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9월 성매매방지법 시행 이후 정부의 성매매를 방지하려는 집결지 중심의 단속과 처벌로 인해 오히려 풍선효과가 나타났으며 이는 음성적인 산업형 성매매를 부추겨왔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산업형 성매매는 법 시행 이후 발생한 것이 아닌 룸살롱, 티켓다방, 모텔 등 일상적인 공간에서 오랫동안 존재해 왔으며 법 시행 이후 수면 아래에 묻혀있던 산업형 성매매 알선업소의 실체가 드러난 것으로 나타났다.

토론회와 함께 열린 일상속 성매매 드러내기 사진전시회에 바코드란 작품. 여성의 성상품화를 꼬집고 있다.

△일상적 성매매 만연 = 다시함께센터와 조배숙 의원실은 20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일상 속 성매매 드러내기' 산업형 성매매 실태조사를 발표하고 축소를 위한 대책마련 토론회를 개최했다.

다시함께센터 조진경 소장은 지난해 실시한 2006년 실시한 산업형 성매매실태 및 행정규제 현황 조사결과에서 서울의 대표적 업무·상업 지구인 A지역과 주민의 60%가 농업에 종사하는 전형적인 경기도의 농촌 B지역에 대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해 1년 간 센터 직원과 자원활동가 등 10여명이 직접 현장을 발로 뛰며 산업형 성매매 업소의 수량과 특징을 파악하고 구청과 경찰서 등 관청에 정보공개 청구를 해 행정 처분 상황을 파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상권이 발달한 A지역은 대형의 고급형, 고가형 산업형 룸살롱과 안마시술소가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B지역은 지역 특성에 맞게 우선 관공서를 중심으로 형성된 시내에 상권이 형성되어 중소형의 저가형 다방이나 노래방 형태의 산업형 성매매알선가능업소들이 모텔 등 숙박업소와 연결되어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 소장은 "조사결과 보편적으로 행해지는 성매매 현실은 사실상 우리 주변에 너무도 만연해 있는 성매매알선 업소들의 존재 때문이라 여기며 이는 일반인들의 성매매 문제에 대한 감수성을 둔하게 하고 성매매를 일상의 하나로 여기게 한다"며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성매매 알선업소들의 화려함과 돈을 쉽게 많이 벌 수 있다는 유혹은 자원이 빈약한 사람들이 쉽게 성매매 산업에 뛰어들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하며 성매매 알선업소의 축소는 알선업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못지 않게 성매매 문제 해결을 위해 아주 중요한 효과적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일상생활 속 깊게 존재하는 성매매업소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산업형 성매매축소를 위한 정책 토론회 개최모습.

△행정처분 규정 점검·단속 미비 = 현재 성매매 알선 가능업소에 대한 관련규정이 대체로 성매매 알선행위에 대해 행정처분 규정을 두고 있으나 추상적이거나 불법성이 약화되어 처벌기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함께센터 법률지원단 조민영 변호사는 A지역, B지역 기초자치단체의 이용업소에 대한 행정처분을 예로 들며 A지역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용업소의 행정관청 등록업소 수는 58개, 2000년 1월부터 2006년 8월까지 행정처분을 받은 곳은 2건으로 사유는 무자격안마영업이었으며 관할 경찰서 처분은 3건에 불과했다.

또한 B지역은 행정관청 등록업소 수 27곳에서 2001년 1월부터 2006년 8월까지 행정처분을 받은 곳은 전체 4건으로 조사됐으며 관할 경찰서는 행정처분이 이뤄지지 않았다.

B지역은 A지역과 달리 시설중심으로 단속해 모두 별실설치로 인해 행정처분이 행해졌으며 이는 기초자치단체와 관할 경찰서간 행정처분, 행정처분에 대한 통보 및 관리가 대체로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나타냈다.

국가와 인종에 관계없이 성매매 피해여성들은 단지 돈을 주고 사고파는 물건으로 인식되고 있다.

 조 변호사는 "A지역과 B지역에 대한 정보공개자료를 볼 때 행정관청, 경찰서의 점검·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자료정리 및 분석 또한 미숙해 행정처분 규정이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관련법률 정비 또한 제 때 이뤄지지 않아 그 실효성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어 행정처분의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해 산업형 성매매산업 축소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조변호사는 관계관청의 행정처분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성매매알선행위를 한 자가 벌어들이는 막대한 수익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광역자치단체의 행정처분에 대한 자료수집 및 분석을 통한 통일적·체계적 기준의 확립 △행정처분의 통합적 관리시스템의 구축 △관계공무원들에게 행정규제관련 법령의 교육 필요와 점검·단속 시 관련법령에 의한 점검표 작성 △주민 신고 및 진정 내용 행정처분에 적극 반영 △규제법령상 개별행정처분기준의 강화 △스포츠마사지·휴게텔 등 자유업종에 대한 행정 규제 △성매매알선등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행정처분에 관한 규정 신설 등이 개선되어야 한다며 제일 우선 시 되는 것은 관련기관 상호협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신고보상금 확대·건물주까지 처벌 강화해야 = 이날 행정규제를 통한 성매매 산업 축소방안 모색 토론에 참석한 서울중앙지검 강지식 검사는 "우리 사회에는 성매매라는 암세포가 쉽고 빠르게 번식할 수 있는 조건이 잘 갖추어져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 대표적 예로 안마시술소, 휴게텔, 스포츠마사지, 이용업소, 룸쌀롱 등 합법을 가장한 산업형 성매매 업소 등이 있다"며 "성매매 축소 또는 근절의 위해서는 성 구매자의 증가를 억제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성매매를 알선하고 성매매가 이뤄지는 성매매 업소의 축소가 더 중요하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에 강 검사는 "산업형 성매매 알선업소의 축소를 위해서는 수사기관의 지속적인 단속을 통한 형사처벌, 불법 수익의 몰수·추징 등 사법적 수단 이외에도 영업정지, 영업장 폐쇄 등 행정기관의 엄정하고도 강력한 행정처분을 통한 경제적 이익 창출기회를 제거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자유업종으로 되어 있는 알선산업의 실태를 분석해 허가, 등록, 신고를 하도록 관련 법령을 정비하고 행정관청의 감독 및 관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행정관청 단속 및 감독에 한계가 있으므로 신고보상금의 범위를 확대해 성매매 불법성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 권용현 국장은 음성화되고 다양화된 성매매 알선 구조를 획기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현행법에서는 건물주가 성매매 사실을 인지하고도 성매매 알선장소를 제공하는 경우에는 처벌을 할 수 있지만 건물주들 대부분이 그 사실인지를 부인함에 따라 처벌이 쉽지 않았다"며 "정부는 건물주의 인지사실 부인을 원칙적으로 봉쇄하기 위해 1차 적발 시 인지여부를 확인한 뒤 인지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 추후 적발 시 처벌됨을 통지하는 방식을 주진 중에 있다"고 소개하며 성매매 알선업소 건물주에 대한 처벌 강화를 적극 촉구했다.

법무부는 건물주에 대한 효과적인 처벌을 위해 수사지시를 2006년 9월 20일 내린바 있고 작년 10월부터 경찰은 건물주에 대한 수사처리대장을 별도로 관리해 '06년 11월부터 12월중에 단속된 건물주 215명 중 43명을 형사입건하고 175명에 대해서는 추후 적발 시 처벌됨을 통지한 바 있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진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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