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장애인계의 최대 쟁점인 장애등급제 폐지가 하나의 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정부가 대선 때부터 주장한 장애등급제 폐지에 대한 약속과 현재 이를 대체할 ‘장애종합판정체계’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한 문제점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대한 장애인복지의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 한울림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주최로 지난 7월 30일 오후 4시 여의도 이룸센터 2층 교육실에서 ‘장애등급제 폐지에 따른 서비스 전환의 현안과 과제’에 대한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장애등급제 개편 논의 문제 있다
남병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실장은 현재 복지부가 ‘장애종합판정체계’를 만든다는 미명하에 사실상 장애등급제의 이름만 바꾸려고 하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남병준 정책실장은 즉, 현재의 장애등급제 자체가 이미 하나의 종합판정체계라고 할 수 있는데, 복지부는 단지 현행 등급제의 일부 문제점을 보완해 ‘판정의 도구’만 바꾸는 수준에서 마무리하려 한다는 것이다.

남병준 전국장애인차별연대 정책실장

남 실장은 발표에서 우리가 장애등급제를 이야기할 때 항상 머릿속에 활동보조와 같은 서비스만 생각하는데, 더 큰 복지제도 전반의 시스템을 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활동복조와 같은 서비스 제도에는 이미 별도의 인정조사 기준이 있으므로 장애등급제가 폐지된다고 해도 크게 달라질 부분이 없고, 결국에는 장애인연금을 비롯한 소득보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가장 핵심적인 쟁점이라는 주장을 했다.
남 실장은 또 이 소득보장 정책을 중심으로 장애등급제 폐지 이후 제도 개편 방향에 대한 장애인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실장은 ‘종합판정체계’라는 단어 안에 복지부가 추구하는 방향이 다 드러난다며 장애등급하나로 그 사람이 신청할 수 있는 서비스라든지 이런 것 모두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장애등급제 폐지의 대안의 기존의 15종 장애 유형을 유지하고, 각 유형의 가장 낮은 등급을 장애인등록 기준으로 삼는다면 아무것도 바뀌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중증, 경증으로 나누는 등급단순화까지 이뤄진다면 또 다른 형태의 장애등급제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장애인연금을 기초노령연금과 통합하여 기초연금으로 재편하는 방안과 중증장애인과 경증장애인을 크게 구분한 뒤, 장애인연금을 저소득층 중증장애인 중심으로 운영하고, 저소득층 경증장애인은 장애수당으로 대응하는 방안, 현행 중증장애인연금제도와 경증장애수장제도를 통합하여 모든 등록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사회적 추가비용 보전을 위한 장애수당제도를 운영하는 방안, 현행 중증장애인연금제도와 경증장애수당제도를 통합하여 모든 등록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장애인연금제도를 운영하는 방안, 현행 장애인연금의 기초급여와 부가급여를 분리하여 장애인연금은 기초급여 중심으로 확대 재편하고, 장애인연금의 부가급여와 경증장애수장을 통합하여 장애수당을 확대 재편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장애등급제 폐지 필요하다
서인환 한국장애인재단 사무총장은 복지부는 최종적으로 등급을 폐지하였지만 그를 위한 후속조치는 아직 시범사업으로 중간단계에 놓여 있으나 장애계가 중간과정은 필요 없으며, 간화는 폐지가 아니라는 주장을 함에 따라 올해 다시 정부는 기획단을 구성 중에 있다며 입장을 밝혔다.
서인환 사무총장은 이어 장애 등급을 폐지하자는 데에 대한 이유가 있다며 첫째, 인간에게 등급을 매기는 것은 비인권적인 행위라는 것과 둘째, 헌법 제30조에서 ‘장애인은 생활이 어렵기 때문에 국가가 보호해야 한다’라는 조항에서 생활이 어렵다는 것이 현재의 장애인 삶을 이해하고자 하는 말이 아닌 어려운 장애인만 국가가 보호한다는 선별적 복지를 나타낸다며 권리가 아닌 시혜의 대상화라는 점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따라서 장애인이 기초생활수급자인가, 중증인가를 기준으로 서비스 제공 유무를 판정하는 것이 불합리하고 서비스 초첨 보다 예산에 맞추어 탈락시키는 기준이 커 등급을 폐지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인환 사무총장은 장애 등급을 폐지하고 모든 장애인에게 보다 많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서비스 욕구가 있음에도 기준이나 판정 도구가 턱없이 부족한 예산에 맞추다보니, 활동보조 서비스가 더 필요함에도 극히 일부만 제공하고 있고, 이는 보편적 복지를 위해 등급을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비스 전달체계의 현안과 과제
김태현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정책실장은 모든 장애인들은 현재 장애등급 폐지를 절실히 원하고 있다며 그 이유는 장애인복지법이 만들어진지가 20년이 넘어가고 있는데 우리나라 장애인복지 정책은 대부분 간접지원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지금도 유지 되고 있는 세금감면 정책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태현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정책실장

 
김태현 정책실장은 최근 중증장애인들의 욕구와 장애패러다임의 변화로 인해 장애인들에게 직접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어려워짐에 따라 장애인연급법, 장애인활동지원법 등이 만들어지면서 장애인들에 대한 서비스가 직접지급 방식으로 전환되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현실적인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김 실장은 또 다른 문제에 대해 장애관련 법, 행정체계의 제도들이 형식적인 면에서 자립생활 패러다임으로 변화이전하고 있는데, 그 내용을 담아내는 기준 혹은 매뉴얼은 아직도 의료적 기준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다며 서비스를 받아야 할 장애인에 대한 등급판정의 사정도구 혹은 그것을 판정하는 매뉴얼을 장애가 개인의 손상으로만 판단한 재활패러다임으로 사회적 모델의 자립생활패러다임과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직접지급방식의 모색도 모호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장애인들이 받을 수 있는 서비스의 총량을 금액으로 직접 직접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ICF를 활용한 장애판정매뉴얼 및 사정도구 개발을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에 장애인복지지원의 사각지대를 줄이고, 장애인 개별 욕구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장애인복지서비스의 진입단계인 장애판정단계에서부터 포괄적인 욕구사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적 장애기준 폐지 이후의 서비스별 문제
이동석 성공회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 연구원은 ‘의료적 장애 기준 폐지 이후 개별서비스별 기준인가? 사회적 환경까지 고려한 단일 기준인가?’라는 주제로 토론을 했다.

이동석 성공회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 연구원

 
이동석 연구원은 전장연과 한국장총 등 장애인단체들은 의료적 기준에 매몰된 장애등급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장애등급제를 폐지하고 장애인 개개인의 욕구, 상황을 파악하는 제도로 즉 개별서비스별로 장애정도를 측정하는 제도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5월, 올해까지 장애등급을 2~3개로 단순화하고, 2017년까지 장애등급제를 전면 폐지한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지난 3월 종합판정도구를 개발하여 이를 2016년부터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폐지 이후의 구체적 대안에 대해서는 생각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기준이 다양화되고 복합적인 장애인의 욕구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고, 장애판정체계에 대한 불신으로 서비스 만족도가 낮게 나타나 장애판정체계의 욕구평가체계의 결여에 따른 서비스 진입단계로서의 기능이 미비하며, 다양한 장애관련 법과 제도에서의 상이한 장애기준에 따라 중복적인 장애판정이 이루어지는 등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동석 연구원은 따라서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 개벌서비스별 기준을 사용할지, 사회적 환경까지 고려한 단일 기준을 사용할지에 대한 방향부터 설정하고, 그 이후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피력했다.
이에 이동석 연구원은 개별서비스별 기준을 사용하는 선진국의 유럽 국가와 일본과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을 대표적인 사례와 예시를 들며 사회적 환경까지 고려한 단일 기준을 사용하고 있는 국가에 대해 설명·비교분석 했다.
이동석 연구원은 ▲소득보장(장애로 인한 추가비용 보전해 주는 제도) ▲고용보장(근로능력사정고려, 급여수급을 위한 과정 도식화에 따른 보장제도) ▲사회서비스(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광범위한 영역의 서비스) 등 장애인들 처지와 각 상황에 따른 판단 서비스 전환으로 등급을 책정하고, 필요한 부분에 대해 검토하여 불만이 없는 제도로 나아갈 것으로 제안했다.

                                      

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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