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예절원에서 전통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강성(66세)氏

 "재취업도 남은 생을 걸만큼 긴 시간동안 활동해야 하기 때문에 충분히 적성이 고려된 다음 선택해야 하며 단기간에 끝나는 아르바이트 형식이 돼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이강성 씨는 올해로 66세. 강사활동을 시작한 지 꼭 6년이 됐다. 그래서 이젠 도포차림에 갓이 낯설지 않다고. 그런 그가 본격적으로 강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자신의 노후가 아직 길다고 느끼면서부터다.

"남들보다 조금 이른 52세에 정년퇴임을 하고 보니 내 남은 인생 또한 살아온 인생만큼이나 길다고 생각됐습니다"

이씨는 정년 후 집에 있는 시간이 무료해 작은 사업을 시작해보기도 하고 여러 일자리를 찾아 활동을 해보기도 했지만 적성과 취미를 고려하지 않아서인지 얼마 버티지 못했다고 했다.

"노인 일자리라고 해봐야 선택의 폭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일을 시작해 봤는데 보람을 찾기가 힘들더라고요. 앞으로 10년 이상은 족히 활동할 수 있는데 젊은 시절 일자리를 찾을 때처럼 열성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늦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했다. 평소 관심 있던 한문을 공부한 것이 어린이 한문지도 강사로 활동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 줬고 몇 해전엔 전통예절에 대한 교육을 이수하고 전통예절강사로도 함께 활동하고 있다

"어릴적에 할아버지 밑에서 소학과 명심보감 같은 한문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50년도 넘은 그 시절의 기억이 공부를 다시 시작하면서 새록새록 떠오르더라고요. 그때 느낀 게 어린시절의 배움이 참 중요하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씨는 지금도 성인반 보다는 아동반에 더 애착이 간다고 했다.

"아이들에게 전통예절을 가르치다 보면 달라지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좋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도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돼 나이 먹는 것을 잊게 됩니다"

올해 연세가 어떻게 되냐는 질문에 한참을 생각했던 이씨의 모습은 나이를 잊고 살아온 습관 때문이었으리라 생각됐다.

고령 사회라는 수식어가 낯설지 않은 시절이 되면 노인일자리는 필수가 될 수도 있다. 이씨는 노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아무 직업을 선택해선 안 된다고 강조하며 "유년의 기억에서 은퇴 후 재취업 일자리를 생각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가령 어릴적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을 도전해 본다거나, 취미생활로 지속했던 일을 기반으로 직업을 구한다면 정부가 소개하고 있는 사회적 일자리보다 한층 질 좋은 수준의 것을 찾을 수 있지 않겠냐는 소리다.

"강사활동을 염두에 두고 있던 시기에 복지관에서 강사를 뽑는다는 공고를 보고 면접을 봤습니다. 그동안의 활동을 정리해서 서류를 냈고 서류전형에 통과하고 면접을 보면서 내 안의 성실과 열정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를 찾은 게 6년 동안의 강사활동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자신이 어떤 장점을 갖고 있는지 파악하고 그 장점을 면접장소에서 유감 없이 발휘하면 면접에서 분명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이씨의 마지막 이야기는 구직을 원하는 노인들에게 좋은 충고가 될 듯 싶다. 전통예절 강사로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이씨의 행보를 기대해 본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서희정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