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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에 삶의 열정 담아 ‘뜨는 해’되다
박선미 기자 | 승인 2013.12.09 10:03

모임 _ 노인연극단 ‘뜨는 해’

 

“아름답고 건강하게. 신나고 멋지게. 뜨자, 뜨자, 파이팅!”
뜨는 해 단원들이 연극 시작 전 서로를 격려하고 힘을 돋우기 위해 하는 구호다.
스스로를 ‘뜨는 해’라 여기며 연극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은 어르신들이 있다. 
난생 처음 연극에 발을 들이고 무엇과 비교할 수 없는 환희를 느끼는
‘뜨는 해’ 단원들의 열정적인 삶을 따라가 보자.

지난달 1일 부천시오정노인복지관 강당에서 2주 뒤(11월 12일)에 있을 문화예술지원사업 발표회를 앞두고 뜨는 해 단원들의 연습이 한창이었다. 김은영 강사의 순수창작극 ‘아버지의 봄’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었다. ‘노년기의 성(性)’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새롭게 인생의 반려자를 만난 두 노인의 사랑의 의미와 가치를 다루었다.
김은영 강사는 “요즘 노년기 성이 어르신들 사이에 가장 큰 이슈다. 어르신들의 재혼률이 점점 높아지면서 재산과 양육 문제를 안고 있다. ‘아버지의 봄’에서 김효중은 재산으로 인한 자식들 간의 불화, 윤경선은 손주 양육 문제로 인해 자식과의 갈등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부천시오정노인복지관은 올해의 특화사업으로 노인의 성을 주제로 한 연극을 기획했고 김 강사는 올해 상반기 대본작업에 착수했다. 어르신들의 현실을 이해하고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즉흥극을 만들었다. 이를 챕터 별로 나누어 비디오촬영을 통해 분석하면서 대본작업을 진행했다. 
주인공과 비슷한 연배의 뜨는 해 단원들이 쓰는 일상 언어가 대본에 등장해 인물의 감정과 생각을 관객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었다.
뜨는 해에서 유일한 청일점이자 ‘아버지의 봄’에서 주인공 김효중 역을 맡은 박정일 단원은 “배우자와 사별하고 외롭고 쓸쓸하게 살아가는 와중에 새로운 배우자 만나 삶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고 많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게 극이 완성됐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연극, 서로 교감하는 화합의 장
2007년에 창단한 뜨는 해는 단원들의 연극에 대한 열정과 자발적인 노력, 오정노인복지관의 장기적 지원을 받아 안정적으로 연극단을 이끌어 오고 있다. 이러한 기반을 발판으로 뜨는 해는 대회에 출전해 여러 차례 수상한 경력이 있다. 거창실버연극제에서 2010년 환경뮤지컬 ‘쓰레기대장과 환경지킴이’로 은상, 2011년 ‘며느리 미찌꼬’로 대상, 여자 연기대상·연출상·연기상 등을 수상했다. 2012년에는 ‘무지개 숲을 찾아서’로 동상을 수상했다.
뜨는 해에서 회장을 맡고 있는 최은희 단원은 2010년부터 지금까지 가장 오랫동안 활동하고 있다. 최 단원은 “연극을 하면 남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그 역할을 함으로써 할 수 있다는 생각, 가능성을 보게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아버지의 봄’에서 해설을 맡은 김인수 회원은 본 공연 때보다 회원들과 연습할 때가 더 긴장되고 떨린다고. 김 단원은 “연기를 잘 하려면 대본에 충실하되 너무 잘하려고 하면 안 된다. 마음을 담아 연극에 표현해야 된다”고 말했다.
김연환 단원은 어린 시절 영화배우가 꿈이었지만, 할아버지의 반대로 소망을 이루진 못했다. 뜨는 해에 입단해 비로소 꿈을 펼쳐 보일 수 있었다.
“이 나이에 연극 할 수 있는 게 즐거워요. 할 수 있는 데까지 해야죠. 자부심을 갖고 연극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죽을 고비를 많이 넘겼어요. 연극하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살아요.”
김미경 단원은 “대사를 써 가면서 외우고, 대사가 잘 외워지면 흐뭇하다. 공연을 마치고 관객들로부터 박수 받으면 환영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고 밝혔다.
오랫동안 바순을 연주하고 합창단에서 활동한 이봉열 단원은 오랜 음악 생활이 연극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연극은 배역에 몰입해 그 인생을 같이 살아본다는 매력이 있죠. 악기는 개인의 노력에 달렸지만, 여러 사람과 같이 호흡하니까 좋아요.”   

대본작업 참여 공감도 높여
김미경, 김연환, 김인수, 이봉열 단원은 시아버지에게 여자 친구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 기분이 상한 며느리가 친구들에게 하소연하는 장면을 연습했다.
며느리 역을 맡은 이봉열 단원은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며느리의 화나고 서운한 감정을 잘 표현했다.
이 단원은 “며느리는 현모양처지만 재산 때문에 시아버지에게 잘했다. 며느리의 이중성이 보이기도 하지만, 그 심정이 이해도 간다”고 말했다.  
대본 작업할 때 회원들은 노년에 혼자 남겨진 인물의 상황을 떠올려보기도 하고 나름의 생각을 정리해 의견을 내보면서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봉열 단원은 “(단원들의 의견을 반영한) 김은영 강사의 순수창작물이기 때문에 보는 이들이 어느 정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본은 올해 8월에 완성됐고, 본격적인 연습을 진행한지는 한 달 정도 되었다. 남자 주인공을 뺀 나머지 인물들은 리딩연습을 하면서 돌아가면서 대사를 읽어 적합한 사람을 캐스팅했다. 배역의 감정을 잘 소화해내기 위해서 드라마센터에서 연극을 보고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은영 강사는 “연극은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다. 연극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는 과정으로 지금까지의 나를 벗어나고 싶은 욕구를 분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르신들이 연극이라는 예술을 통해 내 안의 감정을 분출시켜 행복해지고 나 스스로를  사랑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김 강사는 “회원들에게 ‘우리는 함께 한 배에 탔다. 늦어지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기다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내가 돋보이려면 다른 사람들이 서포트를 잘 해줘야 하고 여기 계신 분들이 화합이 되야 한다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뜨는 해 단원들은 작년에 어린이들을 위한 환경뮤지컬 ‘무지개 숲을 찾아서’를 삼성어린이집, 부천시오정노인복지관 등에서 공연해 왔다. 앞으로 지역사회의 경로당에서 재능기부로 연극 활동을 펼쳐 나갈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에 ‘아버지의 봄’으로 거창실버연극제에 참가할 계획이다.

글·사진/박선미 기자

박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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