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민간장기요양기관 재무회계 규칙적용과 관련해 복지부와 민간재가장기요양기관들이 첨예한 대립을 이루고 있다. 개인의 재산을 털어 세운 민간기관에 재무회계 규칙을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 하다는 기관들은 한국민간재가장기요양기관협회를 만들어 어느 때 보다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복지부 역시 공공성과 투명성을 무기삼아 물러서지 않고 있다. 

한국민간재가장기요양기관협회 창립
지난 3월 5일 오후2시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한국민간재가장기요양기관협회 창립총회가 개최됐다. 명예회장으로 선출된 서경석 목사를 비롯, 새누리당 김명연의원,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의원이 참여해 눈길을 모았다.
최근 노인장기요양보험법 개정법안으로 민간장기요양기관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복지부가 공공성과 투명성을 강조하며 민간장기요양기관에도 사회복지법인들이 준수하는 재무회계규칙을 적용하기 위한 개정안을 발의했기 때문이다. 반면 민간장기요양기관들은 개인 재산으로 세웠기 때문에 국가가 재무회계 규칙을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력하게 거부하고 있다.
만약 재무회계 규칙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인건비 비율은 상승하게 되고 운영비 비율은 줄어들게 된다. 물론 직원들에게 더 많은 급여를 제공할 수 있다면 양질의 직원들을 채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기관 입장에서도 좋은 일이다. 하지만, 현재의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수가(보수로 주는 대가) 구조로는 직원들의 임금을 인상하는 것이 불가하다. 또한 여러 규정으로 인해 민간장기요양기관의 자율경영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재정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국가는 이러한 요양보호사 등의 저임금 문제를 노인장기요양기관에만 책임을 묻고 마치 자신은 책임이 없다는 듯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국가는 재정부담을 하지 않고 공공성을 확보한다는 이상한 논리로, 노인장기요양기관들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위험한 생각이다.

질 좋은 서비스제공을 위해 영리기관 필요
“많은 사람들이 복지가 영리화되면 제대로 된 복지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크게 잘못된 생각이다. 복지의 영리화는 꼭 필요하다. 이것은 시장경제 사이의 압력 때문에 오히려 복지의 질을 높이는데 큰 몫을 한다. 모두 비영리화 될 경우 오히려 복지의 효율성이 떨어져 제대로 된 복지 서비스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5일 열린 창립총회에서 한국민간재가장기요양기관협회 명예회장으로 선출된 서경석 목사의 말이다. 서 목사는 “우리나라 복지논쟁에 있어 중요한 것이 영리, 비영리의 문제다”라며 “복지의 영리화가 반드시 있어야 질 높은 복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모든 복지혜택을 제공하는 형태가 비영리인 경우 오히려 그 효율성이 낮아질 수 있다. 영리와 비영리기관이 함께 상생하는 것이 대상자들에게 더 좋은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다.
때문에 설립주체가 영리인가 비영리인가에 따라 법 적용을 달리 하는 것이 필요하다. 순수하게 민간자본으로 개설·운영되고 있는 장기요양기관에 대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설립·운영되고 있는 장기요양기관과는 다른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  
공공성이란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 하지만 공공성이 정부의 재원을 축소해 민간에게 과도한 책임을 부여하는 잘못된 형식은 올바른 공공성 확보가 아니다. 또한 서비스 질 관리는 운영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해결돼야 한다. 헌법 제37조 제2항이 선언하는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 침해금지’라는 내용을 제대로 준수하고 있는지 고민해야하는 때이다.

글/ 박미리 기자

차은희 기자  cidmsl@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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