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상도국주도서관에는 ‘도토리’라는 도서관의 토대를 이루는 어머니자원봉사자 모임이 있다. 이들은 도서관을 이용하면서 도서관의 운영과 활동에 도움을 주고 있으며, 아이들에게 독서지도 및 미술치료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자발적으로 형성하고 만들어 아이들의 지적능력개발에 도움을 주고 있어 주위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어머니가 아이 마음을 제일 잘 알고 있듯이, 도토리는 지역주민의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주고 사랑을 나누고 있다.

숲속도서관 자원봉사활동
지난달 9일 오전 9시30분 상도국주도서관의 세미나실에는 시끌벅쩍 작은 소란이 일어났다. 다름 아닌 상도국주도서관의 동아리 ‘꿈꾸는 도토리’회원의 어머니 5명이 모여 이날 있을 작은 행사에 참여하기 위한 프로그램 구상 및 진행방법에 대해 논의 중이었다.
김영림(40) ‘꿈꾸는 도토리’ 주민협의체 회장은 “오늘 동작구내 숲속도서관에서 샛별어린이집 아이들이 소풍 오는데, 이를 도와주기 위한 자원봉사활동 약속이 잡혀져 있어 어떤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갈지에 대해 구상하고 있었다”라며 “책 읽어주기, 숲속 자연에서 알아야 할 것 등에 대해 가르쳐 줄 것 등을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숲속도서관은 지난해 5월 3일 동작충효길 1코스인 고구동산길 자연관찰로에서 개관식을 갖고 운영에 들어간 것으로 방치돼 있던 산림창고를 숲속도서관으로 리모델링하자는 주민제안에서 출발했다. 특히 주민협의체인 ‘꿈꾸는 도토리’가 숲속도서관 조성계획 수립부터 설계 및 공사감독까지 일일이 주관해 챙겼다.
김 회장은 “숲속도서관 조성을 위해 구청에 제안했고 운영까지 맡아했었다”라며 “숲속 도서관 활성화를 위해 글방 쉼터운영과 독서지도, 독서독후활동, 시낭송회, 숲속 문화제 등 다양한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김 회장은 “꼬마농부 교실, 숲에서 놀자 등 숲속에 위치한 이점을 살린 자연체험 프로그램도 적극 운영하고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진행된 숲속도서관 도토리 자원봉사활동은 김영림 회장 외 조양민(43), 김경원(50), 이원경(39), 장인숙(36) 씨 등 5명이 참여해 의뢰한 구립샛별어린이집 아이들과 함께 간식을 먹으며 숲속에 있는 잣나무, 피리풀 소개와 숲속에 있을 때 주의사항, 봄과 관련된 그림 책 읽어주기 등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샛별어린이집 선생님들은 “몇 번 숲속도서관에서 도토리회원 어머니들의 도움으로 아이들에게 자연과 함께 하는 수업을 받아왔다”라며 “아이들은 엄마 같은 선생님들이 친근하게 다가오기 때문에 낯가림 없이 잘 따르고 자연과 관련된 수업을 받으면서 숲속도서관에 오는 것을 좋아 한다”고 말했다.

도서관의 토대를 이루는 사람들
서울 동작구에 위치하고 있는 상도국주도서관에서는 매년 도토리 자원봉사자를 양성하고 있다. 도토리는 도서관의 토대를 이루는 사람들의 줄임말이다. 독서 치료, 구연동화, 독서 디베이트 등 다양한 내용으로 구성된 도토리 자원봉사자 교육을 이수한 후 활동을 하고 있다.
김 회장은 “아이들이 이용한 책들이 아무렇게나 널려져 있고, 제 자리를 찾지 못하는 책들을 보면서 도서 분류법을 알게 하고, 올바른 책을 읽는 습관 등에 대해 교육하는 것을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시초가 되어 ‘꿈꾸는 도토리’가 그 싹을 틔우게 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꿈꾸는 도토리’ 주민협의체는 동작상도국주도서관의 자원봉사자 어머니 모임을 모태로 지난 2011년 6월10일 설립됐다.
주민협의체 설립 동기는 최근 맞벌이 가정 증가에 따른 직장맘의 육아문제 해결 및 사교육 증가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함께 해소하는 데 있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엄마들이 내 아이 뿐 아니라 바쁜 회원들의 아이도 함께 돌보는 이른바 육아공동체인 셈이다. 현재 회원은 140명에 달하며 아이들의 건강한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도토리 모임은 서가정리를 하면서 매주 한 번씩 모임을 갖고 있다.
엄마들의 고민은 누가 뭐래도 내 아이가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 건강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을까?하는 아이에 대한 걱정뿐이다. 그러나 요즘 우리 주변에서는 사교육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찾기는 어렵지 않고 놀이터에 가도 함께 놀 친구를 찾기란 쉽지 않다. 등·하교 길 조차 마음 놓고 다니기 어려운 것이 현실.
이러한 엄마들의 가장 기본적인 아이들에 대한 걱정에서부터 출발이 되었다. 도토리는 무엇보다 아이들의 호기심을 읽어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해줄 수 있는 엄마 같은 작은 이동도서관이 되기 위해 ‘책과 노니는 도토리 교실’을 열어 열린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지역주민 어머니들의 자발적 활동
김 회장은 현재 중학교 자녀를 둔 어머니다. 김 회장은 아이를 키우면서 엄마의 고민도 해결되고 아이들의 배움터를 찾기 위한 모토로 도토리 활동을 택했다. 김 회장은 “가까운 도서관이라서 아이와 함께 자주 찾았었다. 우연히 자원봉사 양성교육 관련 프로그램 공고모집을 보고 관심이 가서 참여하게 되었다가 도토리랑 인연을 맺게 되었다”라면서 “같은 또래의 어머니들과 함께 하면서 정도 들고, 다양한 분야의 프로그램을 구상하다보니 재미도 있고 보람도 생겨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 조양민 씨는 “둘째가 어려서 도서관에 관심을 가지길 원하는 마음에 출입했다가 어머니들의 모임활동이 있다는 것을 알고 참여하게 되었다”며 “다른 어머니들과 함께 하면서 서로 정보도 공유하고, 다른 아이들을 돕는 봉사활동도 할 수 있다는 것에 큰 매력을 느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도서관 근처에 사는 김경원 씨는 아이랑 어릴 적부터 도서관을 놀이터처럼 이용해오다 도서관에서 하는 자원봉사활동 ‘도토리’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참여한 후 3년간 꾸준히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씨는 “아이가 항상 책을 가까이하는 모습을 보게 되니까 이 모임에 ‘참여한 것이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앞으로 동네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 폭넓은 문화공간으로 변모해나가기 위해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계획을 말했다.
이원경 씨는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나 동네의 도서관에 대해 모르는 방치된 아이들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문화행사프로그램을 열어 대외적으로 참여하는 모임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라며 “엄마품과 같은 따뜻한 ‘도토리’가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도토리에서 신세대 엄마로 통하는 장인숙 씨는 “집에서 아이와 신랑이 제가 하는 활동에 대해 더 좋아하고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있다”며 “처음에는 제 아이를 위해서 필요한 활동이라고 생각하고 참여했는데, 현재는 오히려 주위사람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다른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더 큰 기쁨과 보람을 얻어가고 있다”고 말하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마을공동체 모임 양성하다
도토리는 생태, 텃밭 활동에 관심이 많은 엄마, 역사에 관심이 많은 엄마, 전래놀이에 관심이 많은 엄마 등 좋아하는 분야와 잘 알고 있는 분야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이후 학교 수업 못지않은 다양한 분야의 ‘엄마표’ 수업 시간표가 짜여졌다.
김 회장은 “스스로는 아무 재능이 되지 못할 거라고 여겼던 숨은 특기가 엄마의 마음이 더해져서 탄탄한 교육 활동이 되었다”라고 자랑했다.
도토리는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도서를 선정하고 책을 읽고 즐거운 생각 나누기를 위해 다양한 독후 활동을 함께했다. 엄마들의 작은 모임에서 출발했기에 아이를 위한 엄마표 교육이 가능했던 것.
도토리 회원 어머니들은 도서와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상하다 더 큰 꿈을 꾸기 시작했다. 바로 마을과 함께 하는 공동체 사업이었다.
회원 김경원 씨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건강하게 뛰어노는 아이들이 너무 보기 좋았다”며 “꿈을 가진 아이들의 모습에서 부모는 행복을 느낀다. 행복한 부모가 많은 마을은 건강하고 안전한 소통이 잘 되는 마을이라고 생각한다. 마을공동체 토대를 이루는 독서문화프로그램을 구상해 독서와 사람, 자연 등이 어울러 지는 교육활동을 추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혜원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