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살 깊게 파인 겉모습과는 달리 지(知), 덕(德) 력(力)을 갖춘 능력있는 강사들이 등장하고 있다. 평균연령 65세를 훌쩍 넘긴 이들의 직업은 강사. 정부의 계획 아래 혹은 복지관별로 시행하고 있는 어르신 강사에 대한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전문적으로 어르신 강사를 육성하는 프로그램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전통문화를 가르치는 사람들-전통예절강사

관악예절원에서 활동하고 있는 어르신강사가 절하는 방법에 대해 교육하고 있는 모습.

 
시립관악노인종합복지관은 얼마전 관악예절원을 오픈하고 본격적인 전통예절활동을 시작했다. 복지관 한쪽에 마련된 전시실에는 전통의상과 다도기구, 전통가구, 혼례용품들이 전시돼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예절원에서는 생활예절과 다도예절, 서예를 집중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눈여겨 볼 사항은 관악예절원이 아이들과 성인에게 예절을 가르치는 역할을 수행하기 이전에 전통예절을 전수할 강사교육을 실시한다는 사실이다.

이곳에서 강사교육을 받는 노인들은 몇 해전부터 강사활동을 해왔거나 혹은 이미 전통예절에 관한 교육을 이수한 사람들이다. 따라서 기존에 활동하던 전통예절강사가 한차원 업그레이드 됐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3월중 교육을 마치면 4월부터 본격적인 강사활동에 들어가게 되며 현재 참여하고 있는 노인들은 약 20여명. 생활예절과 다도, 서예, 전통놀이 분야에서 올 11월까지 활동하게 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진행하기 때문에 정부지원의 노인일자리사업보다 약간 적은 약 20만원 안팎의 임금이 제공된다. 

어르신 강사의 등장으로 노인종합복지관에 할머니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드나드는 아이들의 출입도 잦아졌다.

복지관측 관계자는 "강사분들의 만족도도 높고 강의를 받는 아동과 성인들의 만족도도 높지만 강사활동을 하시는 분들의 능력에 비해 활동비나 임금측정이 낮은 점이 안타깝다"라며 어르신 강사에 대한 경쟁력이 제고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건강강사파견사업-건강지킴이

약수터에서 기공체조를 선보이고 있는 건강지킴이 강사.

 
부천오정구노인종합복지관 역시 체력과 능력을 겸비한 어르신 강사들로 아침운동을 제압하고 있다. 올 복지관이 교육형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건강지킴이 사업이 그것.

건강강사를파견하는 건강지킴이 사업은 생활체육지도 능력이 있는 노인강사단을 지역 내 각 기관에 파견해 건전한 여가활동 및 건강한 생활을 도모하는 사업으로 최근 기공체조와 합기도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기공체조의 경우는 아침일찍 약수터나 경로당에서 실시하게 되는데 노인강사가 노인들을 가르치기 때문에 적정한 수준으로 운동수위를 조절할수 있다는 장점과 강사와 교육생들사이의 거리감이 좁혀지는 장점을 갖고 있다. 정부지원의 노인일자리 사업이다 보니 한달 수입이 월 20만원에 그치지만 가르치는 보람과 건강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건강강사로 활동했던 경험이나 자격증 소지자는 우대하지만 자격증이 없어도 복지관에서 행하는 기공체조를 충분히 수료해 일정수준이 되면 전문가의 판단아래 강사로 활동할수 있다.

현재 오정구노인종합복지관에서 강사로 활동하는 노인은 17명. 올 10월까지 진행되는 이번 사업에 대해 복지관 관계자는 "노인이 노인을 가르치다 보니 본보기가 되기도 하고 참여자와의 거리감도 좁혀지는 것 같아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천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노인이면 누구나 참여 할수 있다보니 건강에 관심이 있고 왕년에 운동 좀 했다고 생각하는 건강한 노인들은 도전해 볼만한 직업인 것 같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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