정책과 충돌하고 있는 측면이 있어 형평성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한부모가족지원정책 과제는 입법과제, 시행령 개정사항인지의 여부, 관련부처 확인 등을 통해 치밀한 입법전략과 대정부 상대 개선촉구 등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박선미 기자
사진/이나은 기자

박선미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