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 의료공공적 관점에서 바라본 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정책토론회가 2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있었다.

 
지난 2월 의료법 전부개정법률안을 입법 예고한 정부안을 두고 각계각층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34년만에 강행되는 대대적인 개정안임에도 불구하고 졸속으로 입법화가 추진됐다는점, 의료의 산업화를 의료법 개정이 부추긴다는 점은 계속해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결국 의료계가 이윤추구를 우선하는 기업경영마인드를 선택할 경우 공공의료의 해택은 축소되고 축소된 만큼의 부담은 국민에게로 위임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과 열린우리당의 윤호중 의원, 민주노동당의 현애자 의원은 의료연대회의와 공동으로 2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국민과 의료공공적 관점에서 바라본 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정책토론회를 진행했다. 아침부터 진행된 토론회임에도 불구하고 각계각층의 민감한 반응을 대변하듯 대강당은 인파로 북적였다. 

가천의대 임준 교수는 의료법 개정안의 독소조항 전면 철회를 요구했다.

의료연대회의 정책부위원장이자 가천의대 임준 교수는 "이번 의료법 개정안은 한국의 보건의료를 근본부터 상업적으로 재편해 보건의료서비스를 누구나 누려야 할 보편적 가치를 지닌 공공재가 아닌 시장의 구매력에 따라 불평등하게 누려도 괜찮은 상품으로 전화하려는 의도가 담겨져 있다"고 우려하며 "이런 우려는 보건복지부가 제시한 의료법 개정 사유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개정안 51조와 70조에 따라 의원급 의료기관이 병원 내 개설될 경우 일차의료가 약화되고 병원의 외래기능이 강화돼 병원중심의 의료전달체계가 강해질 가능성이 크며 이는 대형병원의 독점을 더욱 강화하는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뿐만 아니라 "프리랜서 의사들의 비전속 진료가 광범위하게 허용될 경우 미국과 같이 의료전문주의의 발현 양상이 영리추구적 경향으로 급격하게 전환될 가능성이 커 진료의 질이 악화되고 의료기관은 효과없이 부담만 커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문제는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될 경우 정상적인 의료행위보다 영리추구적 의료행위가 더욱 성행하게 될 가능성에 있다.

임 교수는 "비급여에 대한 알선과 유인의 허용과 부대사업의 범위확대는 의료기관의 영리추구적 의료행태를 강화시켜 국민의료비 증가로 가능성이 크고 지금보다 낮은 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 상황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염려하며 미국의 2004년 의료질 평가 결과에 따르면 상위 10개 병원 모두 공공병원과 비영리병원이었다고 전달했다. 따라서 보건의료는 사회적 관리기능이 지금보다 훨씬 더 강화되어야 하며 입법 취지에 어긋나는 의료법 개악안의 전면 철회를 요구했다.

대한병원협회 성익제 사무총장은 병원의 현실적 운영을 생각할때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러나 대한병원협회 성익제 사무총장은 순수 진료수익만을 갖고 병원을 운영하기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중소병원의 도산을 막기 위해서는 부대사업과 의료법 규제가 완화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의료법인의 경우 도산해도 잔여 재산은 국고에 귀속되기 때문에 매각이 힘들어 조합원을 포함한 모든 병원장비들이 무용지물로 방치된 상태는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입장을 달리했다.

보건복지부 역시 마련된 개정안이 의료개의 모든 문제를 100% 해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의료수준을 한 차원 높여 국민에게 좀 더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개정 목적을 위해 이해 당사자들이 동참해 줄 것을 부탁했다.

한편 긴급하게 토론에 동참한 대한전공의협회 이학승 회장은 "젊은 의사들의 의료법 개정이 졸속으로 결정된 사항에 대해 전면 재논의 되야 한다는 입장이다"며 "개정안은 국민의 선택권 보장이 안된 상태에서 선택폭을 좁히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라고 비난했다.

의료계는 21일 정부과천청사앞에서 의료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강행할 예정이지만 보건복지부는 의료계 반발과 관계없이 오는 25일 입법예고가 끝나면 규제개혁위와 법제처 심사 등 법적 절차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라 충돌이 예상되고 있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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