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내 삶은 정신적인 자유의 경지뿐만 아니라 사람이 만들어 낸 각종 사회제도와 관련된 것 등에 맞춰 자아를 실현하고 삶을 위해 애쓴다. 그러다 보니 각종 스트레스에 지쳐 나다운 삶을 잃기도 하고 정신적인 갈망에 따른 병이 오기도 한다. 이런 사회변화에 따른 다양한 욕구, 부에 대한 갈증 등 마음에 상처를 입고 마음을 되돌아보지 못한 이들을 위해 마음의 요구로부터 진정 의미 있는 삶과 자유를 찾아주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이가 있다. 바로 임규설 사랑밭(정신장애인사회복귀시설) 원장. 그는 인간다운 삶을 위해 우리가 얼마나 자유로운 상태에 있는가를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길이 바로 내 길이다
학창시절, 이과를 전공했던 임규설 원장은 화학공학 쪽으로 대학을 선택하려고 했으나 입시에 실패하고 문과로 전형하다 다니던 교회에서 만난 지인이 ‘너의 성향은 사회복지사와 맞는 것 같다’라는 말을 듣게 된다. 전혀 뜻밖의 말을 들은 그는 그때부터 진로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당시 강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가 꽤 역사 있는 학교로 정평이 나 있던 탓에 지인의 말과 더불어 ‘자신을 다시 새롭게 한 번 믿어보자’라는 생각으로 응시를 했고, 당당히 합격했다.
대학교 1학년 졸업반 각 영역에 있던 선배들의 모임에 참가했던 임규설 원장은 그 자리에서 정신보건사회복지사 일을 하고 있는 선배들의 설명을 듣게 되고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아, 저 길이 내가 꼭 해야 할 일이다’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고 한다.
“사실 저의 둘째 큰 아버지께서 젊은 시절 겪은 전쟁으로 인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가지고 계셨는데, 그 점이 저의 관심을 사게 되었고 ‘공부를 깊이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가지고 있던 터라 ‘정신보건 쪽으로 일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막연하게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후, 정신보건학을 선택한 임규설 원장은 공부를 하면 할수록 더욱 의미 있는 일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이와 더불어 본격적으로 강남정신보건센터 및 송파사회복귀시설에서 2년간 자원봉사 활동을 하게 된다.

직업재활과 정신보건 두 가지 일 병행
자원봉사활동을 했던 곳에서 법인 발령이 남에 따라 2005년 성동구 소재 성모사회복귀시설에서 첫 직장으로 이어지게 된다. 시설장 안에서 약 1년간 직업재활 쪽으로 꾸준히 담당을 하게 된 임규설 원장은 정신보건 뿐만 아니라 직업재활에도 큰 관심을 갖게 된다.
2008년 성동종합사회복지관의 부설관에서 쭉 직업재활서비스 쪽에서 근무한 임규설 원장은 2009년 부장으로 전임하게 되고, 작년 9월1일 경기도 화성 소재 사랑밭 정신장애인 사회복귀종합시설의 원장으로 오게 된다.
“직업재활서비스는 정신장애인들이 사회에 안전하게 취업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경제적 독립을 유도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입니다. 반면 정신보건학은 복지영역이지만 치료영역의 성격이 강해 정신과질환으로 초첨을 맞추다보니 재활면에서 저조하다는 단점이 있어 본래 제가 하고자 했던 정신보건 쪽에서 활성화 시키고 싶다는 생각에 ‘사랑밭’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정신장애인’이라는 영역은 본래 장애인보다 더 많은 지역사회의 편견과 문전박대로 인한 사회적 시선과 싸워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장애인이라는 범주로 돌아온 임규설 원장은 그동안 거쳐 간 사회복귀시설에서 담당한 직업재활서비스가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에 따라 임규설 원장은 생활안정과 그들의 행복추구 및 삶의 질 척도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여겼고, 정신장애를 바라보는 지역사회의 시선을 이겨내기 위한 방법을 구성하기 시작했다.

지역주민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 만들어
만성정신질환자들의 요양, 보호 사업을 목적으로 한 사랑밭에서 임규설 원장은 지역인근주민들과 함께 어울려 마음을 나누는 부분을 위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그 중에서는 도자기 공예, 바느질 배우기, 설문조사를 통한 가족교육 진행(정신질환에 대한 이해, 평생계획 등) 연 3회 가족교육, 연 1회 가족야유회 등을 실시하며 가족·친지·이웃들과 함께 편견 없이 바라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한다.
“정신장애인은 어쩌면 감기증세와 같습니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아주 가벼운 스트레스에서 일어난 병이라고 생각해줬으면 합니다. 괜한 오해와 편견으로 그들에게 또 다른 마음의 상처를 입게 하는 일이 없도록 지역사회 및 정부에서 재활서비스에 더욱 투자하여 정신 장애인이 복지영역에 둘 수 있도록 하고 담당사회복귀시설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임규설 원장의 꿈은 장애인복지관처럼 정신장애 명칭으로 한 복지관의 형태의 시설을 갖추어 만들어 보는 것이다. 이웃주민들과 자연스레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구축해 그들이 효과적인 사회인 또는 가정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찾게 하고 싶다.
“10년 후에는 ‘정신보건 및 직업재활 쪽에서 앞서 간 사람이다’라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분야에서 꾸준히 공부를 하여 최선을 다해 그들에게 새로운 삶의 질을 알려주고 정신적으로 병이 들어도 그것을 긍정적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

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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