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100명 중 11명은 사회활동이나 사회적 지원이 전혀 없는 ‘완전 고립’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이웃사람’이라는 개념도 점차 희석돼 일반적으로 사람을 신뢰하는 비율도 낮은 수준에 그쳤다.
구랍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4’에 따르면 취업·단체참여·봉사활동이나 일상적·재정적·심리적 지원이 없는 완전 고립된 노인이 100명 중 11명으로 나타났다. 100명 중 15명은 거의 고립 상태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인 신뢰도도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을 신뢰할 수 있다’고 응답한 한국인의 비율은 23%로 OECD 25개국 중 14번째로 OECD 평균인 30.1%보다 낮은 수준이다.

◆65세 이상 노인 4명 중 1명은 고립 상태
완전 고립상태는 취업과 단체활동과 봉사활동을 하지 않고, 몸이 아플 때 집안일을 부탁할 사람과 우울할 때 이야기할 상대, 갑자기 많은 돈이 필요할 때 부탁할 사람이 없는 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중 1가지만 해당되는 ‘거의 고립’된 노인도 100명 중 15명이나 됐다.
특히 고연령일수록 미혼 또는 이혼집단에서 노인의 사회적 고립 비율이 높은 편이었다. 노인의 사회적 고립(완전 고립+거의 고립) 비율은 85세 이상에서 39% 수준이고, 미혼자 집단은 55.7%, 이혼자 집단은 47.8%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 사회에서 점점 축소되고 있는 가족의 역할을 대신할 공식적 복지주체인 정부, 종교기관 봉사단체의 역할 확대가 절실히 요구된다”면서 “특히 이들의 유기적 연계에 기초한 정책을 통해 사회 통합을 일궈내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가족과 친척·친구 등 지인에 대한 신뢰도는 각각 95.5%, 84.6%으로 높았지만, 이웃에 대한 신뢰도는 61.2%로 낮게 나타났다. 특히 낯선 사람에 대한 신뢰도는 12.7% 정도에 그쳐 신뢰의 대상범위가 협소하고 폐쇄적인 모습을 보였다.

 

◆부모 교육수준ㆍ소득 높을수록
  자녀 학습동기 높아
부모의 학력이 높을수록 자녀가 스스로 공부를 하는 성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문화가정의 학생수는 크게 늘어난 반면 이 학생들의 취학률은 전체 취학률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학력이 높을수록 자녀의 ‘내재적 학습동기’가 높고, ‘외재적 학습동기’가 대체로 낮게 조사됐다. 특히 부모의 학력이 대학원 이상인 경우 내재적 학습동기 수준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내재적 학습동기란 ‘재미있어서’, ‘알기 위해서’ 등 공부하는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동기를 말한다. 반면 외재적 학습동기란 칭찬이나 벌처럼 외부적ㆍ환경적 요인에서 비롯된 동기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9년 고등학생의 내재적 학습동기는 부모의 학력이 대학원 이상인 경우 2.91점으로 부모가 4년제 대졸자(2.67점), 2~3년제 대졸자(2.61점), 고졸 이하인 경우(2.57점)과 비교적 큰 차이를 보였다. 이 같은 경향은 2004년과 2010년 중학생의 경우에도 나타난다.
청소년의 내재적 학습동기는 부모의 소득수준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인다. 2011년 초등학생의 경우 소득 1분위 가정 학생의 내재적 학습동기는 2.66점으로 보통에 미달하는 수준을 나타낸 것과 달리 소득 4분위와 5분위는 각각 2.88점, 2.90점으로 보통 이상의 수준이었다.
통계청은 “국제적으로도 부모의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자녀의 학습동기가 높지만 일본이나 한국은 이런 격차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한편, 다문화가정의 학생수는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기준 다문화가정 학생은 5만 6000명으로 지난 2009년 2만 6000명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학생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0.35%에서 0.86%로 늘어났다.
하지만 다문화가정 자녀의 취학률은 2013년 초등학교 93%, 중학교 75.6%, 고등학교 76.7%이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취학률이 각각 97.2%, 96.2%, 93.6%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다.
통계청은 “다문화가정 학생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교과내용을 이해하는데 점점 더 많은 어려움을 느낀다”며 “다문화가정 학생들의 학습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임금근로자 33%는 ‘주5일제 남 얘기’
임금근로자 10명 중 3명 이상은 주40시간제(주5일제)를 적용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주40시간제 도입비율은 66.4%로 임금근로자의 33.6%는 주40시간제를 적용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가구내고용ㆍ자가소비, 숙박ㆍ음식업, 농림어업, 개인서비스업, 건설업, 도소매업, 예술ㆍ스포츠ㆍ여가관련서비스업 등에서 주40시간제 적용비율이 50% 미만으로 낮았다.
사업체 규모에 따라서는 5인 미만 25.7%, 5~9인 46.4%, 10~29인 70.5% 등으로 나타나 규모가 작은 영세사업체일수록 주40시간제 적용비율이 낮았다.
2005년 30.2%에 불과했던 주40시간제 도입비율이 지난해에는 66.4%까지 확대되면서 주당 근로시간은 꾸준히 감소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주당 근로시간은 43.1시간으로, 1985년 전후 약 55시간에서 12시간 가량 감소했다.
하지만 한국의 취업자 1인당 연간 근로시간은 여전히 2163시간으로 OECD 평균인 1770시간에 비해 길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가운데 멕시코, 그리스 등과 함께 장시간 근로국가에 속했다.

 

◆10명 중 7명 스마트폰 이용…
   3년 만에 20배 이상 증가
2010~2013년 3년 사이에 스마트폰 이용률이 20배 이상 증가하면서 인구 10명 중 7명이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이용률은 지난 2010년 3.8%에서 지난해 68.8%로 급격히 증가해 큰 폭의 증가율을 보였다.
스마트폰은 여성(66.0%)보다 남성(72.8%)이 더 많이 이용했다. 20대와 30대의 스마트폰 이용률은 95% 이상이지만 50대는 51.2%, 60대 이상은 11.1%로 연령에 따른 격차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TV시청시간은 늘어나고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줄어드는 경향이 있었다. 스마트폰 이용자는 1일 평균 1시간 44분 이용하고 있었으며 그 중에서 10대와 20대는 1일 평균 2시간 20분 이상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스마트미디어 이용자 10명 중 70명은 카카오톡 등의 커뮤니케이션 목적의 콘텐츠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뮤니케이션 외에 남성은 게임(43.5%), 뉴스(42.9%), 여성은 엔터테인먼트(39.1%), 쇼핑(19.9%)의 앱기능을 더 많이 이용하고 있었다.

 

◆고소득층 해외여행 비용 저소득층의 7배
소득 상위 20%의 해외여행 지출액이 하위 20%보다 약 7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 5분위(상위 20%)의 지난해 해외여행 지출액은 72만 4000원으로 소득 1분위(하위 20%)의 10만 6000원보다 약 6.8배 많았다. 연간 여행경험을 다녀온 비율도 소득 5분위(26.2%)가 소득 1분위(4.8%)보다 5배 가량 많았다.
국내여행의 경우 소득 5분위의 경험률은 78.7%, 소득 1분위는 60.9%로 5분위 집단이 17.8%포인트 더 높았다. 여행일수는 5.58일과 2.75일로 2.83일의 차이가 있었으며 여행지출액은 소득 5분위 48만 9000원, 소득 1분위 17만 원으로 31만 9000원의 차이를 보였다.
전체 국내여행과 해외여행은 증가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전체 국내여행 경험률은 2013년 71.8%로 2010년(59.7%)보다 12.1%포인트 증가했고, 전체 해외여행 경험률은 12.9%로 2010년(10.8%)보다 2.1%포인트 늘었다.
한편 자동차 가운데 승용차의 비율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 등록대수는 2002년 약 1400만대에서 2013년 약 1940만대로 1.4배 늘었고, 이 기간 동안 승용차의 비중은 70%에서 약 78%로 증가했다.
차량이 점차 대형화되는 추세도 관찰됐다. 1600cc 이상의 중ㆍ대형 승용차의 비중은 2002년 51.2%에서 2013년 79.8%로 높아졌으며 같은 기간 소형차는 41.3%에서 10.6%로 감소했다

◆가구당 부채, 3년 새 1200만 원 늘었다
지난해 가구당 가계부채는 5818만 원으로, 3년 새 약 1200만 원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솟는 전셋값으로 임대보증금 부담이 늘어난 게 가계부채를 늘린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가구당 가계부채는 5818만 원(2013년 기준)으로, 3년 새 1200만 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010년 4618만 원 수준이었던 가구당 가계부채는 ▲2011년 5204만 원 ▲2012년 5449만 원 ▲2013년 5818만 원 등으로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다.
같은 기간 부채보유 가구 비율도 59.8%에서 66.9%로 7%포인트 가량 늘었다. 가계부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임대보증금이었다. 가계부채의 용도별 비율을 보면 임대보증금이 31.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이밖에 ▲주택구입 22.8% ▲사업자금 18.9% ▲기타 부동산 구입 10.0% 등의 순이었다.
임대보증금은 임대인이 보유한 전월세 보증금을 의미한다. 특히 최근 전세난으로 인해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가계부채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여성 배우자의 가구소득 기여도는 2006년 13.4%에서 2013년 15.2%로 1.8%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4 소득분위에서 여성배우자의 가구소득 기여도는 1.2~1.5%포인트 증가한 반면, 고소득계층인 5분위에서는 2006년 16.2%에서 2013년 18.9%로 2.7%포인트 증가했다.
여성근로자는 관리·전문직과 사무직에서 늘어난 반면, 서비스·판매직, 기능직에서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박찬균 기자

                                                                             자료제공/통계청

 

 

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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