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복지사협회의 노력으로 2011년 3월 30일 제정한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을 근거에 두고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지자체별 ‘처우 조례’ 제정이 한창이다. 11월 3일 현재 안전행정부 자치법규시스템에 따르면 17개 광역단체 중 서울과 충청북도를 제외한 15개 시·도가, 기초단체는 227개 시군구 중 49곳이 관련조례를 제정했다. 전국 총 244개 지자체 중 64곳이 처우 조례를 제정한 것이다. 특히 서울은 광역단체에 앞서 기초단체인 종로구에서 첫 제정해 주목받고 있다.

서울·충북 제외 전국 17개 광역 중 15곳 제정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처음으로 처우 조례를 제정한 곳은 경기도다.
경기도의회는 2012년 4월 20일 사회복지사 등의 보수를 사회복지전담 공무원의 보수수준에 도달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 경기도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경기도 처우 조례는 전국 지자체 중 첫 조례로 각 지자체의 주목을 받았다.
첫 조례다보니 각 지자체에서도 조례를 제정할 시에 경기도 조례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경기도 조례의 핵심은 사회복지사 등의 보수는 사회복지전담 공무원의 보수수준에 도달하도록 할 것을 규정한 것과 도지사는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개선과 복지 증진을 위해 3년마다 종합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후 경기도에서는 오산시에 이어 안산, 양평, 하남, 수원, 성남, 남양주, 동두천, 이천, 의왕, 부천, 평택 등 12개 기초단체가 처우 조례를 제정했다.
광역단체에서는 부산시가 두 번째로 처우 조례를 통과시켰다. 부산은 광역단체가 처우 조례를 제정하자 북구와 기장군도 처우 조례 통과에 성공했다.
특히 충청북도는 광역 조례가 없이도 기초단체인 괴산, 제천, 진천에서 처우 조례가 제정됐다.
광역단체에서는 경상북도, 경상남도, 대구시, 세종시, 인천시, 제주도, 전라남도, 광주시, 전라북도, 울산시, 강원도, 충청남도, 대전시가 뒤를 이었다.
그러나 11월 3일 현재 서울시와 충청북도는 아직 처우 조례를 제정하지 못했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 2012년 8월 10일 서울시사회복지단체연대회의와 서울시의회 조규영 의원실이 주최가 돼 처우 조례 공청회를 벌였다.
공청회에서는 처우 조례 제정에 있어서 사회복지종사자의 범위 포함 등에 이견을 보여 무산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처우 조례 제정에 답보 상태를 보이다 지난 9월 27일 종로구의회 최경애 건설복지위원장이 대표발의 한 처우 조례가 통과 돼 서울시 첫 조례로 제정됐다. 이 조례는 11월 1일자로 시행됐다.
충청북도에서도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최병윤 도의원은 2012년 11월 15일 보건복지국 소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충북도의 처우 조례 제정을 촉구했다.
최 의원은 “사회복지사 처우와 지위향상에 관한 법률의 제정으로 이미 경기도는 조례를 제정했고 제주, 서울 등 몇 개 시, 도는 조례 제정을 위한 실태조사에 착수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반면 충북은 본 의원이 발의하고자 하는 조례를 부정적 시각에서 바라볼 뿐만 아니라 도지사 공약 사항임에도 실태조사 계획조차 수립하지 않고 있다”며 처우 조례 제정에 적극 나설 것을 당부했다.

예산 의무조항 없어 아쉬움…창원은 예외
각 지자체에서 잇따라 처우 조례를 제정하고 있는 가운데 조례 시행에 수반되는 예산지원에 의무조항을 두지 않아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이는 첫 조례를 제정한 경기도에서부터 비롯됐다.
경기도 조례는 ‘사회복지사 등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사업 등을 추진하는데 필요할 경우 전문기관이나 단체에 위탁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예산의 범위에서 경비를 지원할 수 있다.’라고 적시했다.
조례 내용이 이렇자 조례가 제정되기 전 2012년 3월 5일 경기도의회와 경기도사회복지사가 공동으로 경기도의회에서 개최한 ‘경기도 사회복지사 등 처우를 위한 조례 제정 공청회’에서 재정적 부담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졌다.
김궁자 전 경기도사회복지사협회장은 “필요한 자원이나 경비 등 재정적 부담은 ‘할 수 있다’로 해 책임을 회피할 여지를 만들어 놨다”고 지적했다.
박용오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사무총장도 “조례안의 상당수 문구가 ‘할 수 있다’라는 임의규정으로 돼 있는 것은 책임을 회피할 소지가 다분하다. ‘해야 한다’라는 의무규정으로 바뀌어 한다”고 강조했다.
발의에 참여한 배수문 도의원은 “이번 조례안은 상징적인 의미가 강하다. 실질적으로 피부에 와 닿는 내용은 각 시군구에서 조례에 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제정된 각 지자체의 처우 조례도 마찬가지로 예산지원에 있어서 의무조항이 없다. 단, 창원시만은 예외다.
창원시는 2012년 12월 28일 처우 조례를 제정하면서 사업 수행 시 필요한 예산을 ‘지원할 수 있다’로 의무조항을 둔 것이다.
창원시는 비용의 보조에 ‘시장은 예산의 범위에서 사회복지기관에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개선과 지위향상을 위한 운영비, 보수교육비, 수당 등을 지원하여야 한다’고 명시했다.
창원시 조례만이 유일하게 ‘해야 한다’라는 의무조항을 두고 있는 것이다.

10명 중 8명 처우조례 못 느낀다
한편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조례가 실질적으로 현장에서는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6월 28일 경기도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향상 조례 제정 1주년 토론회에서 조례 제정 후 처우 개선에 대해서는 무려 84%가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례 제정에 대해서 알고 있던 응답자는 38.2%에 불과했다. 반면 과반이 넘는 61.8%는 경기도 조례에 대해서 모르고 있다고 응답했다.
조례 제정 후 처우개선을 실질적으로 느끼는 지에 대한 물음에서는 ‘느낀다’는 응답은 15.9%에 그친 반면, ‘못 느낀다’는 응답은 무려 84.1%에 이르렀다.
처우개선에 가장 많은 변화가 됐다고 느끼는 부분은 가중치를 적용해서 1순위로 월보수액이 259점으로 가장 많은 개선을 보였고, 2순위로 시간외수당 117점, 3순위로 직원역량강화교육지원 61점, 다음으로 보수교육비 지원이 58점 순이었다.
앞으로 처우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는 역시 월보수액이 가장 많은 2218점으로 나왔다.
이어 고용안정(606점), 시간외수당(599점), 근무시간(437점), 연차수당(290점), 사회적인식향상(235점), 여가활동지원(211점), 육아휴직(170점), 장기근속휴가(167점), 직무역량강화교육지원(148점), 신변안전(138점) 등이 뒤를 이었다.
사회복지사 처우개선을 주도적으로 수행해야 할 것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49.2%가 중앙정부라고 답했으며, 기초자치단체(26.1%), 사회복지단체(15.4%), 광역자치단체(7.3%), 사회복지 개인(1.9%), 시민사회단체(0.1%) 순이었다.
시군조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71.4%가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아니다 또는 모르겠다라는 응답은 28.6%였다.
진석범 동서울대학교 실버복지학과 교수는 “복지는 정부의 책임이다”며 “사회복지사는 국가 공무원이 해야 할 일을 위탁받아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당연히 공무원 수준의 처우는 합당하다”고 강조했다.
김도묵 남양주시동부노인복지관 관장은 “법률 및 조례제정의 내용이 부실하다. 선언적의미만 있다. 강력한 개정이 필요하다”면서 “더 강력한 제도화를 통해 법을 개정하고, 국·도·시군구의 사회복지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서는 지난 6월 17개 광역 및 227개 기초 지자체에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안내 및 제·개정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은 ‘제정하지 않은 나머지 지자체에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 관련 조례를 시급히 제정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미 제정한 지자체도 ‘처우개선위원회’ 등 신분보장 관련 조직에 대한 운영 조항을 추가하고, 사회복지사의 처우개선과 인력충원을 위한 소요 재원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관련 조례를 개정할 것을 요청했다.
8월 중에는 미제정 광역지자체(서울특별시, 충청북도)를 대상으로 시도 및 의회에 ‘제정 재요청’ 공문을, 해당 지역 사회복지사협회에도 관내 처우 조례 제정 독려 공문을 발송했다.
사회복지시설 소관 중앙부처인 보건복지부 발행 매뉴얼 ‘2013년도 사회복지시설 관리안내’(31쪽 참조)에는 ‘각 지자체별 조례 제정 등을 통해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개선을 추진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글/김인수 기자
사진/한국사회복지사협회

인터뷰_최경애 사울시 종로구의회 건설복지위원장

서울 전체 통틀어 종로구에서 첫 처우 조례 발의
“열악한 환경서 클라이언트에 향상된 서비스제공 어렵다”

서울특별시에서 광역보다 앞서 서울시 전체 처음으로 기초단체인 종로구에서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향상을 위한 조례’가 발의, 통과됐다. 이 조례는 11월 1일부터 시행됐다.
서울시 처음으로 종로구에서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조례를 발의한 의원은 최경애 종로구의회 건설복지위원장이다.
최 위원장은 서울시 전체에서 최초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조례를 발의해 통과시킨 의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경애 위원장은 “저도 사회복지사로서 현장 사회복지사들이 열악한 처우와 환경에서 일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안타까워 처우 조례를 발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을 만나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조례 발의배경과 내용에 대해 들었다.

처우 조례를 발의하게 된 배경
저는 학부와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며 두 번의 현장 실습을 했습니다. 그 두 번의 현장 실습에서 현장 사회복지사들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가를 몸소 체험했습니다.
특히 사회복지전문가로서 힘들게 일하다 안된 분들의 소식도 잇따라 접하게 됐습니다.
현장 사회복지사들의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생활에 쪼들리다보면 클라이언트들에 대한 서비스 또한 나아지리라는 보장도 어렵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린이부터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클러리언트들에게 보다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당사자 즉, 사회복지사들의 생활이 좋아져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례를 제정하기 위해 여러 지방자치단체를 살펴봤는데, 각 지역에서는 광역단체를 비롯해 기초단체에서도 조례를 제정한 곳이 많았는데, 유독 서울은 광역조차 없더군요.
인구가 대한민국 4분의 1이상인 곳에서 사회복지사를 위한 처우 조례가 없다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서울시에서 일하는 전체 사회복지사들의 처우를 위한 조례는 제정하지 못할지라도 종로구 지역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회복지사들의 처우 향상을 위해 처우조례 발의를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사회복사 등의 처우 조례를 발의하게 됐고, 지난 9월 27일에 조례가 제정됐습니다.
조례는 11월 1일부터 시행됐습니다.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각종 다양한 사회복지사업을 수행하는 종사자들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고 그 지위를 개선하고 향상하도록 지원함으로써 열악한 환경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회복지사들과 우리 지역사회의 복지증진에 이바지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우선 구청장은 사회복지사 등의 보수를 사회복지전담공무원 보수 수준에 달하도록 했으며, 보수수준 및 지급실태 등에 관해 3년마다 조사하도록 했습니다.
또 처우개선과 복지증진을 위해 종로구 지역사회복지계획에 4년마다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향상 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했습니다.

처우 조례 제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조례를 만듦으로써 가장 어려운 점은 예산입니다. 먼저 실행 가능한 부분을 위해 처음부터 많은 예산 집행이 어려웠습니다.
서울시 첫 조례이기 때문에 기틀을 마련하는 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선 사회복지사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클라이언트들로부터 상해를 입고 있는데, 상해보험 등 사회복지사들의 신변안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에 우선순위를 둘 생각입니다.
이 외에 계획은 예산에 따른 실행 가능성을 보고 차후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서울시 다른 기초단체에 조언
앞으로는 다른 구에서도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조례를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선진국에 진입했다고 말할 수 있으나 복지선진국으로 가려면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회복지사들에 대한 처우 향상이 동반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시 차원의 많은 협조가 필요합니다.

서울시에 당부의 말
복지선진국을 위한 사회복지사들의 처우는 상위기관에서 시작을 해야 하는데 지금은 하부조직인 기초단체에서 여론이 일고 있는 듯한 모양새입니다.
지도층에서 하려고 하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복지 종사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
어렵게 공부해서 사회복지사가 됐는데 봉사자로만 남기에는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국가에서는 복지선진국이라고 말하려면 사회복지사에 대한 처우는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차후에는 서울시 다른 24개구에서도 사회복지사들에게 혜택을 마련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장 사회복지 종사자들이 힘내서 일할 수 있도록 보다 노력하겠습니다.

종로구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
어려운 재정이지만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계층에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겠으며, 구민의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구민과 함께 힘쓰겠습니다.
어린이들 방과 후에라도 부모님들이 안심하고 학교에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으며, 다양한 지역의 민원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소외계층이나 노인·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및 맞춤형 일자리를 창조하고 발굴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항상 지역주민에게 불편사항이 무엇인지를 찾아 발로 뛰며 최선을 다해 해소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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