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정해져 있지 않다. 내가 할 수 없는 일까지도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면 한계를 넘을 수 있는 기적을 이루기도 한다. 누구나 하지 못할 것 같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오히려 멋지게 이루어내어 세상에 아름다운 기적을 보여주는 이들이 있다. 바로 청각장애 유소년들로 구성된 ㈜사랑의 달팽이 클라리넷앙상블 연주단이다. 아이들은 악기를 통해 세상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마음의 소리를 움직여내어 숨은 잠재 실력을 뽐내며 아름다운 기적의 소리를 들려주고 있어 주위로부터 많은 감동을 주고 있다.

최초의 청각장애 청소년 연주단
사랑의 달팽이 클라리넷앙상블은 최초의 유일 청각장애 유소년들 연주단이다. 지난 2003년 8월부터 모임으로 시작하였으며 박기현 아주대병원(前)원장의 중심으로 이비인후인과 전문의들과 기업인들의 주축으로 결성되었다. 이후 2007년에는 인천복(주)광우매직스 대표가 법인화하게끔 노력하여 정식승인 되면서 김민자 회장이 역임하여 현재까지 꾸준한 후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청각장애후원단체 ㈜사랑의 달팽이는 듣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소리를 찾아주게 하고 잃어버렸던 ‘희망과 행복’을 선물하는 복지단체이다. 이를 위해 매년 소외된 청각장애인들에게 인공와우수술과 보청기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단원들에게는 레슨과 악기 공연 등 모두 무료로 진행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청각장애 학생들의 재활과 사회적응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1월부터 신한생명과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가 클라리넷앙상블 단원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소리 찾기를 위한 인공달팽이관 수술도 함께 지원하고 있다.
조영운 사랑의 달팽이 사무국장은 “후원단체에서는 지원하는 청각장애인들 뿐만 아니라 음악에 관심이 있는 다양한 청각장애유소년들이 클라리넷이라는 어려운 악기를 접해보면서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히 사회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연주단을 구성하게 된 것”이라며 “연주단에 있는 아이들은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 누구나 신청하여 참여를 할 수 있게 하고 있으며, 아이들의 사회적응을 돕고 있다”고 소개했다.
클라리넷 앙상블은 소프라노, 알토 그리고 베이스 클라리넷 등으로 구성되어 여러 가지 음색과 풍성한 화음을 느낄 수 있는 악기다. 이와 더불어 이 악기의 특성이 사람의 음색과 가장 유사한 소리를 낸다는 점인데 바로 이 점을 이용하여 청각장애유소년들에게 감성적인 재활을 돕는 작용을 하고 있다는 것이 사랑의 달팽이 클라리넷앙상블 연주단이 탄생된 배경이다.
조 사무국장은 “합주를 하면서 입으로 불면 혀 운동이 잘 되어 발음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고, 사회적으로 나갔을 때 아이들이 말을 잘 하게 되면서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고 설명했다.

자신감과 함께 밝아진 아이들
조 사무국장은 “아이들이 대부분 장애학교가 아닌 일반학교를 다니는데 대체로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말이 어눌하고, 학교생활에 잘 적응을 하지 못한다”며 “주위친구들로부터 놀림이 대상이 되는 아이들이 점점 자신감을 잃어가다 이러한 음악과 함께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자신감을 다시 되찾고 밝아지는 아이들이 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연주단 아이들은 매주 금요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서울시 광진구 천호동 소재 ㈜사랑의 달팽이 사무실에서 모여 연습 및 레슨을 받고 있다. 단원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대학생까지 총 30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클라리넷 악기 전공자 자원봉사 선생님 2명이 아이들을 가리키고 있다.
사무실에서 개인 레슨을 받고 있는 박규민(13) 학생은 작년 초부터 클라리넷앙상블 연주단에 들어와 1년 동안 활동하고 있다. 규민이는 악기를 연주하는 것에 대해 “재밌다. 클라리넷 악기가 너무 좋다”라며 자랑했다. 규민이는 이어 “지금보다 악기를 잘 다뤄 꼭 공연에서 멋지게 연주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규민이 어머니 김민선(41) 씨는 “우연찮게 인공와우수술을 받으러 이곳에 왔다가 포스트 모집광고보고 신청에 응하여 아이가 새로운 생활에 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점차 성격이 밝아지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낀다”고 소감을 말했다.
사랑의 달팽이 클라리넷 앙상블 연주단에서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손정우(18) 학생은 초등학교 5학년 때 모임에 참여하여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정우 학생은 단원들 중 클라리넷 악기를 수준급으로 잘해 큰 호평을 받고 있다.
정우 학생은 “우연히 엄마의 권유로 하게 되었으나 지금은 누구보다 클라리넷악기를 좋아한다. 클라리넷 악기를 접할 수 있게 한 부모님께 감사를 드린다”고 고백했다. 정우 학생은 이어 “아직 테크닉이나 표현력, 음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아 더 많이 노력하여 최고의 연주자가 되고 싶다”며 앞으로 꿈에 대해 밝혔다.
연주단에서 9년 동안 꾸준히 자원봉사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허두리 선생님은 “처음에는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어떻게 음악을 할까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는데, 아이들이 잘 따라와 주고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다”며 “점차 변화하고 성장해가면서 자신감을 얻어가는 아이들을 지켜보는 것이 흐뭇하다”고 말했다.

소중한 삶을 가꾸어내는 특별한 공연개최
지난해 11월 7일 오후 8시 광진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 사랑의 달팽이 클라리넷앙상블 정기연주회가 열렸다. 정기연주회는 제 9회로 골프클럽 스카이72, 사랑의 열매의 지원 사업으로 청각장애인에 대한 사회인식전환을 위해 마련하였다. 이날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과 뮤지컬 배우 겸 가수 배다해가 재능 기부 형식으로 참여해 클라리넷 앙상블과 하모니로 큰 화제가 되었다.
연주회에서는 사랑의 달팽이 클라리넷앙상블 한채정 양의 솔로 공연인 ‘공원에서’를 시작으로 사랑의 달팽이 손정우 군과 유진박이 함께 ‘시네마 파라다이스(cinema paradise)’ OST를 연주하고 클라리넷 앙상블의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 ‘고장난 시계(The Syncopated Clock)’, ‘007 테마 OST’, ‘올 아이 에스크 오브 유(All I ask of you)’, ‘슈퍼맨 테마 OST’, 그리고 배다해의 ‘넬라판타지아(Nella Fantasia) 솔로 공연을 펼치며 공연장을 아름다운 소리의 향연으로 물들였다.
또한 청각장애인에 대한 사회인식 전환과 다 함께 소통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사랑의 달팽이’ 저금통을 제작하여 예쁘게 색칠된 수백 점의 달팽이 저금통을 로비에서 전시했다. 달팽이는 듣기를 담당하는 청각기관인 달팽이관을 뜻하며 청각장애인 지원 사업을 하는 이 단체의 상징이다.
사랑의 달팽이 클라리넷앙상블연주단은 그동안 2008년 국회 문화초대석 클라리넷앙상블 초청공연을 비롯 자선콘서트 개최, 한국마케팅학회 청각장애인 지원 협약 체결, 2010년 클라리넷앙상블 기념음반 제작, 2011년 클라리넷앙상블 열린음악회 출현 및 같은 해 4월 나눔인 상, 보건복지부 장관상 표창, 2012년 서울시 초등학교 청각장애 인식개선 프로그램 진행 등 매년 11월 정기연주회 실시와 함께 30여회가 넘는 공연활동을 전개하였다.
조 사무국장은 “정기공연과 더불어 대중들과 보다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접하고자  8월에는 정오의 행복연주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앞으로 앙상블연주단이 게스트로 가서 연주할 수 있는 초청 연주회를 비롯 세계적인 음악협회에서 행사하는 공연 등을 계획하고 있다”며 “공익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방송 캠프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마련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꾸준히 음악적 지향과 함께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랑의 달팽이 클라리넷앙상블연주단은 현재 전문 관현악단과 협연이 가능할 정도로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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