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무르익어가는 달 9월과 10월은 각 지역마다 열리는 축제의 계절이기도 하다. 지난 9월 27일부터 28일까지 서울 내에서는 다양한 마을 축제가 열린 가운데 그 중 강서구 방화6동에서 열린 ‘생생 놀이터’의 현장으로 찾아가봤다. 주민들이 뜻을 모아 축제를 벌여 그 의미가 뜻 깊었으며, 나눔과 온정이 깃들어 있는 다채로운 활동을 펼쳐 주위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주민들의 화합을 이룬 특별한 가을 축제
예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마을 사람들과 모여 간간히 잔치를 벌여왔다. 으레 꼭 특별한 날에 행사를 치르는 거치식이 아닌 사람과 사람이 만나 얼굴을 마주하고 함께 어울리는 자리를 좋아한 것이다. 특히 가을에 열리는 마을축제는 마을 사람들과 뜻을 모아 음식을 나눠 먹고, 가난한 자에게도 사랑을 베푸는 의미에서 잔치를 벌였다. 잔치는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사람 만의 정이 깃든 따뜻한 문화라고 할 수 있겠다.
지난 9월 27일에는 서울 지역 마다 각 특징이 있는 축제를 시작했다. 그 중 방화6동에서는 참여하는 주민끼리 뜻을 모두 모아 한 마음 잔치를 벌여 눈길을 끌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이날 잔치에서는 바자회 및 음식 나눔, 공방, 사진전시회 등 그 지역 안의 문화와 역사, 나눔의 온정을 확인 할 수 있는 특별한 행사를 펼쳤다.
오후 5시까지 방화6종합사회복지관 앞마당에서 진행된 ‘방화동 마을 축제’는 지역 주민이 직접 기획하고 진행하는 생생 마당, 생생 콘서트, 톡톡 마당, 돗자리 장터 네 가지 테마로 구성되었다.
먼저 오전 경에는 11시부터 주민 사람들의 발길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행사 앞마당 한 편에서는 떡볶이 냄새가 풍겼다. 방화동에서 꽤 오랫동안 거주한 주민 여러 명이 모여 떡볶이를 팔고 있던 것. 이들은 알고 보니 그동안 자체적으로 모여 어려운 이웃에게 반찬을 나눠주는 봉사를 펼쳐왔다. 봉사단체 이름은 ‘해포유’. 뜻은 ‘행복한 사람들이 모여 마음을 나눈다’이다.
지영숙(59) 해포유 대표는 “34년 동안 방화동에서 살았다. 시대가 변하면서 사람의 마음도 변해갔지만, 그래도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며 “오늘 행사에 참가한 이유는 간식거리를 제공하고, 독거어르신에게 반찬을 만들어 나눠 줄 생각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들이 파는 떡볶이는 길거리에서 파는 떡볶이 모양과 크게 다를 것이 없지만, 맛 만큼은 확실히 달랐다. 집에서 어머니가 해주시는 맵지만 구수한 떡볶이 맛이다. 정성이 담겨져 있는 떡볶이의 판매가격은 작은 컵(1인분) 1000원. 큰 컵(2~3인분)2000원이다. 행사가 끝나면 판매한 수익금은 전액 복지관에 기부할 예정이다.
지나가던 어르신 한 분이 떡볶이 한 입 먹어 본 후, “맛있다”며 더 달라고 했고, 그들은 흔쾌히 파는 정량보다 많은 양의 떡볶이를 그릇에 담아 드렸다. 이밖에도 훈훈한 정을 과시해 주위를 흐뭇하게 하는 풍경이 계속 이어져 갔다.

 
가족 같은 화목한 풍경 이어져
오전 9시부터 행사장으로 와서 벼룩시장을 위한 바자회 준비에 한창 이었던 ‘6단지친목회’는 방화동 마을축제를 위해 어려운 이웃 기부의 목적으로 참여했다.
‘6단지친목회’는 방화동 거주 내 70세 이상의 어르신 15명이 모여 친목의 목적으로 결성했다. 그러다 주위에 어렵게 사는 독거노인 및 결손가정의 아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나선 이들을 위한 작은 봉사를 시작하다 현재까지 3년 동안 꾸준히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이날 어르신은 회원 5명이 참여해 자신들이 입었던 옷 등을 내다 팔고 있었다.
친목회에서 대표를 맡고 있는 기봉순(83) 씨는 “회원들끼리 그동안 마을 행사를 하게 되면 벼룩시작을 자주 해왔다”며 “이외에도 독거노인, 결손가정 등 어려운 이웃의 집을 방문해 생필품 전달과 음식을 나눠주고 있다”고 밝혔다.
친목회 회원들은 “오늘 판매한 바자회 수익금은 복지관 내에 전달할 계획”이라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를 하는 일은 앞으로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입 모아 말했다.
오후 3시부터 축제 공연이 펼쳐질 무대에서는 한창 리허설이 진행되었다. 마이크 테스트, 오디오 음향확인 등 복지관 담당 스텝들과 공연 팀들이 북새통을 이루며 분주했다.
하지만 이들 모두 바쁜 가운데에서도 얼굴에 미소가 떠나질 않았고, 마음이 즐거운 듯 한껏 들떠 있는 모습이었다.
드럼을 치며, 음악 공연 준비 연습을 하고 있던 이일찬(36·라스텔라 싱어즈 공연팀 대표)씨는 “지역 내 복지에 관심이 있어 문화·나눔 봉사활동을 위해서 공연 팀을 구성하게 됐다”며 “저희 팀은 가족합창단의 의미가 크다. 주민에게 행복함을 전달하기 위해 오늘 공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자주 이렇게 뜻 깊은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소감을 말했다.
라스텔라 싱어즈는 지난 2012년 9월 결성된 방화동 주민 공연단이며, 20명 내외의 이웃주민의 음악 하는 사람들 모임으로 결성된 팀이다.
이들은 오후 4시부터 끝 시간을 이용해 공연을 펼쳤으며, ‘엄마는 어머니&너를 사랑하는 힘으로’ 노래를 시작으로 ‘작은 동물원’, ‘파란나라’, ‘그대 그리고 나’ 등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공감이 있는 따뜻한 느낌의 대중가요 및 동요등을 합창으로 불러 감동을 자아냈다.

누구나 함께 즐겨요
방화동 마을 축제 ‘생생 놀이터’는 생생 마당을 시작으로 주민과 이웃이 함께 즐기는 우리 마을 축제를 보여줬다. 마을을 생기 넘치게 만드는 재능과 문화를 나누는 마당으로 따뜻한 겨울나기-콩 주머니 만들기, 재활용품을 활용한 과학교실-물먹는 하마 만들기, 15cm건강지킴이-탱탱볼 운동 배우기, 우리마을티셔츠입기 등 체험부스/ 파전, 떡볶이, 컵 화채 등 먹거리 판매와 같은 다양한 부스를 진행하여 주민과 마음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특히 방화동 사진전시회 부스에서는 그 지역 내 오랫동안 거주한 이웃들의 추억이 묻어나는 오래된 사진을 모아 전시해 꽤 이색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사진 부스 안에서는 주민들의 가족끼리 포토타임을 가질 수 있게 했으며, 사진을 공유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한 가족은 사진을 찍은 뒤 “방화동이 정말 좋아요. 부자동네는 아니지만, 이웃들과 가족같이 지낸다는 점이 좋은 것 같아요”라고 활짝 웃으며 소감을 말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톡톡 마당’이 펼쳐졌다. ‘톡톡 마당’은 마을 할머니, 할아버지와 개구쟁이 어린이의 이웃 만들기 프로젝트를 주제로 어르신 인생사진전, 新전통놀이한마당을 진행하여 주민들의 큰 이목을 끌었다. 또한 돗자리장터는 주민들이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중고물건을 판매하여 자원을 되살리는 의미로 펼쳐진 장터를 진행해 나눔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밖에도 오후 3시 이후부터 5시까지 펼쳐진 ‘생생 콘서트’에서는 마을 숨은 재주꾼들이 악기연주, 노래 등 공연을 펼치는 무대로 강서필 청소년오케스트라, 느티울 만돌린 챔버, 방화동리코더모임, 늘봄 가족합창단, 좋은 이웃실버인형극단, 가수 서강수, 라스텔라 싱어즈가 출연하여 다채로운 공연을 펼쳤다.
공연이 펼쳐질 동안 관객의 주민들은 내내 박수를 아끼지 않았으며, 뜨거운 성원을 보내 화합의 장을 보여줬다.
백지권 방화6동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는 “생생 놀이터는 소소하지만 따뜻한 정이 넘치는 이웃들 간의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는 자리를 위해 마련한 축제”라며 “처음으로 진행되는 방화동 마을축제라는 의미에서 더욱 크다. 주민 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유쾌한 마을을 만들어 갈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앞으로 매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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