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남에서는 홍준표 도지사의 4월 1일 무상급식 중단 조치로 학생과 학부모를 비롯해 각 계의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다. 이들은 “홍준표 지사의 도발로 인해 비롯된 차별급식으로 아이들의 마음에는 씻을 수 없는 상처가 새겨질 것”이라 주장했다. 또 일각에서는 현재는 경남 지역에만 해당되지만 곧 전국에 확대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전 국민적인 관심을 요하고 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무상급식 실시

최초의 무상급식은 2009년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 후보가 선거에 출마했을 때 공약으로 내걸며 시작됐다. 그 이후 2010년 지방선거에서 교육감·시장·군수 등의 후보가 무상급식 실시를 약속함에 따라 전국적으로 확대됐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춘진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무상급식은 올 3월 기준으로 전국 초·중·고등학교 1만1573개 학교 가운데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곳은 7805곳으로 67.4%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72.7%보다 5.3%p 감소된 수치지만 대부분의 학교에서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4월 1일, 무상급식 중단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무상급식 중단 조치로 경남의 초·중·고등학생 28만명 중 저소득층 자녀 약 6만명을 제외한 21만9000여명은 급식비를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지난 4월 1일 새누리당사 앞에서 경상남도 무상급식 중단 철회와 학교급식법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홍준표 경남 도지사의 무상급식 중단선언을 비판하고 아이들에게 건강하고 차별 없는 급식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에 홍준표 지사는 선별적 복지를 통해 교육기회의 차이를 해소해야 한다는 논리로 대응하고 있다. 부유층과 서민층 사이의 교육비 격차가 8배로 벌어진 현재의 상태로는 빈부격차와 신분세습이 고착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즉, ‘개천에서 용 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무상급식을 중단하고 그 예산을 복지가 필요한 저소득층을 위해 사용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상급식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주장처럼 학교에서부터 굳이 경쟁과 차별을 가르칠 필요는 없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공부고, 그 안에서 평등과 배려를 배우며 ‘쌀 한톨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학교에선 모두가 평등해야한다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는 순간,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다 차갑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은 늘 학업과 경쟁으로 인해 편하게 숨 쉴 공간이 부족하다. 그런 아이들에게 최소한 학교에서라도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관계없이 평등하게 공부하고 서로를 격려하며 공동체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은 어른들이 책임이다. 이것은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이 아닐 수 없다.

홍 지사는 자신의 정책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들을 종북 이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경남도청은 지난 3월 30일 발표한 성명에서 무상급식 중단 반대 운동을 “종북세력을 포함한 반 사회적 정치 집단의 불순한 정치투쟁”이라고 규정했다. 또한 “불순한 정치적 목적으로 도정을 훼손하려는 행위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 지난 4월 6일 서울 충암고의 교감이 급식비를 미납한 학생들에게 부적절하게 납부를 독촉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져 논란이 일었다. 충암고의 한 학생 학부모에 따르면 충암고 김 모 교감은 지난 2일 점심, 식당 앞에서 급식을 기다리는 학생들에게 3월분 급식비 납부 현황을 확인한 뒤 들여보냈다고 전했다. 이런 과정에서 김 교감은 “내일부터는 오지마라”, “넌 몇 백만원을 안냈으니 밥을 먹지 마라”는 등 적절치 않은 발언으로 학생들을 망신준 것으로 알려져 학생인권옹호관을 파견해 진위를 조사중이다.

지난 4월 1일부터 경남의 학생들은 급식비를 내고 먹는 학생과 가난을 인증하고 먹는 학생이 나뉘고, 가난한 죄로 ‘상처’를 안고, 또 스스로를 낙인찍으며 불편한 점심시간을 보내고 있다. 홍 지사의 결정이 부디 아이들의 밥그릇을 ‘정치적 수’로 이용하려는 잘못된 생각은 아니길 바란다.

사진/ 이수경 기자

박미리 기자  shmr28@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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