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장애인들 의료선택권 제한해 의료이용상 불편 초래" 주장

장애인단체총연맹은 그동안 낙후된 장애인의 건강권을 쟁취하기 위해 의료전문인력 TFT 구성, 관련 법률안 제정을 위한 연구, 정책리포트 발간, 정책토론회 개최, 정책건의서 제출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총력을 기울여왔다.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장애인건강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2개의 제정법률안을 심의하는 과정 중에 있다. 이 법률들의 장애인건강권 보장의 핵심사항 중의 하나는 장애인주치의 제도 도입이다. 하지만 현재 대한의사협회는 장애인 주치의 제도 도입에 대해 반대를 하고 있는 중이다.

장애인주치의란 장애를 가진 개인이 동네의원의 단골의사를 주치의로 정해 등록한 뒤 평생 동안 진료와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는 제도이다. 이를 통해 일차의료 전문의는 등록 환자에게 평생 병력관리,1차 진료, 전화나 컴퓨터 등을 통한 건강 상담,간단한 처방, 2차,3차 의료기관 예약·입원 의뢰, 질병 예방,건강 증진, 보건관련 자료제공, 건강교육 등을 제공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장애인들은 자신의 의료기록이 체계적으로 관리됨으로 중복진료, 중복투약, 중복검사 등의 부작용이 최소화되고, 장애 재활, 건강증진,질병예방 상담과 교육, 질병의 조기발견을 위한 정기건강검진을 안내받을 수 있으며, 언제 큰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지, 어떤 특정분야의 전문의를 찾아가야 하는 지에 대해 주치의로부터 손쉽게 안내받을 수 있다.

장애인주치의 제도는 의료진들에게도 많은 장점을 가져다준다. 환자,의사 관계가 지속되기 때문에 신뢰를 구축할 수 있고, 양질의 일차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만성질환자의 건강관리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또한 진단과 치료 행위의 빈도를 늘리지 않아도 되고, 의뢰,회송체계의 확립으로 일차의료 전문의와 특정분야 전문의 또는 병원 사이에 협력관계 구축이 가능하게 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장애인주치의 제도가 이렇게 다양한 측면에서 장애인 건강권을 보장하는 정책적 도구임에도 불구하고 대한의사협회는 2014년 기준으로 2만 8883개의 의원급 의료기관의 접근성이 높고, 장애인들의 의료선택권을 제한해 의료이용상 불편을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으로 제도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2013년 장애인편의시설 실태전수조사에 따르면 의료시설에의 접근성은 종합병원의 편의시설 적정설치율은 69.3%에 불과하고 병원,치과병원,한방병원,정신병원,요양병원은 65.7%, 전염병원,마약진료소는 59.1%에 불과해 적정한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태다. 더욱이 의원급 의료기관은 조사대상에서도 제외될 정도로 열악한 수준임에도 대한의사협회는 접근성을 운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휠체어장애인들의 체중 측정과 X-Ray를 촬영할 수 있는 의료기관은 몇 개 없다. 또한 장애인들의 의료선택권을 제한한다고 주장하나 오히려 장애인주치의제도는 의료이용상 불편을 제거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힘들어하는 장애인을 외면하지 말고 장애인 주치의 제도 도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유정  jenny1804@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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