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거주시설은 그동안 폐쇄적·획일적·집단적이며 강제력이 수반된 생활방식에 의해 시설거주자가 시설체제에 순응하도록 운영되어 오면서 시설거주자의 사회적 자립능력이 결여되고 인간다운 생활의 보장이라는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또한 정부의 정책에 의해 사회, 경제 등 여러 측면의 변화에도 무의무탁한 사람이나 연고자가 있어도 부양·보호할 능력이 없는 자 등으로 제한해 오랫동안 장애인 거주 시설은 마지막 거주지라는 인식을 벗어날 수 없었다.

장애인거주시설 서비스의 현재르르 진단하고 미국,영국,일본의 사례를 통해 거주서비스 개편을 위한 공청회가 개최됐다.

이에 성공회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는 2일 서울여성프라자에서 보건복지부의 용역사업인 '장애인거주시설 서비스 기능과 구조의 혁신방안'과 관련한 공청회를 개최, 장애인거주시설 서비스의 현재를 진단하고 서비스 체계구축 및 시범사업 방안을 제시했다.

△장애인 거주시설 대규모 시설 중심의 공급

보건복지부의 장애인복지 생활시설 수 및 입소현황-시도별(2000-2005") 통계자료에서 장애인생활시설의 수와 입소인원을 살펴보면 2000년에 196개소였던 것이 2001년 203개소, 2002년 213개소, 2004년 237개소, 2005년 265개소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입소인원도 2001년 1만7천720명에서 2002년 1만7천959명, 2003년 1만8천432명, 2004년 1만8천906명, 2005년 1만9천668명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반면 대규모 생활시설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지역사회 중심 서비스로의 전환을 위한 대안으로 추진된 장애인 공동생활가정의 증가폭은 생활시설에 비해 매우 부진한 실정이다. 실제로 공동생활가정은 2002년 63개소에서 2003년 100개소, 2004년 152개소, 2005년 331개소로 매우 느리게 증가해왔다. 공동생활가정의 평균 입주인원이 4명임을 감안하면 서비스 이용자는 1천320여명으로 2005년 기준 전체 생활시설 보호 장애인 1만9천668명의 7%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지역사회에 기반한 소규모 시설의 효과성에 대한 여러 연구들의 지적에도 여전히 대규모 생활시설 중심의 거주시설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는 문제로 드러나고 있다.

성공회대 사회복지연구소 장기성 연구원은 장애인복지 관련 학계 전문가들의 시설의 대규모화에 대한 의견을 예로 들며 "백 명 칠십 명 이런 규모의 사람들을 한 장소에 모아 놓고 안전하게 통제를 하려면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는 불가피하며 대형시설 일변도로는 사람들의 삶의 구체적인 욕구를 만족시키면서 프라이버시를 존중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단언하고 있음을 밝혔다.

또 그는 생활시설의 규모와 입지 면에서 보면 대부분의 생활시설이 100명 이상의 대규모로 운영되면서 입지조건도 지역사회와 상당히 떨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런 이유에서 장애인생활시설에 한번 입소하는 경우에는 일상적인 지역사회 생활의 경험은 황폐화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장 연구원은 거주시설 이용자 권리보장 측면에서 보면 "시설 내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통제를 할 수밖에 없는데 그 과정에서 이용자의 권리가 침해당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통제를 하는 이유의 상당 부분은 이용자의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안정에 대한 기준도 천차만별이어서 필요이상의 통제로 인해 이용자의 권리가 침해당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애인거주시설 서비스 기능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경청하고 있는 참석자들의 모습.

△장애인주거시설 관련 외국사례에 대해

미국

미국은 주마다 장애인 주거정책에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주거유형을 살펴보면 크게 일반 지역사회 내 자택에서 자립적으로 거주하는 경우와 지역사회 내 그룹홈이나 작은 시설에서 거주하는 경우 그리고 대규모 시설거주로 나눌 수 있다.

한신대학교 재활학과 변경희 교수는 "소득이 없거나 저소득층인 장애인들의 경우 정부의 주택보조금(HCVP)과 같은 정부 보조로 통해 대부분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인 거주생활을 하고 있다"며 "이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는 장애인들은 대부분 신체장애인이거나 정신장애인 또는 지적장애는 있으나 일상생활에 많은 어려움이 없는 장애인들이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정신 및 신체장애로 인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은 있으나 활동보조인의 지원으로 생활이 가능한 중증 장애인들 중 자기결정권을 선택할 수 있는 경우에는 지역사회에서 자립적으로 생활하는 사례가 많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일상생활을 하는데 있어 스스로 사회생활을 영위하기 힘든 지적장애인의 주거는 지역사회 내 그룹홈이나 작은 시설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의료적 요양이 필요하거나 사회활동을 하는데 있어 심각한 어려움이 있는 최중증장애인의 경우에는 아직까지도 대규모시설에서 거주하는 경우도 많다고 보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변 교수는 "미국의 경우 주거지원은 사회복지서비스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사회복지사와 함께 장애인 당사자가 중심이 돼 사례관리를 통한 직업재활 및 일상생활 지원 등 타 지역 사회 사회복지서비스와 함께 포괄적으로 이루어진다"며 "이런 서비스 지원은 최대한의 효과와 이용자 만족도를 위해 민간 사회복지 기관들과의 계약제를 통해 다양하고 보편화된 서비스로 제공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영국

영국의 사회복지서비스는 아동법에 의한 아동 사회복지서비스와 1990년의 국민보건서비스와 커뮤니케어법에 의한 성인 사회복지서비스로 구분된다.

사회복지서비스의 중앙 관장 기관은 보건부이며 중앙정부의 역할은 서비스의 골격, 자격기준, 공급방식, 이용자의 참여와 선택보장, 서비스의 최소한의 표준, 이용자의 요금부담, 서비스의 제공절차 등의 광범위한 영역에 대한 서비스 지침을 개발하고 이를 지방정부에 지속적으로 제시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영국의 기본 사회복지서비스의 개용을 설명한 성공회대 사회복지학과 김용득 교수는 장애인 서비스의 변화에 대해 발표했다.

영국의 장애인 서비스는 1970년 Chronically Sick and Disabled Persons (CSDP) Act의 제정을 계기로 크게 발전하였다. 이 법에서는 서비스의 확대와 서비스 전달 과정에서 장애인의 참여를 강조했으며 이어서 시설보호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이 확산되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이런 분위기에서 장애인들은 일반적인 지역사회 생활로의 재배치를 요구하고 장기거주 대형 시설의 해로운 결과를 입증하는 연구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며 "대형 시설에서의 생활은 거주자들에게 비인간적인 경험을 강요한다는 비판과 대형시설 중심의 서비스가 지역사회에서의 지원을 통한 서비스 보다 비용이 더 많이 소요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정책 결정자들은 지역사회보호로 정책 방향을 본격적으로 전환하게 됐다"고 시사했다.

일본

일본은 2003년부터 2012년까지의 '장애인 기본계획(신·장애인플랜)'에서의 입소시설 정비 방침(안)에서는 '입소시설은 꼭 필요한 수요로 한정한다'라고 명함으로 입소시설로부터 지역생활로의 이행이 추진돼 시책의 정책 전황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장봉혜림원 임성만 원장은 현재 일본의 사회복지서비스는 우리나라와 흡사한 구조를 띄고 있다면서 "후생 노동성에서는 2005년 12월에 '장애 복지 서비스의 기반 정비에 대해'라는 제목으로 서비스 이용자의 장래 전망추계를 공표해 2005년 시설 및 그룹홈, 케어홈에서 생활하고 있는 25만명이 새로운 체계에 의해 자체 간 이동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장애인 거주시설 장애 당사자 중심의 소규모로...
 
거주시설 서비스의 개념과 범위 관련한 한국의 현황은 시설거주자의 사회적인 기능의 강화, 사회화를 도모하는 기능보다는 의·식·주를 중심으로 하는 구호와 구체적인 측면이 더욱 강했기에 시설거주자의 인간다운 생존권, 교육권, 치료·재활권, 성장·발달권 등을 알면서도 실행 할 수 있는 방법론이 없었다.

성공회대 사회복지연구소 강희설 연구원은 "장애인 거주시설의 범위에는 장애유형별 생활시설, 중증장애인요양시설, 장애영유아생활시설, 장애인단기보호시설, 장애인공동생활가정, 장애인유료복지시설 중 거주의 기능을 담당하는 시설 등이 '거주'라는 내겸 속에 연속체로 포함되어야 한다"며 "여기서 더 일반가정에서 이뤄지는 가정입양과 위탁가정보호, 영구임대주택과 같은 장애인주택임대 등과 같은 서비스도 장애인 거주시설의 정책적 범주 안에 포함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시한 목적별․규모별 시설 분류 표

강 연구원은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한국의 장애인 거주시설 서비스가 대형시설 중심에서 소규모 지역사회 거주시설로 전환되는 과정에서는 대규모 거주시설(50-100명), 중간규모 거주시설(20-49명), 소규모 거주시설(6.19명), 가정유사규모 거주시설(2-5명) 등으로 분류되는 과도기적인 형태의 시설 규모별 구분을 제안했다.

또한 토론자로 나선 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이용표 교수는 현재의 대규모 시설에 대해 "거주시설의 인원이 많거나 적거나에 상관없이 한 곳에 모여 있어야 된다는 것을 수정해야 하고 소규모, 중규모, 대규모의 시설이 지역사회의 복지수요 욕구에 따라 다양하게 운영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현재의 대규모 시설은 거주 및 요양목적 시설로 전화하고 가능한 대규모를 줄여 가는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제시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공청회 결과를 수렴해 올해 상반기 안으로 장애인거주시설 제도 혁신 로드맵을 수립해 관련 제도와 법령을 개선하고 시범사업을 실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진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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