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Ⅰ _ 소액기부

연말연시면 우리의 귓가에 가장 많이 들리는 단어가 있다. 바로 ‘나눔’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3세 이상 대한민국 인구 중 기부경험이 있는 사람은 약 36.4%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이 수가 증가 추세라고는 하지만, 아직 많이 부족한 수치이다. 다른 기부선진국들처럼 나눔 문화가 정착되어 있지 않은 우리나라로서는 기부활동이 일상적이기 보다는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기부활동이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나눔 교육으로 활성화되어야 하는 것과 더불어 일상 속에서 적은 금액으로 꾸준히 기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소액모금운동을 진행하고 있는 재단과 기부자의 목소리를 통해 소액기부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 알아본다.

 

민간 기부 문화 정착 추세
사회가 필요로 하는 공익적 활동은 과거 경제의 규모가 작았던 시대에 정부의 역할만으로 충분하였으나, 경제의 규모가 커지고 사회가 다변화되어감에 따라 정부만으로는 사회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할 수 없게 되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일정부분 정부의 역할을 대행하는 민간 비영리분야가 활동하게 되었고 그 역할은 지속적으로 확대돠어 가고 있다. 또한 2000년 이후부터 개인 중심의 기부문화가 정착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전에는 법인의 비중이 70% 정도를 차지하였던 행태를 보였다면, 2001년에 63.8%(법인 36.6%)로 개인기부의 비중이 대폭 증가하였으며, 2003년에는 63.4%(법인 36.2%)로 개인기부의 비중이 더욱 확대되었고, 2008년에는 62.1%(법인 37.9%)로 개인기부의 비중이 다소 축소되는 증세를 보였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민간 비영리단체는 사회복지, 문화 및 예술, 자선, 종교, 교육 등의 분야에서 많은 역할을 수행하여 왔다”며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최근의 추세를 고려할 때 민간 비영리단체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 한다”고 밝혔다.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주요국의 재정건정성에 문제가 발생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문제의 심각성은 덜하지만 사회복지 등 비영리분야에 대한 정부의 지출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필요한 공익활동에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되고 있다.

선진 나눔 복지 문화 시급
기부 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선 기업의 고액기부뿐 아니라 직장인의 소액기부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일각 전문가들의 지적이 많다. 기부와 나눔이 일회성 이벤트에서 벗어나 일반 직장인들의 삶 속에 녹아든 문화의 일부로 정착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근 우리나라 기부의 현황을 살펴보면,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과 개인·단체의 기부를 통한 민간복지의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다.
나눔 복지의 지출 규모면에서는 2009년 17조 148억 원으로 추계 되었으며 재원별 구성비는 기업의 근로자복지가 88.5%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사회취약계층에 공헌하는 복지는 11.5%(기업의 사회공헌활동 6.7%, 민감모금 7%, 종교단체·사회복지법인 1.9%)로 집계됐다. 또한 개인 기부금으로는 2008년 5.53조원이고, 법인은 3.38조원으로 우리나라 기부금 총액 기준이 8.91조원에 이르고 있으며, 개인 62.1%, 법인 37.8%의 비중을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나눔 복지의 영역은 소득, 장애, 보건, 그리고 기타로 구성되어 있는데 OECD국가의 평균경향은 4분야 골고루 분포되어 있음에 비해 우리나라는 취약계층의 생계지원인 ‘기타’에 치우쳐 있었다. 나눔 복지를 전달함에 있어 공공복지와의 중복이나 반대로 공공복지로부터 배제되고 나눔 복지조차 누락됨으로 복지대상자에게 지역별, 대상별로 중복이나 사각지대가 야기될 수 있는 만큼 공공 사회복지정보망과 정보교류를 통한 선진 나눔 복지문화로 나아가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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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기부
국내 대표적인 포털사이트에서 사회공헌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메일을 쓰고 블로그에 포스트를 남기거나 댓글만 달아도 손쉽게 기부를 할 수 있다.
● 네이버(Naver) 해피빈
네이버에 로그인 해 받게 되는 콩을 기부함으로써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도움을 전할 수 있다. 해피빈은 기부자와 도움이 필요한 공익 단체를 연계하는 국내 최초의 온라인 기부 포털로 모금함기부, 캠페인참여, 자원봉사 등에 참여할 수 있다.
해피빈의 기부 수단인 콩 1개는 100원의 가치를 지니며 메일을 쓰거나 블로그와 카페에 포스트를 남기면 콩을 받을 수 있다. 콩은 휴대폰, 신용카드 등으로 충전할 수 있다. 
● 다음(Daum) 아고라 희망해
네티즌의 기부 서비스로 누구나 모금 이슈를 제안할 수 있다. 희망제안이 500명 네티즌의 서명을 거치면 심사를 통해 한 달 간 희망모금이 진행된다. 기간 동안 댓글달기, 위젯 퍼가기, 스킨 적용하기 등으로 기부금이 후원된다. 이밖에 신용카드, 휴대전화, 다음캐쉬, 지식마일리지 등으로 소액기부도 가능하다. 모아진 기부금은 비영리기관이나 공공단체를 통해 전달된다. 
● 싸이월드(Cyworld) 사이좋은세상
한 사연에 대해 1회 한해 최소 100원에서 최대 10만원까지 후원이 가능하며 사이버머니인 도토리나 현금을 이용해 후원할 수 있다. 정기후원은 월1회 여러 단체에 중복으로 정기후원이 가능하다.

소셜기부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이용해 기부활동에 참여하는 것으로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SNS에 댓글을 달거나 퍼나르기(리트윗)을 하면 기부되는 방식이다. 소셜기부의 가장 큰 장점은 아주 손쉽게 기부 활동에 참여가 가능하다는 것이고, 해당 기업이나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도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크라우드 펀딩 기부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모은다’는 뜻으로, 소셜미디어나 인터넷 등의 매체를 활용해 투자 받기 어려운 창작 프로젝트나 사회공익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자금 모으는데 활용되는 방식이다. 목표액과 모금기간이 정해져 있고, 기간 내에 목표액을 달성하지 못하면 후원금이 전달되지 않는다. SNS를 활용하기 때문에 소설펀딩으로 불린다. 

기부단체 기부
국제아동결연기구 통한 기부방식으로 후원비는 조금씩 다르지만 한 달에 1만~3만 원 선으로 소액 기부가 주를 이룬다. 각 기구마다 정기후원, 일시후원, 기념기부 등 다양한 방식으로 후원을 지원하고 있다. 기구를 통한 후원금은 빈곤 국가 아이들의 교육, 의료 서비스 및  국내빈곤가정 아동지원 등에 사용된다.

착한소비
내가 일정금액 기부하지 않아도 제품 구입만으로도 소액기부에 참여할 수 있다. 소외계층 지원이나 기아 난민을 위한 소비, 환경 보호를 위한 소비 등이 있다. 신발 한 켤레를 구입하면 가난한 나라에 신발이 기부되고,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구매하면 판매금의 일부가 재단에 기부되어 제3세계의 식수공급과 학교를 건설하는데 쓰인다. 또 노동자들에게 일한 만큼의 대가를 주는 공정무역커피, 노동력 착취 없이 생산된 카카오를 수입 제조하는 초콜릿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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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Ⅰ_탁무권 노원교육복지재단 이사장
천원이 주는 따뜻한 이웃 간의 나눔 소통
나눔의 성장은 소액기부 실천

탁무권 노원교육복지재단 이사장은 “기부란, 이웃과 정을 나누고, 사랑을 키우는 원동력”이라고 설명한다.
탁 이사장은 지역사회의 참여와 나눔을 통한 복지공동체 구현을 위해 교육과 복지 사각지대의 틈새계층과 위기가정을 지원하고 ‘노원형 복지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다.

 

누구나 든든한 이웃 희망천사
탁 이사장은 노원교육복지재단을 운영하며 ‘든든한 이웃 희망천사’라는 소액기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은 어린아이에서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쉽게 부담 없이 소액기부를 할 수 있게 참여를 유도하여 작은 금액인 ‘1000원 이상’에서부터 후원 할 수 있다. 처음에는 릴레이 후원 회원 기부형식으로 진행했으나  현재는 자진참여로 인한 기부 형식으로 회원 수 1만5000여명의 참여와 함께 꾸준히 나눔 기부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든든한 이웃 희망천사는 일방적인 기부와는 다른 특별한 점이 있다. 단순이 기부자들이 참여한 것에서 그치지 않고, 기부한 금액이 어떻게 이용되는지를 알 수 있게 오픈하여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눔의 두 배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기부는 FUN & FUN’이벤트다. 이는 후원업체의 지원을 받아 이벤트 당첨자에게 선물을 도입하는 형식이다. 예를 들어 접수번호를 통해 문고 상품권이나 영화관람권을 추첨을 통해 선정한다. 이외에도 ‘매칭포인트 제도’를 도입한 유치원 및 학교와 연계한 칭찬 저금통, 기업조직 행사를 도우는 기부형식 등의 기부자와 도움 받는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공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부는 삶이자 행복의 원천
탁 이사장은 “우리가 공기를 통해 숨을 자연스레 마시는 것처럼 기부는 삶이 되어야 한다”며 “어릴 때부터 기부가 습관처럼 베어 날 수 있도록 교육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행복해지려면 행복이 되어지는 좋은 습관을 가지면 되는데, 그것의 기초는 바로 이웃간과 나누는 소통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여 말했다.
기부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좋은 나눔 운동으로 손꼽을 수 있다. 적극적인 기부 참여가 곧 나눔 사회로 발전하는데 좋은 원동력이 된다.
탁 이사장은 “이웃에 대한 작은 관심이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상호부조의 전통적인 의미를 되살리는데 큰 가치가 있다”며 소액기부의 가치성에 대해 언급했다.
앞으로 탁 이사장은 소중한 이웃들이 모은 후원금을 통해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많은 어려운 이웃에게 제대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유기적인 네트워크 관계형성을 만들어 보다 구체적인 사업을 계획해 내는 것이 목표다.

인터뷰Ⅱ_ 최순례 희망천사
소액기부, 주고받는 데서 서로 힘 얻는 ‘공공사회의 가치’
주변에 나눔 퍼뜨리는 우리 동네 희망나누미

노원구 상계3·4동에 거주하는 최순례 씨는 노원교육재단 설립 이래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주민이다. 최 씨는 “상계3·4동은 노원구 19개동 중 가장 어려운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상계4동은 아파트가 한 개 동 뿐이고 대부분 주택지역이다. 아직도 겨울이면 연탄을 떼는 가정이 많다. 사회적으로 알려진 만큼 지원대상도 꽤 많지만, 그럼에도 복지사각 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적지 않다. 

 
최 씨는 “복지재단이나 단체 쪽에서 연탄이나 쌀, 김장김치를 지원해 주지만 각 가정에 골고루 배분되는 것 같지 않아 아쉽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자녀가 있음에도 돌봄 받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있다. 노원교육복지재단에서는 그러한 소외계층을 지원하고 있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나눔, 주고받는 서로의 가치 느낄 수 있어
한 종교단체에서 활동 중이던 그는 노원교육재단에 단체명으로 장학금을 기부하는데 관여하게 되면서 ‘주는 기쁨’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는 “천 원이라는 소액으로 매달 한 번씩 큰 부담 없이 이웃을 도와줄 수 있다”고 소액기부의 장점에 대해 말했다.
기부 및 봉사활동을 지속해오면서 최 씨는 본인의 생활이 어려움에도 자신이 받았던 관심과 지원을 자기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어르신들을 보며 느낀 것이 많았다고.
“그분들은 자신들이 받은 만큼 도움 주고 싶다는 거에요. 큰 것 보다는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이웃을 돕겠다는 거죠. ‘마음’이 중요한 거에요.”
최 씨는 기부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주변에 전달하고 있는 희망 나누미 이지만, 그 뜻을 상대방에게 강요하지는 않는다. 기부는 ‘자발적으로 도움을 주는’ 행위라는 것을 재차 강조했다.
“저 혼자만의 변화로 이웃들을 도울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어요. 좋은 일 있으면 주변에 알려 나눔이 배가 되도록 하고 있어요. 소액기부는 주고받는 데서 서로 힘을 얻는 ‘공공사회의 가치’죠.”

공동취재/문혜원·박선미 기자
자료제공/노원교육복지재단, 통계청 외

박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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