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의 길을 걷기 시작한지 올해로 10년째라는 송파인성장애인복지관 홍봉기 과장. 현장에 갔을 때 가장 즐겁고 재미있다는 그는 사회복지사들을 위한 사회복지를 하고 싶다는 커다란 목표를 가지고 있다. 때문인지 자신보다 먼저 일을 시작한 선배 복지사들과 이제 막 첫발을 내딛기 시작한 신입 복지사들의 연결다리 역할을 하며 그들의 목소리를 대신해주고 있다. 복지사들이 행복해야 클라이언트들도 행복할 것이라는 그의 굳은 신념은 지금까지 빛을 발하며 많은 선후배 사회복지사들의 든든한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사춘기 소년, 인생을 바꿔준 기적을 경험하다

한창 사춘기를 겪던 시절, 홍봉기 과장은 반항아적 기질을 보이며 소위 사고치는 학생이었다. 그는 1997년 당시 막 시행됐던 벌점·체벌 제도로 인해 복지관 봉사활동을 하게 된다. 늘 복지관 봉사 활동을 하셨던 어머니께 부탁해 길음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자원봉사자로 일 하기로 한 그는 그곳에서 인생을 바꿔주는 일을 겪게 된다. 그가 일했던 2주 동안 어떤 상황이든 늘 웃으며 일하는 사람들과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자신의 입장에서 모든 것들을 바라봐 주며 눈높이를 맞춰주는 사람들을 만난 것 이다. 그 모습에 반해 처음 복지관을 방문했던 고등학교 시절부터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복지관은 그에게 자연스럽고 즐겁게 드나들 수 있는 놀이터였고, 그때 만난 복지사들의 모습을 통해 사회복지사로서의 꿈을 키워 나가기 시작했다.

당시에 만난 장민균 부장은 지금까지도 그의 멘토이자 조력자이다. “사춘기 때 사고 치고 복지관에 벌 받으러 온건데 장민균 부장님이 그러시더라고요. ‘나도 겪어봐서 너희들 마음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요. 그게 진심이 전해진 거죠.”

사회복지사의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준 장민균 부장과의 만남은 사회복지사로서 그가 경험한 첫 번째 기적이었다.

2005년 경기도 여주시 노인복지관 개관 멤버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지역에서 시작한 첫 직장은 부담스러우면서도 더 큰 열정으로 다가왔다. 당시의 기억을 더듬던 홍봉기 과장은 복지사로서 잊지 못할 기억을 꺼내놨다. 수많은 일들을 처리하면서 2년차에는 대부분의 대외적인 행사들을 진행 하게 됐다는 그는 ‘여주시 걷기대회’를 기획하던 중 대회를 2주 앞두고 후원처에서 후원을 하지 못하겠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말을 듣는다. 모든 사람들이 대회를 포기하라고 했지만 그는 또 다른 후원처를 찾기 시작했다. 지역사회 내에 있는 각종 기업체들을 수소문 해 기업체 20곳을 추려 기업마다 그 기업에 관련된 자료를 스크랩했고, 기획안을 마련해 전송했다. 그 결과 ‘알로에 마임’을 시작으로 총 4곳의 기업체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모두가 포기했던 것을 기적적으로 성사 시켰다. “지금도 그 때 생각하면 머리가 바짝바짝 서요. 눈물이 날정도 였으니까요.” 당시에 그가 느꼈던 희열은 사회복지사로서 자신을 더욱 굳건히 할 수 있는 최고의 계기가 되었다.

사회복지사들이 행복해야 클라이언트도 행복하다

홍봉기 과장은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3명의 사회복지사들과 함께 ‘사회복지사의 소진 환경을 연구하고 이를 개선시키고자 노력하는 사회복지사들의 모임’(이하 사소환 연구소)을 팟캐스트를 통해 방송하고 있다. 말 그대로 사회복지사들의 ‘소진’에 관한 방송으로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다. 홍봉기 과장은 사회복지사들이 소진 때문에 업계를 떠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것이 사소환 연구소를 시작하게 된 이유다.

홍봉기 과장은 끊임없이 ‘사회복지사’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그들이 행복해야 클라이언트들도 행복해 진다는 것을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의 시각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바라보는 방향은 같다. 때문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모두가 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신입 사회복지사들이나 사회복지사를 꿈꾸는 후배들에게도 해당되는 부분이다. 당당히 자신의 업무 분야에서 인정을 받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사회복지를 발전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고, 이로 인해 사회복지사들을 위한 복지 역시 차츰 나아진다는 것이다.

덧붙여 그는 선후배 복지사들 간의 ‘소통’ 역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귀띔했다. 후배들은 선배의 입장이 돼 생각하고, 모르는 것은 물어봐야 한다. 선배들 역시 후배들의 생각을 존중 하고 필요할 경우 의견을 수렴하는 환경과 분위기가 중요하다. 이를 통해 서로를 더 귀하게 여기고, 조금 더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아 여러 부분에서 자신의 입지를 단단히 해야 한다. 서로 소통하려는 많은 노력들을 통해 사회복지사로서 개인적인 역량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서로간의 소통을 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 됐으면 좋겠어요. 멘토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멘티를 찾는 것 역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거든요.”

‘바라는 사회는 바라고자 하는 사람들에 의해 바뀌어 나간다’라는 소명을 가지고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며 소통하고자 하는 홍봉기 과장. 사회복지사들이 행복한 복지환경이 정착되는 것이 그의 꿈이자 희망이다.

박미리 기자  shmr28@bokjinews.com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