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0일 ‘장애인의 날’ 하루 전인 19일 보건복지부에서 ‘2014 장애인 실태 조사’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1990년 1차 조사 이후 매 5년 마다 실시됐고, 2007년 법 개정 이후 3년마다 실시했으며 올해는 7차 조사다. 조사는 장애인복지법에 근거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을 통해 전국 3만8560가구에 대한 방문면접조사를 통해 실시됐다.

노령화·1인 가구화로 외로움 심화
주관적 평가로 자신의 건강상태가 ‘좋음’ 또는 ‘매우 좋음’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4.8%로 비장애인의 34.6%에 비해 19.8%p 낮았다. 특히 신체적 건강 외에 정신적 건강의 부분에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중 우울감 경험률은 24.5%, 자살 생각률은 19.9%로 비장애인에 비해 2배 이상 높았으며, 특히 만 65세 이상의 노인장애인의 경우 우울감 경험률이 25.7%, 자살 생각률은 22.0%로 다소 높았다. 이는 65세 이상의 비율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장애인 1인 가구 비율 역시 24.3%로 2011년 17.4%에 비해 상승해 심리적 고립감이 심해졌기 때문이라고 예상한다. 한편 우울증을 가지고 있는 장애인 중 75.4%가 지속적인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만성질환을 겪고 있는 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장애인의 77.2%가 만성질환을 갖고 있고, 평균 1.8개의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한 만성질환은 고혈압 41.1%, 골관절염 23.2%, 당뇨병 19.6%, 요통 13.0% 순이다.
복지부는 국립재활원을 중심으로 지체·시각·뇌졸중 등 장애유형별 건강관리프로그램, 병원기반 재활체육 등을 개발·보급하고 있으며, 장애특성별 다빈도 질환과 장애로 인한 2차적 건강문제 등에 대한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실시중이다.

일상생활 속 차별↓ 취업 시 차별↑
생활 만족도에 대한 긍정적 응답률은 2008년 조사 이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전체적인 생활 만족도 점수는(5점 만점) 3.2점으로 2005년 2.9점 이후 지속적으로 소폭 상승 중이다.
사회생활에서 차별이 없다고 느끼는 주관적 평가에서는 긍정적 평가가 증가했다. 전체적인 장애인 차별에 대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2011년 19.3%에 비해 2014년 27.4%로 크게 증가했다. 분야별로는 학교생활·결혼·지역사회 생활 등에서는 감소했지만 취업 시 차별경험은 2011년 34.0%에서 2014년 35.8%로 소폭 상승했다. 이는 정부가 지속적으로 장애인식 개선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 한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사회생활에서 중요한 취업 시 차별을 경험한다는 것은 사업장에서 장애인식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상생활 수행 시 32.2%가 타인의 도움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 2011년 27.5%에 비해 증가했다. 하지만 주 도움제공자로 가족구성원이었던 비율이 2011년에는 84.2%였던 것에 비해 2014년에는 81.5%로 2.7% 감소한 반면, 공적 돌봄서비스 제공비율은 2011년 10.8%에서 13.1%로 증가해 국가의 장애인돌봄서비스 덕분에 장애인 가족의 부담이 점차 줄어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사회 내 복지제도가 개선됨에 따라 장애인들의 일상적 외출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장애인이 거의 매일 외출하는 비율은 67.3%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교통수단 이용 시 어려움이 있다는 비율도 39.8%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최근 법원은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이 시외버스 관련 단체를 상대로 ‘시외버스 이용 시 저상버스 도입’을 위해 제기한 공익소송에서 양 측 화해권고를 내렸지만 현재 피·원고 측 모두 이의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장애인 가구 절반 이상 ‘저소득 가구’ 인식
경제적인 부분에선 전체 장애인 가구의 67%가 자신의 가구를 ‘저소득 가구’로 인식하고 있다. 이는 일반 가구의 1.7배 높은 수치라 장애인들이 느끼는 경제적 만족도가 높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장애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23만5000원으로 2011년 198만2000원에 비해 증가했으나 전국 가구 월평균 소득인 415만2000원에 비해 절반의 수준에 미친다. 월평균 지출은 170만6000원으로 2011년에 비해 5.4%p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전국가구 월평균 지출이 8.2%p 증가한 것에 비해 낮은 증가율을 보인다.
장애로 인한 평균 추가비용은 월 16만4000원으로 지난 2011년에 비해 2.2% 증가했다. 구성내용은 의료비의 비중이 가장 크고, 교통비·보조기구 구입비·부모사후 및 노후대비 지출액 등으로 조사됐으며 특히 미래를 위한 지출비용이 3.4%에서 10.2%로 6.8%p 상승했다.
15세 이상의 장애인구 대비 장애인 취업자 비율은 36.6%다. 이는 전국 인구 대비 취업률에 비해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며, 직장 유형으로는 일반사업체 45.5%, 자영업 39.3%, 정부 및 관련기관 7.8%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취업률 단순 통계치일 뿐 직장에 대한 만족도는 조사되지 않았다.

시각장애인화가의 작품들

중증장애인일수록 정책적 지원 만족도 높아
빠른 고령화, 만성질환 증가 등의 영향으로 소득보장욕구에 비해 의료보장욕구의 수치가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보장욕구는 2005년 46.9%였지만 2014년엔 38.5%로 하락한 반면, 2005년 19.0%였던 의료보장욕구는 2014년엔 32.8%로 나타났다.
장애아동과 관련한 희망 복지프로그램의 경우 장애아동 돌봄 서비스 확대 17.4%, 고등교육 지원 강화 17.3%, 자녀의 생계대책 마련 15.6% 등에 대한 욕구가 높았다.
여성 장애인의 경우 가사도우미 12.8%, 출산비용 11.7%, 자녀양육서비스 11.7%, 활동보조인 9.9% 등의 순으로 욕구가 높아 여성 장애인은 주로 가사나 자녀문제에 대한 지원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복지부는 2015년 6월부터 활동지원서비스 신청대상이 장애 1·2급에서 3등급으로까지 확대시키고, 11월부터 발달장애인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에 따라 조기진단 및 재활치료·부모상담·가족휴식지원 등을 추가로 지원할 예정에 있다.
정부의 복지서비스 범주 확대와 복지관의 다양한 프로그램 실시로 장애등록 이후 복지서비스를 한 번이라도 이용한 비율은 2005년 조사 당시 78.9%에서 2014년 94.8%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서비스 이용 경험이 많은 중증장애인일수록 경증장애인에 비해 국가와 사회의 정책적 지원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증장애인의 경우 장애 등록 후 지원 충분도(5점 만점)에서 2.57점을 보인 반면 중증장애인의 경우 3.16점을 보였다.

복지부, 고령화·만성질환화 되고 있는 장애인 위한 대책 마련 고심
보건복지부는 금번 장애인 실태 조사의 결과를 활용해 점차 고령화, 만성질환화 되고 있는 장애 인구의 합리적 의료 이용과 예방적 건강관리 지원을 위해 금년 연말까지 ‘중장기 장애인 건강관리 전략(가칭)’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해당 자료의 다양한 자료를 토대로 다양한 정책적 활용 방안을 추가로 모색할 예정에 있다.

글/ 차은희 기자
자료/ 보건복지부

차은희 기자  cidmsl@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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