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주인은 주민들이다. 주민들이 서로 모여 지역을 일구어 나가며 친목을 다지는 등 새로운 문화공동체사업이 확장되어 가고 있다. 이 중 양천구에서는 주민들의 자발적 모임으로 형성된 주민기자단 ‘해누리울리미’가 다양한 지역의 소식과 정보를 알리기 위해 열의를 다지고 있다. 주민들의 눈으로 보고 느낀 점이나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내는 마을신문의 제작은 민주시민의 자질을 기르는데도 매우 바람직한 활동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기자교육, 그리고 시작
최근 양천구는 주민이 주도하는 마을공동체 사업 활성화를 위하여 지난 5월 20일, 2014 양천구 마을공동체 주민제안 공모 심의회를 열고 총 11건의 제안사업에 대해 3800여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하였다.
그 중 선정된 사업 중 주민기자단 ‘해누리울리미’ 모꼬지는 양천구에 거주하는 3인 이상의 주민들이 모인 단체가 참여해 마을신문, 공동육아, 마을축제, 주민교육, 마을카페 등 분야에서 양천구청의 후원을 받아 주민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이는 지역의 특성과 자원을 활용하고 있는지, 주민의 참여 유도 및 역할 부여는 적정한 지, 마을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사업인지 여부 등을 꼼꼼히 살펴 ‘마을리더를 키워낸다’는 목적으로 마련되었다. 후원비는 연간 500만 원 이하이며, 올해 첫 시작으로 430만원을 지원받았다. 나머지 75만원은 주민자부담으로 10%를 차지한다.
양천장애인종합복지관이 협찬기관으로 선정되어 이곳에서 지난달 3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주민센터 3층 강당에서 양천구 주민을 위한 ‘기자교육, 글쓰기 교육’을 진행했다.
강민아 양천장애인종합복지관 사회복지사는 “해누리울리미는 주민들이 마을신문을 만드는 모임으로서 지난해 양천장애인종합복지관을 이용하던 장애인, 보호자와 지역주민이 만든 고객기자모임에서 시작된 단체”라며 “현재 9명의 회원이 운영하고 있으며, 양천구 주민의 이야기가 담긴 마을신문 만들기, 주민기자교육 등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주민기자 및 기자교육 신청문의는 해누리 울리미 블로그(http://haenuri2014.blog.me/)를 이용하면 된다.

마을을 울리는 신문
지난달 8일 오후 2시 양천장애인종합복지관 3층 대회의실에서 해누리울리미 주민기자단 회원 5명이 모였다. 이들은 7월말에 발행되는 첫 호를 만들기 위한 기획 아이템 발표를 비롯 양천구 문화 및 역사 소개, 장애인과 비장애인간의 인식 문제 해소 등의 다양한 정보 공유 회의를 진행했다.
해누리울리미에서 대표를 맡고 있는 이정익(52) 씨는 지난해 고객기자단에서 활동하다 ‘대표’라는 직책을 맡게 되어 참여하게 되었다. 이정익 씨는 “해누리울리미는 양천구의 상징인 해누리 마크를 바탕으로 양천구를 울리는 마을신문이 되겠다는 의미로 지어졌다”며 “본래 책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했는데, 아내가 여기(양천장애인종합복지관)를 이용하여 보호자로서 출입했다가 우연치 않게 주민사업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양천구 신정동에 거주하고 있는 백정애(54) 씨는 지난달 3일 주민대상으로 한 기자교육에 참여하였다가 선정되어 해누리울리미 주민기자단에 합류하게 되었다. 백정애 씨는 “주민들의 삶에 관심이 많았다. 우리 지역에도 마을신문이 있었으면 했는데, 생긴다는 것을 알고 바로 뜻을 보였더니 이렇게 기자단으로 활동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소감을 말했다.
정애 씨는 이어 “앞으로 마을 신문을 통해 이웃과 더불어 살 수 있는 어울림의 공동체로서의 역할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뜻을 보였다.
작년에 양천구 문화해설사로 활동한 바 있는 최유미(38) 씨는 전에 했던 활동과 비슷한 성격을 지닌 주민기자단에 관심을 보여 참여하게 되었다. 최유미 씨는 중앙일보 ‘NIE(신문 활용 교육)’의 활동인원으로서 활동하고도 있어 양천구 마을 신문 발행하는 일의 정보전달 매개자 역할로 일인하고 있는 주민이기도 하다. 유미 씨는 “지역 주민도 자세히 모르는 양천구만의 역사와 문화는 존재 한다”며 “지역의 다양한 부분을 알리고, 지역 안으로 눈길을 돌릴 수 있는 ‘우리 동네 100배 즐기기’라는 주제로 다양한 정보 나눔을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 이나연(29) 씨는 이정익 대표의 권유로 시작하게 되었다. 그녀는 해누리울리미 회원 중에서 유일한 장애인으로 장애인에 대한 이야기를 주민을 대표해 대변하고 싶은 뜻을 가지기도 했다. 나연 씨는 “제가 장애인이다 보니 보다 확실한 입장으로 다가가 지역에서 불편했던 경험이나 필요한 부분을 신문에 알리고 싶다”며 “이외에도 어렵게 사는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고 말했다.

강민아 사회복지사도 해누리울리미 주민기자단의 대표로 활동하며 총무와 기획을 맡고 있다. 강 사회복지사는 “오늘은 창간호 준비를 위한 기획 회의로 만난 자리”라며 “양천구의 지원에 따라 1년에 두 번(7월 말, 12월 말) 발행되는 목적으로 타블로이드 8면으로 구성되고, 발행부수는 총 2000부 정도 발행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앞으로 12월 12일에 예정된 주민대상으로 하는 문학작품을 공모하고 발표 및 전시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그날 재능기부를 통한 주민들의 직접적인 공연과 청소년 합창단, 주민 마을공연 등의 다채로운 잔치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민의 소리를 담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흔히 신문에는 기자들이 쓴 ‘기사’ 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기사면 못지않게 중요한 지면이 바로 신문을 읽는 사람들의 의견을 정리해 실은 사람페이지라 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마을 신문’은 매우 중요한 역할로 지역 주민들의 자세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양천구청 자치행정과 관계자는 “연령, 성별, 직업, 취미, 인생관 등이 천차만별인 독자들이 신문을 읽고 난 느낌부터 사회 전반에 대한 분석까지 실로 다양한 내용의 의견을 보내고 알길 원한다”며 “이러한 독자들의 반응은 사회를 읽는 훌륭한 바로미터의 역할을 한다. 심지어 언론사의 미래는 독자들의 반응을 어떻게 받아들여 활용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해누리울리미’의 목적은 첫째로 빈부격차 해소를 위한 교육 및 문화, 소통 등 주민들의 공감을 담은 소리를 담는다. 둘째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간의 편견을 바꾸고 인식을 새롭게 바꿀 수 있는 화합을 도모하고자 마련된다. 셋째는 자원봉사로 모이는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 회원들이 마을신문을 직접 만듦으로써 자아실현과 보람, 자존감 높이기 등으로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데 있다.
이정익 대표는 “마을신문을 만들기 이전 주민을 대상으로 장애인과 관련된 인식조사 및 원하는 정보가 무엇이 있는지에 대한 여부를 설문조사를 실시했다”며 “앞으로 이러한 부분을 통계로 만들어 창간호에 실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스컴이 일방적으로 전달만 하던 ‘일방향’ 시대는 이미 지났다. 날이 갈수록 독자들의 의견을 심도 있게 반영하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이 중요시되고 있는 것. 21세기에는 특히 시민사회가 더욱 활성화되면서 일반 시민들의 사회참여가 점점 확대될 전망이다. 따라서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독자페이지의 중요성을 담은 해누리울리미와 같은 마을신문의 역할은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본다.
양천구 자치행정과 관계자는 “신문에는 매일 다양한 분야의 새로운 정보가 실리므로 이를 활용하면 유익하고 실용적인 학습이 가능하다는 게 교육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신문이 ‘살아있는 교과서’로 불리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강민아 사회복지사는 “앞으로 지속적인 구의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해누리울리미’는 향후 꾸준한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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