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대 통일과 평화연구소, 밀알복지재단은 지난 1월 8일~9일 양일간 밀알복지재단 밀알학교에서 북한 장애인인권 개선을 위한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북한은 전반적으로 장애, 아동, 노인, 여성 등 사회적인 약자를 위한 안전시스템이 취약해 이들이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당하고 있다. 심지어 과거에는 국가적으로도 장애인을 차별하는 정책을 이행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국제장애인 올림픽에 참여하는 등 장애문제에 대해 관심을 표하고 있어 점진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또한 컨퍼런스를 주최한 한동대학교 통일과 평화 연구소는 북한의 장애인인권과 복지실태에 대한 포괄적인 자료를 수집해 국제장애인 인권 복지 기준을 가지고 분석, 고찰해 북한의 취약계층 인권개선에 관한 연구를 작년 9월부터 진행해 오고 있다. 특별히 이번 연구는 국제장애인권연구의 최고 권위 기관인 미국 시라큐스 대학 버튼브렛 연구소의 책임 연구자와 캘리포니아 주립대 사회복지학부 교수가 미국 연구팀으로 참여함으로 복합적인 학문적 융합으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장애인인권에 대한 의식 개선

김형식 밀알복지재단 국제 전문위원은 기조강연에서 강연의 주제인 북한 장애인 인권 상황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리고 북한 연구의 최고 권위자로 알려진 안드레이 란코프(Andrei Lankov) 의 말을 인용해 ‘북한 인권은 한때는 절망적이었으나 이제는 나쁜 상태’라고 전하며 지난 20여 년 간 노동 수용소의 수가 줄어든 것을 예로 들며 억압 상태가 상당히 개선됐다고 말했다.

2014년 12월 22일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인권 상황을 안건으로 채택했다. 하지만 2014년 유엔 인권위원회의 ‘북한인권 현황 보고서’가 큰 의미를 부여하는 반면 장애인의 인권에 관한 언급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인권 현황 보고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이 보고서는 여러 형태로 장애인의 편견과 차별에 대해 증인들의 입을 통해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김형식 위원의 설명이다.

김형식 전문위원은 “장애인의 권리는 1945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채택된 유엔헌장, 1948년 채택된 유엔인권 선언과 그 외의 인권 관련 국제 협약에 근거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한국사회는 물론 세계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중요한 주제인 인권에 대해 이야기 하며 특히 장애인의 인권과 권리는 장애 운동권 속의 소수에게만 뿌리를 내리고 있는 개념이라 말했다.

유엔이 채택한 ‘세계장애인의 해 행동계획’에 따르면 장애인은 사회생활 및 사회개발에 있어서 “완전 참여와 평등”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장애에 관한 모든 문제는 전체적으로 인식돼야 하고 장애인들이 완전히 사회에 참여하며 사회의 일원으로써 인간 사회 삶의 다양한 국면에서 비장애인들과 구별됨이 없이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형식 전문위원은 “우리사회는 아직도 자유와 평등을 동일한 가치로 생각하기보다 선택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 자유, 평등과 아울러 원리는 인권 추구를 위한 기본적인 가치이다”라고 강조했다.

북한 장애인 인권 개선을 위한 국제사회 관심 필요

이규창 통일 연구원 연구위원에 따르면 1999년 북한이 최초로 실시한 장애인 표본조사에서 전체 인구의 3.41%에 해당하는 76만 3237명의 장애인이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2011년 두 번째로 실시한 장애인 실태조사에서 시력, 청력, 지체(사지), 정신(지능포함), 복합장애 등 5개 부문의 장애인은 전체 인구의 5.8%로 집계됐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 장애인의 실태가 부분적으로 발표되고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 실태를 파악하기는 어려운 상황” 이라고 설명했다.

장애인과 관련된 북한의 대표적인 법률로는 장애자보호법이 있다. 북한의 장애자보호법은 장애자보호법의 기본, 장애자의 회복치료, 장애자 교육, 문화생활, 노동, 보호 사업에 대한 지도통제 등 모두 6개장, 54개 조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2013년에는 ‘장애자후원기금 설립’ 조항을 추가했다.

북한은 법적으로 장애인에 사회적 관심을 제고하고 차별을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장애인정책은 영예군인을 우대하고 선천적 장애아동에게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소홀한 정책을 견지하고 있다. 또한 평양시 내에는 영예군인들 외의 장애인이 평양에 거주할 수 없도록 격리하는 거주 지역의 차별 그리고 저신장 장애인과 같은 일부 장애인의 격리 및 불임 등 차별정책에 대한 증언도 파악되고 있다. 때문에 장애인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 역시 낮은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장애인’이라는 단어보다는 ‘불구자’라는 말이 더 많이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덧붙여 이규창 연구위원은 “전반적으로 봤을 때 장애자보호법이 제대로 준수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장애자 보호법 준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장애인권이협약 비준에 앞서 장애인 관련 법제도를 장애인권리 협약에 합치도록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북한 장애자보호법은 장애인권리협약과 비교할 때 미흡한 점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장애인권리협약 준수

현재 국제법에서 장애인 인권과 관련한 가장 중요한 국제조약은 장애인권리협약이다. 장애인 권리협약은 장애인의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를 완전하고 동등하게 향유하는 것을 목적으로 장애인의 권리 보장이 국가의 의무임을 국제사회가 강조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협약은 장애인을 “다양한 장벽과의 상호 작용으로 인해 다른 사람과 동등한 완전하고 효과적인 사회참여를 저해하는 장기간의 신체적, 정신적, 지적 또는 감각적인 손상을 가진 사람을 포함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신체장애인 뿐만 아니라 정신적, 지적 장애인도 장애인의 범주에 포함 시키고 있다(제1조 제2항).

장애인관리협약은 전문(前文)과 50개의 조항으로 구성돼 있다. 이 협약은 일반원칙으로 ▲천부적인 존엄성, 선택의 자유를 포함한 개인의 자율성 및 자립에 대한 존중 ▲비차별 ▲완전하고 효과적인 사회 참여 및 통합 ▲인간의 다양성과 인류의 한 부분으로서의 장애인의 차이에 대한 존중 및 수용 ▲기회의 균등 ▲접근성 ▲남녀의 평등 ▲장애아동의 점진적 발달능력 및 정체성 유지를 위한 장애아동 권리에 대한 존중 등 8가지를 규정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7월 장애인권리협약에 서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협약의 대상과 목적을 저해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며 협약의 서명국가로서의 역할을 다 할 것을 강조했다.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적극적 관심 촉구

이규창 연구위원은 “북한은 장애자보호법을 준수하고 장애인권리협약의 비준을 위해 장애자보호법을 장애인권리협약에 부합하도록 정비해야 한다. 또한 국제사회는 북한당국의 장애인 보호 실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일부 통일기반조성과 황승희 과장은 “북한 체제의 특성 상 인권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북한이 국제사회의 인권문제 지적에 대해 비판하면서도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발전적인 측면으로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밀어붙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여전히 북한의 장애인에 대한 차별은 성행하고 있다. 이는 장애인들에 대한 북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국제 장애인 올림픽에 참여하는 것과 같이 장애인 인권에 대해 제도적으로 변화해 나가는 것처럼 국가가 나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도록 노력해야 한다.

남북간의 인권대화를 통한 교류

남과 북의 인권대화를 통해 교류해 나가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이것은 실천이 가능한 작은 분야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규창 연구의원은 구체적인 분야로 북한 장애인의 권리 신장을 위한 인권대화와 협력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즉, 북한의 장애인 권리 협약상의 의무이행 및 장애인권리 신장을 위해 인권대화 및 국제협력을 추진하고 이를 토대로 북한 여성, 아동 등 다른 분야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위한 대화를 확대한다. 그리고 이것의 성과를 바탕으로 사회문화 교류협력, 인도주의 사안 등 비정치 분야의 대화와 협력 확대를 추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북한은 심각한 경제난에 처해있어 북한 스스로의 힘으로는 장애인 인권 증진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 장애인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전했다.

사진/이수경 기자

박미리 기자  shmr28@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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