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가 보편적서비스로 전환되고 있고, 모든 국민이 우리의 고객이라고는 하지만 언제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옹호, 소외된 계층의 대변자로서의 역할이 사회복지사의 첫 번째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공상길 신길종합사회복지관 관장은 소외된 이웃의 입장에 서서 그들이 생각하는 행복한 세상이란 어떤 것인가에 초점을 둬 그에 맞는 복지를 설계해 왔다. 공상길 관장은 약자에 대한 배려와 인간존중을 기본으로 사람답게 사는 길을 목표로 현재까지 사회복지 일꾼으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내가 행복하고 남이 행복할 수 있는 길
공상길 관장은 경상북도 경산에서 태어났다. 평범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그에게는 남다른 면이 있었다. 바로 자신보다 힘들게 사는 이웃을 먼저 생각했다는 점이다. 그에게는 초등학교 시절 함께 살던 사촌동생이 있었는데, 동생이 다운증후군이었다. 그의 큰 어머니가 당시 어쩔 수 없이 열악했던 사회복지시설에 보내야만 하는 사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자란 공상길 관장은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청년시절에 접어들면서, 생각했던 것처럼 미래진학을 결정하긴 어려웠다. 부모님의 권유에 따라 사회복지사보다는 공대를 택했고, 전공을 살려 조선소에 취직했지만, 그의 나이 20대 나이에 50~60대 되는 부모 같은 직장동료에게 어쩔 수 없이 용접 일을 강요하고, 일이 조금이라도 늦춰지고 못하면 나무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겉으로 그럴 수밖에 없는 자신을 탓하면서 직장을 다녔다.
“가슴이 아픈 현실이었어요. 돈도 돈이지만 도저히 일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용접조선소를 그만두고, 행복해지는 일을 찾고 싶었어요.”
그는 어릴 적 꿈꿔왔던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 1982년 강남대학교 ‘사회사업과’ 3학년으로 편입을 하게 된다. 새로운 진로를 다시 결정하여 시작하게 된 공상길 관장은 첫 수업시간 교수로부터 인생의 중요한 덕목을 듣게 된다.
“눈 덮인 동산이 있으면 보기에 아름답겠죠? 그런데 그 속에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봤습니까? 수많은 쓰레기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우리가 사는 사회가 눈 덮인 동산처럼 아름다워 보이지만 수많은 사회문제와 병들고 힘겹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고통 받는 사람들이 항상 있다는 것을 잊지마세요.”
그는 강의에서 들은 이 말을 잊지 않고 지금까지 중요한 멘토로 가슴에 새겼다.

나의 가장 큰 자산
1986년 대학 졸업 후, 사회복지사로서 첫 발을 내딛은 곳은 연무종합사회복지관. 그곳에서 그는 소외계층 아동·청소년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라는 점을 고려해 ‘디딤돌’, 아이들을 위한 쉼터 ‘공동체프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자아개발, 현실성, 민감성 기르기, 놀이치료 등으로 잃어버린 아이들의 꿈을 다시 찾아주는 일을 추진했다.
“새내기 사회복지사 시절, 복지관에 돌멩이를 던지는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를 붙잡고 왜 그러냐고 혼을 냈더니 그 아이가 이렇게 대답하더군요, ‘우리 집은 판자촌인데 복지관은 너무 크고 예뻐서 얄미워서 그랬어요’ 그 아이의 말이 너무도 가슴아팠습니다.”
공상길 관장은 아이의 말을 듣고 사회복지사로서 가야할 진정한 길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후 1989년 서천대단의 은혜의 집(부랑인생활시설)에서 근무하여 부랑인들을 위한 사회적 독립이 필요하다고 여겨 직업정응훈련과 사회적응훈련을 맡았다. 시설에서 보는 시선과 사회에서 보는 시선이 다르다는 현실을 깨닫고 삼성복지재단과 연계하여 자원봉사자와 1:1 매칭을 통해 외출프로그램도 시도했으나 시민들의 의식과 시선의 현실로 인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인권의식과 시설생활인의 삶의 질은 ‘인간다운 삶’과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 그 시설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안타깝게 만드는 일 중 하나로 기억됩니다.”
공상길 관장은 이후 1992년 한국노인복지회에서 6년간 근무 후, 1998년 자선단의 명화종합사회복지관, 2000년 관악노인종합복지관, 2002년 대한불교조계종복지재단 궁동종합사회복지관 등 현장 실무 사회복지사로 일하다 2003년 신길종합사회복지관 관장으로 취임해 현재까지 지역복지를 위해 힘쓰고 있다.
“사회복지실천 현장에서 일한지 27년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정말 많은 일을 추진하기도 하고,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에서 이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노력했습니다. 이제 사회복지계의 중견으로서 많은 책임감을 느낍니다.”
그는 그동안 일을 되돌아보면서 사회복지를 위해 만났던 인연들과 자신이 만들어 놓은 일과가 가장 큰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지역사회를 바꾸는 리모델링 전문가를 꿈꾸다
공상길 관장은 서울시 95개 종합사회복지관의 협회장으로서 복지관 간의 화합과 단결, 복지관과 복지관종사자, 그리고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비전을 달성하고자 계획하고 있다. 그전까지 그는 현재 근무하는 기관에서의 역할에 대해 충실할 것이다. 수퍼바이저, 동네아저씨 같은 관장, 조금씩 지역사회를 바꾸는 리모델링 전문가로서 일임하는 것이 진정한 꿈이자 목표다.
“50세에서 65세까지 사회복지현장을 지키며, 현장과 학교를 연계하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만일 그 기간에 통일이 이뤄진다면 평양종합사회복지관 관장을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65세 이후에는 사회복지계를 떠나 가장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사람이고 싶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요리가 있는데, 바로 분식입니다. 떡볶이, 튀김 등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맛있는 행복을 전달해주고 싶습니다.”

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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