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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공무원이 지치면 공공복지는 무너진다”양성근 한국사회복지행정연구회 회장
복지 업무는 ‘폭증’, 인원 충원은 ‘미미’…읍면동 업무 과부하로 공공복지 ‘병목현상’
문혜원 기자 | 승인 2014.06.02 11:32

민원인으로부터 폭력노출 vs 지자체는 친절 강조…엄정 법집행과 치유 프로그램 필요

“깔대기 구조로 인해 읍면동에서는 업무의 과부하가 심각합니다. 늘어나는 예산과 사업만큼 그 일을 수행할 인력 또한 지속적으로 충원돼야 합니다.” 양성근 한국사회복지행정연구회장은 국민들의 복지체감도를 높이는 전달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현장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이에 따른 인원배치 등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부 민원인들로부터 각종 폭력에 노출돼 있는 사회복지공무원들의 직무에 따른 스트레스가 심각하다며 엄정한 법집행과 힐링 프로그램 추진을 촉구했다. 현재 전국 사회복지공무원은 1만5000여명이 근무하고 있으나 늘어나는 복지사업에 따라 6000명 이상의 인원이 추가로 충원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사회복지공무원 4명이 업무과중이라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해 충격을 줬다.

제12대 회장 당선 소감과 각오
회원들이 주인이 되는 한국사회복지행정연구회를 만들기 위해 임기 중 회장 선출 직선제와 매월 1회 ‘회장브리핑’을 통해 회원들에게 각종 현안과 활동내용을 설명하고, 시군구 단위까지 부르면 달려갈 것입니다.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복지부-안행부와 정기간담회를 실시하고 회원들의 실질적인 힐링을 위한 휴(休)프로그램을 만들고, 전달체계를 개선하고 인력을 5000명이상 증원할 수 있도록 요구할 생각입니다.
회원들의 권익을 높여 가기 위해 국회의원과 시도지사를 찾아가 협조를 요청하고, 언론을 통해 회원들의 활동사항에 대해 홍보하고 부당한 보도에는 한사연 차원에서 항의 및 정정보도를 요구할 계획입니다.
회장 임기 3년 동안 나 자신보다 회원들을 먼저 생각하고 회원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집행부와 시군구 간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제11대 집행부까지 일한 방식은 시도회장과의 연락체계를 유지하며 일하는 것이었습니다. 공약에서도 밝혔지만 이러한 시스템은 집행부, 시도, 시군구가 유기적으로 역할을 잘 수행할 때 가능한데 지금 시도의 역량이 많이 떨어진 상황입니다.
따라서 시도는 물론 시군구까지 연결해 일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어떤 현황을 받을 때도 시도회장들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시군구까지 함께 연결해서 진행한다면 전회원들과의 소통이 그만큼 원활 할 것입니다.
기존 홈페이지 중심의 소통에서 페이스북, 밴드 등을 활용한 소통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습니다. 현재 페이스북의 경우 130여명이 참여하는데 4월까지 1000명 이상으로 끌어 올리고 상반기 중에 5000명까지 참여를 유도할 계획입니다. 밴드는 시군구회장들을 중심으로 상시 모니터링 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입니다.


사회복지공무원들은 어떤 일을 하나
흔히 사회복지공무원들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조사와 관리에만 일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보다 더 많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전달체계 속에서 본다면 보건복지부에도 사회복지공무원들이 홍보, 감사, 복지정책, 지역복지, 보육, 장애인, 사회서비스, 기초생활보장, 의료보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시도에도 사회복지과를 중심으로 노인, 장애인, 여성, 다문화업무 까지 담당합니다. 시군구에서도 사회복지를 담당하는 2~4개과에 배치돼 있고 읍면동에도 1~10명까지 복지수요에 따라 배치돼 있습니다. 공식적인 자료를 보면 사회복지공무원들이 정부의 290여개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나타나 있습니다.
문제는 갈라져 있는 업무가 어느 순간 읍면동으로 내려오면 한 두 사람들이 다 맡는다는 것입니다. 이게 제일 힘든 사항입니다.
구조상 밑에는 사람이 많고 위로 갈수록 사람이 적은 구조가 돼야하는데, 사람 수로 보면 위에서부터 거꾸로 역삼각형으로 내려오다 보니 가장 낮은 직급에 업무가 몰리는 현상을 빚고 있습니다. 즉, 깔대기 구조로 인해 한 사람이 모든 업무를 맡다보니 과부하 현상이 생기는 것입니다.

현재 사회복지공무원 현황과 필요 공무원 수는
현재 전국에 1만5300명이 시도 시군구 읍면동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직급별로 보면 소수이긴 하지만 5급부터 9급까지 다양하게 있습니다.
한국지방행정연구의 발표에 따르면 2012년을 기준을 6930명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고, OECD 국가 기준으로 봐도 1/4수준 정도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얼마 전 세모녀 자살 사건이 있었을 때 기획재정부에서도 6000명 정도 더 뽑을 예정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데이터를 가지고 정확하게 말하기 어렵지만 정부의 복지 사업이 늘어나고 예산이 증액되면서 그 이상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봅니다.

사회복지 공무원 1인당 평균 몇 명을 책임지고 있나
데이터화 된 것은 없습니다. 최근 조사자료에 따르면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노인을 포함한다면 490여명까지 관리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실제 지방은 거의 1000명 단위로 관리합니다. 여기에 보육업무까지 읍면동으로 내려와 일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일례로 포항시에는 직원 4~5명 중 보육업무는 한사람이 맡고 있습니다. 이 사람이 지난 한해 1500건을 맡았습니다. 특히 보육업무의 경우 신학기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무상급식도 사회복지직공무원으로 넘어왔습니다.

사통망 입력에도 문제가 있다는데
민원이 접수되면 상담을 하고 시스템에 입력을 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를 그날 그날 처리하기에는 거의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민원인 한 사람의 상담시간을 5분으로 계산했을 때 1시간에 쉬지 않고 일을 하면 20여명, 하루에 100건 정도 받아 놓는다고 가정한다면. 이제 이 민원접수 내용을 사회복지통합관리망(사통망)에 입력을 합니다.
그러나 사통망에 입력하는 것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금융동의서류나 사진 등을 일일이 스캔을 받아 입력을 하는데 이것 또한 오류가 자주 생겨 서류 하나 처리에 수십분을 넘기는 경우도 생깁니다.
예를 들어 오늘 100건의 서류를 받아 밤 12까지 입력해도 겨우 50건 정도 처리밖에 하지 못합니다. 그럼 나머지 50건은 다음날로 미룹니다. 하지만 다음날 다시 100건의 서류가 접수되면 총 150건을 처리해야 합니다. 접수받은 서류가 처리 후에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계속 누적이 돼 쌓여만 가는 것이지요.
그렇다보니 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주말에도 출근을 해서 일을 하지만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지난해 자살한 사회복지공무원들을 보면 서류가 줄어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쌓여져 가는  것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복지업부나 민원업무는 처리 기한이 있다보니 쌓여 있는 서류를 보며 자괴감이 들고 우울증이 찾아오는 것입니다.
지난해 사회복지공무원들의 잇딴 자살이 있은 후 복지부에서 점검이 나왔는데, 사통망에 입력되는 시간을 보고 기겁을 하더군요. 이에 따라 복지부에서는 많은 개선을 했지만 그렇다 해도 한계가 있습니다.

공무원들이 현장에 나갈 기회는
서류처리에 많은 시간을 보내다보니 현장에 찾아가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평소는 다르겠지만 새해와 새학년이 시작되는 2~3월에 민원이 가장 집중이 되는데 이때는 거의 못 움직입니다. 민원인들이 찾아오는데 이를 두고 현장 나간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보면 됩니다.

사회복지공무원들의 승진 문제는 어떠한가
경력이 많은 사회복지공무원들은 27년, 지방의 도단위는 거의 23년이 됩니다. 일반 공무원 23년 하면 고위사무관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군별로보면 사회복지직 사무관은 1명 또는 아예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포항은 공무원 2000여명 중 행정공무원이 40%를 차지하고 토목부 160여명에 이어 복지공무원 152명으로 많습니다. 그러나 행정과 토목은 몇 명의 사무관이 있지만 우리 사회복지직은 사무관이 단 1명 뿐입니다.
읍면동장이 사회복지직인지 아닌지에 따라 분명히 업무량은 달라질 것입니다. 개선돼야 합니다.

사회복지공무원들의 직무에 따른 스트레스는
지난해 직무 스트레스로 4명의 동료가 스스로 삶을 포기 했습니다. 현장에서 겪는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특히 정신질환자, 알콜중독자, 범죄자들을 많이 상대하고, 지자체에서는 민원인에 대한 친절을 강조하기 때문에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복지부에도 심각성을 인식하고 지난해 각종 치료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올해에는 보다 체계적으로 이 문제에 대처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민원인 폭력에 대한 대책은
사회복지공무원들이 민원인들의 폭력에 노출돼 있는 것은 하루 이틀 이야기가 아닙니다. 사무실에 신나를 뿌리고 불을 질러 화상을 입기도하고, 심지어 칼에 찔린 경우도 있습니다. 그 외 폭력사건은 이루 말할 수 없고 업무 수행 중 당하는 폭언, 성희롱 등 그 어느 공공분야 보다 민원인의 폭력에 노출돼 있습니다.
복지부에서도 CCTV설치, 녹음이 가능한 전화기, 공익근무요원 배치, 대피할 수 있는 상담실 구조 등 각종 대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업무의 특성상 쉽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폭력 사건이 일어났을 때 단호한 처벌을 통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합니다.
그냥 시끄러우니까 덮고 보자하는 식으로 접근하면 폭력이 계속 됩니다. 엄정한 법 집행으로 민원인들의 의식을 바꾸어야 합니다.

직무스트레스에 따른 자살, 연구회 차원의 대안책은
지난해 자살한 분들을 보면 1년 미만인 경력이 많습니다. 의욕은 있고, 막상 와보니 현실에 부딪쳐 좌절합니다.
교육이 먼저 필요합니다. 사회복지 공무원 신규 직원은 80~90%는 정규 사회복지 과정 안 밟고 사이버강의로 자격증을 딴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분들은 마음의 준비가 안됐습니다. 학교 정규과정을 통해 4년간 봉사활동하며 현장을 느낀 사람들과는 마음의 준비가 다릅니다. 따라서 복지부에 배치 전 먼저 교육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 2박3일 일정으로 보건복지인력개발원에서 교육했습니다. 교육은 기술적, 학문적이 아닌 현장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내용으로 진행됐습니다.
교육 후 올해에는 다행히 불미스러운 일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사전에 2박 3일간 준비를 시킨 결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올해는 새롭게 준비하는 것이 있습니다. 민원인들로부터 폭력에 노출되면 의무적으로 정신과 상담 받도록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부에 당부하고 싶은 말
국민들의 복지 욕구가 높아지면서 복지예산이 늘어나고 사업수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잘 전달되고 국민들의 복지체감도를 높이려면 전달체계가 잘 만들어져 있어야 합니다. 
또한 전달체계는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전달체계를 잘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합니다. 늘어나는 예산과 사업만큼 그 일을 수행할 인력 또한 지속적으로 충원돼야 합니다.

전국 사회복지공무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
사회복지공무원들이 배치된 지 올해로 27년이 돼 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나 지금이나 사회복지공무원들이 일하는 현장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대한민국의 공공부문 사회복지를 책임지고 있는 신분입니다. 모두 함께 마음을 모아 일한다면 보다 나은 환경에서 국민들에게 수준 높은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현실이 힘들고 어렵지만 함께 노력합시다.
특히 대한민국 공무원 중에 그 분야의 모든 직원들이 연구하고 고민하는 모임은 사회복지행정연구회 밖에 없습니다. 이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현장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것은 연구회와 함께 해결할 수 있도록 연락 바라고, 연구회도 좋은 환경 만들기 위해 앞장서겠습니다.


                                                                           글/김인수 기자
                                                                         사진/문혜원 기자

 

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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