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보고, 공부를 하는 장소로만 여기던 도서관이 이제는 배움의 기회를 얻어가고, 영화보기, 갤러리감상 등 다양한 문화혜택을 누리는 장소로 변모하고 있다. 지역의 특색에 따라 맞는 특화 프로그램을 구성해 주민의 요구를 반영한 도서관으로서 찾아가는 열린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과 책이 가까워지는 기회를 제공하며 발길 끄는 이색 도서관을  찾아 알아봤다.

                                                          공동취재/문혜원·박선미 기자

구로도서관 행복독서마라톤 대회
서울시 구로구 구로5동 소재의 구로도서관에서는 매 년 책읽기를 마라톤과 접목해 청소년들의 독서습관을 기르고 도전의식을 고양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 구로도서관은 증축공사로 인해 행복독서마라톤대회를 신구로 초등학교에서 개최했고, 14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완주자를 포함해 올해 67명의 학생들이 상장을 수상했고, 16명의 학생들이 상품(문화상품권)을 수여받았다.
이명하 구로도서관 관장은 “독서마라톤대회는 지난 2011년 3월부터 5월까지 진행했던 프로그램”이라며 “21세기는 창의적인 인간을 필요로 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독서는 필수 요소라고 생각되어져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독서습관을 유도하고 독서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구성하게 됐다”고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동안 독서마라톤대회는 지역주민과 인근학교와 연계하여 진행하였으나 지난해 9월 도서관 증축공사로 인해 문을 닫게 되는 상황에서 범위를 좁혀 신구로초등학교와만 연계해 영향 한도내에서 밀도 있게 진행한 것.
독서마라톤대회란, 독서를 좀 더 재미있게 하자는 취지로 마련됐으며 마라톤(혼자만의 경주)이라는 개념과 접목시켜 사서 선생님의 도움과 가이드라인으로 대회를 진행하는 식이다. 책 1페이지를 곧 마라톤 경주 km로 환산하는 개념의 독서법으로 참가자 스스로 목표페이지를 정하여 책 읽기 마라톤에 도전한다. 종목별 독서량은 거북이코스(1.5km-1500p, 21쪽), 토끼코스(3km-300p, 43쪽), 월계관 코스(42.19km-4219p, 60쪽)으로 나뉘어져 있다.
진행방법은 참가자가 한 가지 종목만을 선택해 신청하면 독서마라톤 일지를 제작하여 참가 학생에게 제공한다. 이어 독서마라톤 일지 기록은 매일 일정 분량씩 독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 독서 후 읽은 쪽수를 일지에 기록한다. 1권의 책을 완독하였을 시 독후감상문을 작성한다.
이 관장은 “독서마라톤 시작 전에 독서관련 부분에 대해 강의를 진행하고 추천도서목록을 제공하여 참가 학생들이 도서선택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 있다”며 “대회를 진행하는 중에는  참가자 학생들에게 핸드폰 문자발송을 통해 ‘힘내세요, 끝까지 완주하길 바랍니다’라는 식의 독려를 재촉하는 문자를 발송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구로도서관은 특색사업으로 독서마라톤대회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도서관의 대출회원을 대상자로 선정해 직접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할 것이며 회의실을 오픈하여 이용자들의 자발성 독서그룹을 만들게 하여 동아리로 활동할 수 있게 배려할 계획이다. 또 구로동 지역 특성과 맞는 다문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교육 및 문화 등 다양한 독서읽기 참여에 가동을 걸 생각이다.
이 관장은 “독서에 다소 치우쳐져 있는 다문화주민들을 위한 배려를 통해 지역독서운동으로 나아갈 수 있게 적극적으로 찾아가는 도서관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이제는 도서관이 찾아가는 열린 문화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는 추세”라며 “이러한 시대에 발맞추어 구로 도서관은 지역주민과 소통하여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함께 고민하여 이에 맞춘 다양한 영역들을 갖추는 편리한 도서관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천도서관의 학부모 자녀 공부법 강의
지난달 12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서울시 양천구 목동 소재의 시립양천도서관 2층 다모아방에서 ‘행복한 부모 꿈을 만들어가는 아이’라는 주제로 강의가 진행됐다.
이날 지역 내 학부모 6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강사로 이수경 한국독서교육회 이사, 조길숙 교육위원, 전규호 수석연구원 등이 초청되어 급변하는 교육환경 속에서 자녀의 창의적 사고,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 신장 등 자녀교육에 도움을 주기 위한 학부모특강을 펼쳤다.
일찍 자리에 출석한 학부모 최수정(가명·41) 씨는 “초등학교 4학년 올라가는 자녀를 위해 도움이 될 만한 부분이 있는지 해서 강의를 들으러 왔다”며 “현재 교육정책이 자주 바뀌는 시대라서 혼란스러운 가운데, 이 같이 도서관에서 실시하는 자녀 공부를 대비한 다양한 강의를 꼭 빠짐없이 참석해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부모로서 갖추어야 할 자세라든지, 자녀와 학습 및 독서를 함께 하면서 도울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소감을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안진양(44·신정동) 씨는 “양천도서관 뿐만 아니라 국립 삼성동어린이청소년도서관 등에서 진행하는 매년 매회 학부모 상대로 하는 자녀 공부법 강의를 꾸준히 들어왔었다”라면서 “혼자 자녀를 키우면서 어려웠던 부분을 전문가를 통해 조언을 듣고, 다양한 방법에 대해 알게 되는 것 같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아빠와 함께 들을 수 있는 다채로운 강의도 마련돼 부모와 자녀가 더욱 돈독해 질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말했다.
양천도서관은 서울시특별교육청을 인가받은 시립도서관으로 양천구 목동 내의 ‘학부모 교육열이 높다’라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학부모를 위한 자녀 공부법 관련 등의 강연을 재능기부 형태로 주최해 실시되고 있다.

독서관련 인문학 강좌를 비롯한 다양한 학습관련 코치
양천도서관은 1990년 목동도서관으로 개관해 1999년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됐다. 2007년 서울시교육청 산하 도서관 중 최초로 전자태그(RFID)시스템, 자가대출반납기를 도입해 자료이용의 신속성과 편리성을 극대화했다.
양천도서관은 지난 2012년 서울학부모지원센터의 지역거점기관으로 선정돼 강의·체험 형태의 ‘학부모교육’을 통해 기존의 자녀교육에 대한 인식전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집단 상담 및 개인 상담으로 이뤄진 ‘학부모상담’을 운영해 학부모들의 실제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형태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특구로 이름난 목동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윤말숙 문화활동지원과 과장은 “지역 특성상 교육열이 높아 사교육에 대한 욕구가 높다. 공교육 활성화 방안으로 강의를 개설하게 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도서관에서는 재작년 학부모 상담사를 고용해 개별·집단 상담 및 치유프로그램을 도입한 바 있다. 또한 아버지와 아이들의 관계 증진을 위해 아버지 학교와 아버지와 자녀가 함께하는 성곽걷기를 진행했다.
윤 과장은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평생교육에 대한 개념이 도입되고, 그에 대한 요구도 많아졌다. 도서관은 모든 학문 활동이 총체화되어 있는 ‘도서’라는 인프라가 있었기에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인문학 강좌를 수강한 지역민들은 그에 대한 궁금증을 도서관에서 자료를 검색해 바로 확인해 볼 수 있었다. 한 공간 안에서 편리하게 지식과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양천도서관에서는 지역민의 욕구를 반영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지역사회에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야기활동전문가과정과 책놀이지도사과정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참여자들은 올해 1월과 2월 유아를 대상으로 한 ‘책 밖으로 나온 이야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독서동아리 회원들은 어린이독서회의 강사로 활동하면서 아이들에게 독후활동을 지원했고, NIE연구회는 소외계층 아이들에게 신문제작 과정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의지를 높이기도 했다.
양천도서관은 또 지역의 학교도서관 활성화를 위한 지원에도 적극적이다. 학교도서관 현장지원, 직원 업무능력 향상을 위한 도서관 사서 등 연수, 운영매뉴얼 제작 및 배포 등의 활동으로 독서교육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윤 과장은 “특히 ‘책 읽는 목요일’이라는 프로그램은 2011년부터 연중 진행하고 있는 야간 강좌다. 매달 둘째 및 넷째 주 목요일에 인문학 저자를 초청해 강연을 듣고 개인 수준에 머무는 인문학 독서가 아닌 공동체적인 인문학 독서문화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 초청강사는 양천도서관 사서들이 직접 책을 읽고 선정한다. 그래서 지역주민들은 매번 인문학 도서와 저자를 만날 것을 기대하면서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양천도서관 주변 지역 주민들에게 인문학적 수요가 높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꾸준히 문화교실에 인문학 강좌를 개설해 진행하고 있다.
작년에 진행된 시니어독서지도사과정에 참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올해는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는 글쓰기지도 프로그램과 재능기부를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할 계획이다.  
윤 과장은 “교수, 교사, 학자, 언론인 출신의 인적자원을 지역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사이클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비쳤다. 또 “다양한 책이 있는 만큼, 세상에는 다양한 직업이 있으니 아이의 진로와 학습 뿐 아니라 ‘꿈’을 키워줄 수 있는 진로교육을 진행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반듯한 도서관 이미지탈피, 열린 서비스 지향
최근 지역내 공공도서관들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05년부터 공공도서관 프로그램 확충 지원 연계와 더불어 찾아가는 열린 도서관을 지향하고 있다.
특히 기존의 동사무소·학교의 남는 공간을 리모델링해서 도서관으로 꾸미거나 50∼150평의 ‘작은도서관’을 집중적으로 건립하는 등 동네에서도 쉽게 갈 수 있는 도서관을 만들었다. 작은 도서관은 중랑구 등에 7곳 들어서고, 서초2동사무소, 대조파출소, 구로3동 청소년독서실 등 14곳을 문화센터를 갖춘 도서관으로 리모델링한다. 서일중학교, 북성초등학교 등 11개 학교에는 지역주민도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이 꾸며져 있다.
시 문화기반시설조성반 관계자는 “지역주민들의 문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지역 사회에 대한 최신 정보 등 다양한 형태의 자료도 제공하는 지역정보센터가 되게 할 것”이라며 “어린이 도서관 등 특화된 공공도서관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공공도서관 통합서비스 등 시스템 개발 확대
올해 서울시 공공도서관은 통합도서서비스가 실시되면서 효과가 큰 지방자치단체 도서관을 우선 선정한 후, 12월까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회원증 명칭 제안 공모전 개최와 디자인 개발 등으로 국민의 관심을 높일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마련한 서로 다른 시스템 간의 호환성 표준 지침 보급과 연계 프로그램 개발 등으로 연말까지 280개관 145만 명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는 전국 공공도서관 828개관 대비 34% 수준이며, 2018년까지는 전국 공공도서관 50% 이상을 통합도서서비스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통합도서서비스는 향후 거주지와 상관없이 전국 도서관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국민 독서 진흥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니인터뷰 _ 신구로초등학교 민수현(5학년) 장연서(5학년) 이강인(5학년)

‘자신감 쑥, 글쓰기 실력 쑥’
이강인 학생은 “평소 책 읽는 것에 흥미도 있고 좋아해서” 라는 이유로 행복독서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또 구로도서관에서 실시한 독서마라톤대회에 예전에 참가한 경험이 있는 민수현 학생은 “책 읽고 글 쓰는 것을 좋아해서”의 이유로 두 번째 참가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우수한 성적을 거둔 장연서 학생도 평소 독서에 관심이 있어 참여했으며 세 학생 모두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동안 독서마라톤완주인 월계간 코스에 참여했다.
세 학생은 지난달 10일 상장과 소정의 문화상품권을 학교장으로부터 수여받았다.
독서마라톤대회는 지난해 9월 1일부터 시작해 12월 9일까지 실시되었다. 대회 기간 동안 강인 학생은 6500페이지를 읽었고, 수현 학생은 4500페이지 정도를 읽었다. 연서 학생은 4219페이지를 달성했다.
강인 학생은 ‘바보빅터’와 위인전을 읽었고, 공부를 끝마치고 난 뒤 매 시간 날 때마다 책을 읽었다. 목표가 있으니 조금 더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아는 점도 많아졌다고. 책을 자주 접하는 모습을 본 강인 학생의 부모님은 “행복해하셨다”는 후문을 전했다. 강인 학생은 “도서관과 집 등 책을 자주 볼 수 있고, 글쓰기 실력이 늘어나며 재미 느껴서 좋다며 친구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수현 학생은 ‘피터팬’, ‘작은 아씨들’ 같은 소설을 자주 읽었고, 독서 후에는 독서일지를 작성했다. 특히 책을 읽고 난 뒤 소감이나 줄거리 등을 요약해 독서일지를 써야했기에 “글쓰기가 늘었던 것 같다”고 말하며 대회에 대한 장점을 소개했다. 또 “대회에 참가하면서 책과 친해질 수 있고 글쓰기에 자신 없어 하는 친구들도 이를 통해 의욕이 생길 것 같다”며 추천했다.
두 학생 모두 독서마라톤대회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고, 기회가 닿으면 또 다시 참가할 의향이 있음을 밝혔다.
강인 학생은 “앞으로 책을 많이 읽고 활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비쳤다.
수현 학생은 “그 동안 한 가지 분야를 읽는 경우가 있었는데 앞으로 여러 분야의 책을 읽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연서 학생은 장르 상관없이 다양한 분야를 책으로 접해 독서일지를 써 내려가며 올바른 독서방법에 대해 익혔다. 대회를 끝나고 난 뒤에도 여전히 책을 읽으며 기록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연서 학생은 “독서마라톤대회 프로그램을 다시 한다고 하면 참여할 의향이 있다”며 “그때에는 더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 보다 많은 지식을 쌓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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