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집행위원장 박경석, 이하 장추련)는 3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정부의 실효성 있는 장애인차별금지법 보장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장추련 소속 회원들은 장차법 제정 이후 실효성 있는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 3월 21일 정부는 장차법 시행령 마련을 위해 대통령자문기구인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와 보건복지부, 법무부, 국가인권위원회 등을 포함한 11개 부처가 정부 합동반을 꾸리고 1차 회의를 개최한바 있다.

이에 장추련은 “우리는 이에 관한 소식을 회의가 개최한 후에야 알게 됐으며 각 부처는 2차 회의(4월 18일)를 위해 현재 장차법에 관한 각 부처별 시행령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면서 “그동안 장애인을 대상화해 왔던 전문가 중심주의를 당사자 중심주의로 전환시켜온 그동안의 과정을 도외시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장추련은 장애차별 조사, 구제 등의 역할을 수행키 위해 국가인권위 내에 새롭게 설치될 장애인차별시정소위원회가 현재 국가인권위원회의 소위원회와 동일한 권한과 역할을 갖게 된다면 이는 장차법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결정적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요구안을 알리기 위해 기자회견장에서 요구사항을 낭독했다.

이밖에 이들은 실효성 있는 장차법 제정을 위해 △권리구제기구에 장애인 당사자 참여 △국가인권위 내에 설치될 장애인차별시정소위원회 독립성 보장 △장애인차별시정소위원회의 실질적인 운영을 위해 현실적인 인원 배치 △법무부에 시정명령권의 실효성을 위한 독립적 위원회 구성 △실효성 있는 시행령․시행규칙 제정 등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장애인유권자연맹 정원석 대표는 장차법을 아이에 비교하며 “그동안 우리는 장차법 제정을 위해 7년여 동안의 산고 끝에 결실을 얻었다. 장차법이 제대로 된 법안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보살피고 환경을 만들어줘야 할 것”이라며 “장차법 제정이 결코 장애인계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장애인에게 적절한 법으로 만들어 질 수 있도록 사명감을 갖고 이끌어 가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요구서를 전달하기 위해 박경석 집행위원장이 인권위로 들어서고 있다.<왼쪽>, 김칠준 사무총장과 짧은 면담을 가졌다.<오른쪽>

한편 기자회견을 마친 장추련 소속 회원들은 인권위 12층에 위치한 김칠준 사무총장을 찾아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요구사항을 전달 받은 김 사무총장은 “장추련의 요구사항을 잘 알고 있으며 우리도 고민하고 있다. 장애인 당사자를 배치하는 문제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장추련과 시행령, 시행규칙안을 만들어가는 협의체계를 교류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